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현동 화재 참사 희생 학생 보상심의 연내 추진…제물포구, 유족 요구 수용

종합브리핑 | 박찬엽  기자 |입력

고 이지혜 학생 명예회복 위한 보상심의위원회 개최 방침 조례 개정 후 구 간 재정·업무 승계 문제로 지연…27년 만에 후속 절차 추진 유족, 보상 이행 촉구하며 노숙 농성…참사 27주기 앞두고 해결 주목

제물포구청 송림청사
제물포구청 송림청사

1999년 인천 인현동 화재 참사로 숨진 고 이지혜 학생의 명예회복과 보상을 위한 행정 절차가 다시 추진된다. 제물포구가 유족들의 오랜 요구를 반영해 올해 안에 보상심의위원회를 열기로 하면서, 조례 개정 이후 지연됐던 후속 절차가 이어질지 주목된다.

제물포구는 26일 인현동 화재 참사 희생자인 고 이지혜 학생의 명예회복을 위해 연내 보상심의위원회를 개최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이번 결정은 보상과 명예회복을 요구해 온 유족들의 뜻을 고려한 것으로, 김찬진 제물포구청장은 관련 문제 해결에 적극 나서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조례 개정으로 보상 근거 마련했지만 후속 절차 지연

인현동 화재 참사는 1999년 10월 30일 발생해 학생 52명을 포함한 57명이 숨지고 80여 명이 다친 대형 참사다. 당시 17세였던 이지혜 학생은 호프집에서 아르바이트를 하던 중 희생됐지만, 2000년 제정된 보상 조례에서 종업원이 제외돼 보상을 받지 못했다.

이후 국민권익위원회의 권고에 따라 지난 3월 관련 조례가 개정되면서 보상 근거가 마련됐다. 그러나 7월 행정체제 개편으로 기존 중구가 제물포구와 영종구로 분리된 뒤 보상금 분담과 업무 승계 문제가 불거지면서 심의 등 후속 절차가 지연됐다.

유족과 시민사회단체는 지난 6일에도 인천시청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조례 개정 이후 중단된 보상 절차의 조속한 이행을 요구했다. 당시 이들은 인천시가 직접 나서 두 자치구 간 책임 문제를 조정하고 구체적인 이행 일정을 제시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유족, 구청 앞 노숙 농성…“기관 간 책임 공방 안 돼”

제물포구의 연내 심의 방침은 유족들이 보상 절차의 즉각적인 이행을 요구하며 농성에 나선 가운데 나왔다.

인현동 화재 참사 유가족협의회 등은 26일 오전 제물포구청 송림청사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고인의 명예회복과 보상 절차 이행을 촉구한 뒤 노숙 농성에 돌입했다. 유족들은 제물포구와 영종구가 분구 이후 채무와 재정 승계 문제를 놓고 갈등하는 상황에서 보상 문제가 기관 간 책임 공방으로 더는 지연돼서는 안 된다고 주장했다.

또 참사 27주기인 오는 30일까지 책임 있는 결정이 이뤄지지 않을 경우 행정기관이 주관하는 추모식에 참여하지 않겠다는 입장도 밝혔다.

김찬진 구청장 “적극적으로 문제 해결”…연내 심의 추진

김찬진 제물포구청장은 “지난 27년간 고통받은 유족의 아픔을 어루만지고자 보상심의 절차를 결정하게 됐다”며 “적극적으로 문제를 해결해 나가겠다”고 말했다.

제물포구는 올해 안에 보상심의위원회를 개최해 관련 사안을 심의할 계획이다. 다만 위원회 개최 방침이 실제 보상 결정과 지급으로 이어지기까지는 심의와 후속 행정 절차가 남아 있다.

조례 개정으로 보상의 법적 근거가 마련된 이후에도 지연됐던 사안이 연내 심의를 계기로 진전을 이룰 수 있을지 관심이 쏠린다. 참사 27주기를 앞두고 제물포구의 심의 추진 방침이 유족들이 요구해 온 명예회복과 보상 문제 해결로 이어질 수 있을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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