
최근 급등세를 이어오던 국제 금값과 은값이 하루 만에 10% 이상 급락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차기 연방준비제도(Fed·연준) 의장 후보로 상대적으로 덜 비둘기파 성향으로 평가되는 케빈 워시 전 연준 이사를 지명하면서 투자자들이 대거 차익 실현에 나선 영향으로 풀이된다.
30일(현지시간) 로이터통신에 따르면 금 현물 가격은 전장 대비 9.5% 급락한 온스당 4883.62달러에 거래됐다. 전날 사상 처음으로 온스당 5500달러선을 돌파하며 5594.82달러까지 치솟은 지 하루 만이다. 뉴욕상품거래소(COMEX)에서 4월 인도분 금 선물 종가도 온스당 4745.10달러로 전장 대비 11.4% 떨어졌다.
금값은 지난 26일 사상 처음으로 온스당 5000달러선을 넘어선 이후에도 연준의 독립성 침해 우려와 달러화 약세가 겹치며 매수세가 몰려 기록적인 상승세를 이어왔다. 그러나 연준 통화정책의 급격한 완화 가능성이 낮아질 것이란 관측이 부각되자 분위기가 급변했다.
은값의 조정 폭은 더욱 컸다. 은 현물 가격은 전장 대비 27.7% 급락한 온스당 83.99달러에 거래되며 100달러선 아래로 떨어졌다. 은값은 지난해에만 150% 이상 급등한 데 이어 올해 들어서도 급등세를 이어왔으나, 이날 급락으로 단기 과열 우려가 현실화됐다는 평가가 나온다. 다만 이달 기준으로는 여전히 17%가량 오른 수준이다.
귀금속 전반으로 매도세가 확산되며 백금은 19.18%, 팔라듐은 15.7% 하락하는 등 다른 금속 가격도 큰 폭으로 떨어졌다.
월가 안팎에서는 워시 전 이사를 차기 연준 의장 후보군 가운데 금융시장 신뢰도가 가장 높은 ‘안전한 선택’으로 평가해왔다. 트럼프 대통령이 예상보다 더 비둘기파 인물을 지명할 수 있다는 우려가 남아 있던 상황에서 상대적으로 매파 성향에 가까운 후보가 낙점되자, 안전자산 선호 심리가 약화됐다는 분석이다.
한편 달러화 가치는 반등했다. ICE선물거래소에서 주요 6개 통화 대비 달러 가치를 나타내는 달러 인덱스는 미 동부시간 오후 3시 20분 기준 97.07로 전장 대비 0.8% 상승했다. 달러 인덱스는 최근 연준 독립성 논란과 트럼프 대통령의 그린란드 합병 발언 여파로 달러 자산에 대한 신뢰가 흔들리며 4년 만에 최저 수준까지 하락한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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