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시 정책조정국 출범 한 달 만에 시의회서 제동…“업무 중복·권한 기준 불명확”

의정브리핑 | 이효영  기자 |입력

여야 의원들 “기존 실·국 업무 침해·책임 떠넘기기 우려” 첫 예산 심사서 출연기관 인원·부서 수 자료 불일치 등 지적 정책조정국장 “중요한 부분 놓쳤다” 사과…행안위, 보완 주문

인천시의회 행정안전위원회
인천시의회 행정안전위원회

민선 9기 인천시정부의 핵심 공약과 부서 간 현안을 조정하기 위해 신설된 정책조정국이 출범 한 달도 되지 않아 인천시의회에서 업무 범위와 준비 부족을 지적받았다.

인천시의회 행정안전위원회는 14일 제313회 임시회 제4차 회의를 열고 정책조정국 소관 2026년도 제2회 추가경정예산안과 출연 동의안 등을 심사했다.

이날 심사에서는 정책조정국의 조정 권한이 기존 실·국의 업무와 어떻게 구분되는지가 주요 쟁점으로 떠올랐다.

윤재상 의원(국민의힘·강화군)은 “각 부서가 공약사업을 추진하고 있는데 정책조정국이 중간에서 업무를 가져가면 월권이 될 수 있다”며 기존 부서의 전문성과 권한을 침해할 가능성을 지적했다.

특히 사업 추진이 지연될 때마다 정책조정국으로 업무를 넘기는 방식으로 책임을 피할 수 있다는 우려도 제기했다. 윤 의원은 “사업이 제대로 추진되지 않을 때마다 정책조정국으로 넘기려는 안일한 행정이 나타날 수 있다”며 업무 범위와 조정 기준을 명확히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정책조정국은 지난달 24일 조직개편을 통해 신설됐다. 미래기획과·콘텐츠산업과·현안조정과·투자유치과 등 4개 과, 9개 팀, 39명으로 구성됐다. 민선 9기 핵심 공약인 ‘ABC+E’ 사업의 추진 체계를 마련하고, 부서 간 협의가 어렵거나 지연되는 현안을 조정하는 역할을 맡고 있다.

채은동 정책조정국장은 기존 실·국의 업무를 가져오는 조직은 아니라는 입장이다.

채 국장은 “정책조정국이 우월적 위치에서 사업을 일방적으로 조정하는 것은 아니다”며 “소관 부서가 불분명하거나 부서 간 협의가 어려운 현안을 기획한 뒤 적절한 실·국이 맡도록 연결하는 조직”이라고 설명했다.

이날 회의에서는 업무 조정 권한뿐 아니라 정책조정국의 자료 준비와 업무 파악 수준도 도마에 올랐다.

임애숙 의원(더불어민주당·남동2)은 인천테크노파크 출연 동의안에서 계약직 인원과 부서 수가 자료의 페이지마다 다르게 기재된 점을 지적했다.

취약계층과 도서지역 주민을 대상으로 한 미디어 교육의 추진 상황과 수혜 규모를 질의했지만 구체적인 답변과 자료가 나오지 않자 “질의를 드릴 수가 없다”며 추가 자료 제출을 요구했다.

김대영 행정안전위원장(더불어민주당·미추홀3)은 국장 개인의 업무 파악 문제인지 담당 부서 전체의 준비 부족인지 따져 물으며 보완 보고를 요구했다.

정보현 의원(더불어민주당·연수3)도 “질의를 하고 싶은데 계속 지켜봤다. 오늘은 질의를 못하겠다”며 행정사무감사를 앞두고 철저한 자료 준비를 주문했다.

야당인 국민의힘에서도 준비 부족에 대한 지적이 나왔다.

윤 의원은 “국장만 새로운 것이지 업무는 연장선상에서 진행되고 있다”며 정책조정국의 업무 파악이 충분하지 않다고 지적했다.

이에 채 국장은 “전체적인 개요는 파악하고 있었지만 정책에서 가장 중요한 부분을 놓친 것 같다”며 업무 파악 부족을 인정하고 사과했다.

채 국장은 조정 대상에 대해서는 “실·국에서 서로 자기 업무가 아니라는 부분들을 주로 조정한다”고 설명했다.

행안위는 이날 정책조정국 소관 추경안과 출연 동의안을 원안 가결했다. 다만 신설 조직의 업무 범위와 조정 기준을 명확히 하고, 행정사무감사에 앞서 업무 파악과 자료 준비를 보완할 것을 주문했다.

정책조정국이 민선 9기 핵심 공약을 총괄하는 조직으로 출범한 만큼 앞으로 기존 실·국과의 업무 경계를 어떻게 설정하고 조정 기능을 실제 행정에 적용할지가 과제로 남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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