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인천 장애인단체들이 2027년도 인천시 예산 편성 과정에서 장애인 권리 보장 관련 사업비가 반영되지 않았다며 반발하고 나섰다. 이들 단체는 인천시와 협의해 온 사업 예산이 삭감됐다고 주장하며 시청 민원실에서 점거농성을 시작했다.
인천장애인차별철폐연대와 420 장애인차별철폐 인천공동투쟁단(이하 공투단)은 26일 오후 2시 인천시청 민원실에서 장애인 권리 예산 확보를 촉구하는 점거농성에 돌입했다고 밝혔다. 현장에는 큰우물장애인자립생활센터, 전국장애인부모연대 인천지부, 민들레장애인자립생활센터 등 관련 단체 관계자들도 참여했다.
26개 요구안 협의했지만…평생교육시설 예산 등 반영 무산 주장
공투단에 따르면 장애인 권리 보장을 위한 26개 요구안을 놓고 올해 7월 1차, 10월 2차로 인천시와 협의를 진행했다. 이 과정에서 시는 일부 사업의 예산 반영을 위해 노력하겠다는 입장을 밝혔지만, 단체 측은 최종 예산 편성 과정에서 관련 사업비가 반영되지 않았다고 주장했다.
주요 쟁점은 장애인 평생교육시설 인력 충원과 신규 설치, 중증장애인 공공일자리 확대, 장애인 활동지원 서비스 확대 등이다. 공투단은 장애인의 교육권과 노동권, 자립생활에 직결되는 사업들이 예산에서 제외되면서 기존 지원 확대 계획에도 차질이 불가피하다고 지적했다.
장애인 평생교육 분야에서는 서해구 발달장애인평생교육센터의 교육인력 충원 예산이 도마에 올랐다. 공투단은 인천시가 해당 시설에 교육인력 2명을 추가하기로 했지만, 2027년도 본예산 편성 과정에서 관련 사업비가 전액 삭감됐다고 밝혔다.
해당 센터는 발달장애인 70명이 이용하는 시설로, 공투단은 최중증 중복 발달장애인의 이용이 시작된 이후 교육인력 부족 문제가 제기돼 왔다고 설명했다. 아울러 2027년 계양구 발달장애인평생교육센터 설치를 위한 시비 5억원도 반영되지 않았으며, 장애인 평생교육시설 관련 예산은 2026년보다 10% 줄었다고 주장했다.
중증장애인 공공일자리·활동지원 확대도 제동
장애인 노동권 보장을 위한 공공일자리 확대 계획도 예산 반영이 이뤄지지 않았다는 게 공투단의 설명이다.
현재 인천시가 지원하는 중증장애인 맞춤형 공공일자리 사업 참여자는 74명이다. 공투단은 인천의 장애인 인구가 약 15만명이고 이 가운데 중증장애인은 5만4천명에 달한다며, 공공일자리 지원 규모를 확대할 필요가 있다고 주장했다. 비교 사례로 수원시 160명, 안산시 120명의 참여 규모를 제시했다.
공투단은 인천시와의 협의 과정에서 2027년 참여자를 26명 늘려 총 100명으로 확대하는 방안이 논의됐지만, 증원 예산이 전액 삭감됐다고 밝혔다.
장애인 활동지원 서비스 확대도 쟁점이다. 공투단에 따르면 인천시는 시 자체 추가지원 시간을 현행 최대 80시간에서 120시간으로 늘리고 신규 지원 대상자 80명을 추가하는 방안을 협의했지만, 관련 예산이 반영되지 않았다.
최중증장애인을 위한 24시간 활동지원 서비스 역시 신규 지원 확대에 제동이 걸렸다고 단체는 설명했다. 이 사업은 2019년 시작된 이후 지원 대상을 매년 10명 이상 늘려 현재 90명이 이용하고 있으나, 2026년 신규 지원이 중단된 데 이어 2027년 신규 대상자 10명 확대 예산도 반영되지 않았다는 것이다.
“권리 보장은 예산이 남을 때 하는 것인가”…예산 확보 촉구
공투단은 성명을 통해 장애인의 교육권과 노동권, 자립생활을 보장하기 위한 예산 확대가 협의 과정에서 논의됐지만 실제 예산에 반영되지 않았다며 비판했다. 단체는 장애인 권리 보장 사업의 필요성을 고려해 예산을 다시 검토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주재영 인천장애인차별철폐연대 상임대표는 “장애인 교육권과 노동권, 자립생활과 생존권은 예산이 남을 때 보장하는 권리인가”라며 “정당한 장애인 권리가 예산으로 보장될 때까지 끝까지 투쟁할 것”이라고 말했다.
장애인단체들은 이번 농성을 통해 평생교육시설 운영 여건 개선과 공공일자리 확대, 활동지원 서비스 강화 등 관련 예산의 확보를 요구하고 있다. 향후 인천시가 이들의 요구에 어떤 입장을 내놓을지, 예산 편성 과정에서 관련 사업이 다시 논의될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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