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정부가 추진 중인 ‘미래대응기금’ 신설 관련 법안이 국회에 제출된 가운데, 인천시가 자율적으로 쓸 수 있는 핵심 재원인 보통교부세가 수천억 원 규모로 줄어들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오며 지방재정 자율성에 비상이 걸렸다.
정부는 세수가 평년보다 많이 걷힐 때 초과 세수를 적립해 두었다가 세수 감소기나 미래 투자 재원으로 활용하는 ‘미래대응기금 설치법 제정안’과 국가재정법·지방교부세법 개정안을 지난 3일 국회에 제출했다.
현재 지방교부세는 내국세 총액의 19.24%를 법정 비율로 정해 전국 지자체에 배분하고 있다. 하지만 이번 정부 개정안은 법정 비율은 유지하되, 내국세에서 미래대응기금 적립액을 먼저 뺀 차액에 19.24%를 적용하는 방식을 채택했다.
교부율 자체는 같지만 배분 대상이 되는 내국세 원금 자체가 줄어들면서, 기금 재원의 상당 부분을 지자체 몫에서 차감하는 셈이다.
나라살림연구소 추계에 따르면 2026년 배분 구조 유지를 가정할 경우, 미래대응기금 도입으로 인해 2027년 인천시 전체(강화·옹진군 포함) 보통교부세는 약 6,829억 원 줄어들 것으로 분석됐다. 세부적으로는 인천시 본청이 5,044억 원, 강화군 1,173억 원, 옹진군 612억 원 규모다.
인천시 역시 이러한 재정 축소 가능성에 대해 우려의 뜻을 내비쳤다.
송현석 인천시 정책수석은 9일 기자간담회에서 미래대응기금 신설에 따른 교부세 감축 우려에 대해 “인천시 관점에서 보면 우려가 타당한 측면이 있다”며 “올해 교부 비율 조정률을 기준으로 봤을 때 30조 5,000억 원 정도가 지방교부세로 내려와야 할 것 중 일부가 미래대응기금으로 묶일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송 수석은 “30조 원이 내려왔을 때 인천이 원래 받아야 할 규모는 5,000억 원이 조금 넘지만, 기금으로 묶이게 되면 400억 원 조금 넘는 정도만 내려오고 나머지는 기금으로 적립될 것으로 보인다”고 덧붙였다.
다만 송 수석은 “그 기금을 어떻게 활용할지 정확히 정리된 것은 아니며 향후 정부와 이야기해야 할 과제”라며 “전국적으로 불균형을 잡겠다는 시각에서는 의미가 있을 수 있어 일방적으로 평가하기에는 이른 감이 있다”고 밝혔다.
인천시는 2027년 정부 예산안 기준 국비 확보액이 2026년 대비 약 6,100억 원 늘어 순수 국비 예산 자체가 줄어드는 것은 아니라는 입장이다.
그러나 국비는 용도와 사업 목적이 특정되어 내려오는 예산인 반면, 보통교부세는 지자체가 지역 사정에 맞춰 자율적으로 편성할 수 있는 일반재원이라는 점에서 본질적인 차이가 있다. 이 때문에 보통교부세 감소는 지방정부의 재정 자율성을 크게 약화시킬 수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지방재정 전문가들은 정부 개정안이 기금 적립액을 내국세에서 차감하는 것은 법률로 규정하면서도, 지자체에 환류하는 몫은 ‘국가예산으로 정하는 금액’으로 불명확하게 설정해 자율재원 보완 장치가 부족하다고 입을 모은다.
향후 국회 법안 심사 과정에서 미래대응기금의 지자체 환류 보장과 보통교부세 감축 방지를 위한 구체적인 법적 안전장치 마련이 최대 쟁점이 될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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