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억6676만원 뒷돈 챙긴 서울적십자병원 장례식장 직원들…특정 상조 알선

종합브리핑 | 박찬엽  기자 |입력

직원 5명, 유족에게 특정 상조회사 소개하고 건당 80만원씩 분배 거창적십자병원에서도 영정사진·도시락 알선료에 허위 염습료까지 허종식 의원 “산하 장례식장 전수조사하고 후속관리 체계 마련해야”

허종식 국회의원
허종식 국회의원

서울적십자병원 장례식장 직원 5명이 상조업체를 유족에게 알선하고 1억6,676만5,000원의 금품을 챙긴 사실이 적십자사 감사에서 확인됐다.

특정 업체를 소개하는 대가로 금품을 나눠 가진 데 이어 감사가 시작되자 거래 내역을 다른 비용으로 꾸미려 한 정황까지 드러났다. 거창적십자병원에서도 장례용품과 도시락 업체 알선, 허위 염습료 청구 등이 적발돼 산하 장례식장 전반의 관리체계가 도마에 올랐다.

16일 국회 보건복지위원회 소속 허종식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대한적십자사에서 제출받은 자료에 따르면 서울적십자병원 장례식장 원무팀 사무보조원 1명과 장례지도사 4명 등 직원 5명은 2022년 8월부터 상조에 가입하지 않은 유족들에게 특정 상조회사를 집중적으로 소개한 것으로 조사됐다.

이들은 상조회사 소개 1건당 80만원을 받아 사무보조원이 35만원, 장례지도사 3명이 각각 15만원씩 나누는 방식으로 금품을 분배했다.

미승인 외부 염습비와 업체 직접 송금액 등을 포함해 확인된 금액은 1억6,676만5,000원에 달했다.

감사 과정에서는 금품 거래 내역을 ‘외부 염습 노무비’로 위장하기로 직원들이 입을 맞추는 등 은폐를 시도한 정황도 확인됐다.

대한적십자사는 지난 6월 관련 직원 5명을 모두 파면했다. 해당 사건은 현재 경찰 수사가 진행 중이다.

유사한 비위는 거창적십자병원에서도 확인됐다.

장례지도사 2명은 2022년부터 영정사진 인쇄업체와 장지 도시락 업체를 유족에게 소개하고 그 대가로 수수료와 소개비를 받은 것으로 조사됐다.

영정사진은 출력비 8만원 가운데 절반인 4만원을 수수료로 받아 확인된 것만 7차례, 28만원을 챙겼다. 장지 도시락은 주문금액의 20%를 소개비로 받아 약 10차례에 걸쳐 현금 100만원과 명절 주유상품권 20만원 상당을 받은 것으로 나타났다.

외부 장례지도사가 주말이나 휴일에 염습한 것처럼 서류를 조작해 23차례에 걸쳐 230만원의 허위 염습료를 청구한 사실도 드러났다. 외부 업체에 직접 노무를 제공하고 50만원을 별도로 받은 사실도 확인됐다.

대한적십자사는 지난해 4월 해당 직원 1명을 파면하고 다른 1명을 해임했다.

허종식 의원은 거창적십자병원에서 이미 업체 알선과 금품수수 등의 비위가 적발됐음에도 산하 병원 장례식장 전체에 대한 전수조사가 즉각 이뤄지지 않았다는 점을 문제로 제기했다.

허 의원은 “가족을 잃고 가장 경황이 없는 유족의 신뢰를 이용해 잇속을 챙긴 행위”라며 “수년에 걸친 불법 행위에도 내부 통제가 전혀 작동하지 않은 만큼 산하 전체 장례식장에 대한 즉각적인 전수조사와 투명한 쇄신안 마련이 시급하다”고 말했다.

이번 자료를 통해 적십자사 산하 장례식장에서 업체 알선과 금품수수뿐 아니라 비용 처리 과정까지 반복적으로 문제가 확인된 만큼, 개별 직원 징계를 넘어 장례식장 운영과 내부통제 전반을 살펴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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