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년 넘게 멈춘 영종 크린넷…그런데도 건물마다 설치 의무

종합브리핑 | 이지현  기자 |입력

1530억원 들여 2014년 준공했지만 한 번도 정상 운영 못해 2028년 하반기 가동 계획…건축 때마다 설치비는 계속 발생 김광훈·최은주 의원, 19일 주민 토론회 열고 해법 모색

AI 생성 이미지
AI 생성 이미지

영종하늘도시에 설치된 생활폐기물 자동집하시스템 ‘크린넷’이 준공 이후 10년 넘게 가동되지 않고 있다. 그런데도 영종하늘도시에서 새 건물을 지으려면 크린넷을 설치해야 해 시설 운영 여부가 불투명한 상황에서 건축주와 주민들의 비용 부담만 계속 늘고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영종하늘도시 크린넷은 LH와 iH인천도시공사가 약 1530억원을 투입해 2014년 12월 조성했다. 지하관로 약 70㎞와 집하장 4곳 규모다.

그러나 시설 인수인계부터 장기간 표류했다. 인천경제자유구역청은 2017년 당시 중구에 시설 이관을 요청했지만, 중구는 운영비 부담과 시설 실효성 등을 이유로 인수를 미뤘다. 이후 인천경제청과 중구, LH, iH가 인계인수 협약을 체결한 것은 2023년 10월이었다.

당초에는 2024년까지 보수를 마치고 같은 해 말 가동한 뒤 2026년부터 중구가 시설을 인수하는 방안이 추진됐다. 하지만 보수 목표 시기가 2027년 하반기로 미뤄지면서 정상 가동 시점도 함께 늦어졌다.

현재 계획대로라면 LH가 2026년 상반기 보수공사에 착수해 2027년 하반기까지 보수를 마친 뒤 1년간 상업운전을 거쳐 2028년 하반기 영종구에 시설을 넘기게 된다.

문제는 시설이 가동되기도 전에 수명 일부가 소진되고 있다는 점이다. LH 자동크린넷 시공 지침서 등에 따르면 지하관로 수명은 약 30년으로, 2014년 준공을 기준으로 하면 2044년까지다. 계획대로 2028년 하반기에 정상 운영을 시작하더라도 실제 활용 기간은 약 16년에 그친다.

그런데도 신규 건축물에는 크린넷 설치 의무가 유지되고 있다. 인천경제청은 영종하늘도시 지구단위계획을 근거로 건축주에게 크린넷 관련 시설 설치를 요구하고 있다.

실제 운남동 운남성당은 새 성전 준공 과정에서 크린넷을 설치하지 않을 경우 준공·사용승인이 어렵다는 답변을 받은 것으로 전해졌다. 성당 측은 결국 크린넷을 설치하기로 했으며, 설치 비용만 약 1억2000만원이 들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시설이 실제로 언제 정상 운영될지 불확실한 가운데 건축물이 들어설 때마다 설치비가 추가되면서 이미 투입된 1530억원에 더해 매몰비용이 커질 수 있다는 우려도 제기된다.

인천경제청은 현재로서는 기존 협약에 따른 운영 절차를 진행한다는 입장이다. 영종관리과 관계자는 “협약에 근거해 절차가 정해져 있고 그에 맞춰 진행하고 있다”며 크린넷 설치 의무 완화나 폐지와 관련해서는 “공식적으로 검토되는 사안은 아니다”라고 밝혔다.

이런 가운데 크린넷의 운영 여부와 비용, 관리 주체, 향후 활용 방안을 주민들과 함께 논의하는 자리가 마련된다.

김광훈 인천시의원과 최은주 영종구의원은 오는 19일 오후 3시30분 영종구청 10층 대강당에서 ‘인천광역시 자동집하시스템 크린넷, 주민의 목소리로 미래 방향을 찾다’를 주제로 주민 토론회를 개최한다.

토론회에서는 크린넷 정상 운영 가능성과 운영비용, 관리 주체, 미운영 시설의 활용 방안 등을 논의한다. 아산신도시 크린넷 문제를 다뤘던 김미영 전 아산시의원이 사례를 소개하고 LH 관계자도 참석해 주민들의 질의에 답변할 예정이다.

최은주 의원은 “크린넷을 잘 아는 주민뿐 아니라 새로 영종에 이사 온 주민들도 크린넷이 무엇이고 우리 생활과 어떤 관련이 있는지 쉽게 이해할 수 있도록 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김광훈 의원은 “이번 토론회는 크린넷을 무조건 운영하자거나 폐기하자는 결론을 정해놓은 자리가 아니다”라며 “10년 넘게 운영하지 않은 크린넷을 앞으로 어떻게 하는 것이 주민들에게 가장 이익인지 주민들과 함께 답을 찾는 자리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

댓글 (0)

아직 댓글이 없습니다. 첫 댓글을 작성해보세요!

댓글 작성