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평구, 생활폐기물 노동자 ‘원청 사용자성’ 인정…중노위 재심결정 확정

종합브리핑 | 이효영  기자 |입력

중노위 “노동시간·휴일·작업방식 실질적·구체적으로 지배·결정” 교섭요구 사실 7일간 공고해야…구는 수용·행정소송 여부 검토 노조 “직접 교섭 길 열려”…구 “결정서 검토 후 입장 정할 것”

AI 생성 이미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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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평구가 민간 위탁한 생활폐기물 수집·운반 노동자들의 일부 근로조건에 대해 노동조합법상 사용자로 인정됐다. 중앙노동위원회가 인천지방노동위원회의 초심 결정을 뒤집고 부평구의 ‘사용자성’을 인정하면서다.

중노위는 지난 8월 11일 공공연대노조가 부평구를 상대로 낸 ‘교섭요구 사실 공고에 대한 재심’에서 인천지노위의 결정을 취소하고 노조 측 신청을 받아들였다. 이후 지난 28일 재심결정서 작성이 마무리됐다.

사건의 발단은 지난 3월 노조의 단체교섭 요구였다.

부평구는 입찰을 통해 6개 업체와 생활폐기물 수집·운반 대행계약을 맺고 있다. 이 가운데 부원산업·한국그린환경·평화환경에는 노동조합이 설립돼 있다.

노란봉투법 시행에 따라 공공연대노조는 지난 3월 12일 부평구에 임금·복리후생, 노동조건, 노동안전·작업환경, 노조활동 보장 등을 의제로 교섭을 요구했다.

노조는 부평구가 입찰공고와 대행계약, 과업지시서 등을 통해 장비와 인력 기준, 작업방식, 휴일 운영 등을 구체적으로 정하고 있어 실질적인 원청 사용자에 해당한다고 주장했다.

반면 부평구는 법령과 조례에 따른 기준을 집행하는 것일 뿐이며 근무시간과 휴무일, 차량 도입 등은 대행업체가 결정한다는 입장이었다.

인천지노위는 지난 6월 노조의 시정 신청을 기각했다. 과업지시서 작성과 현장 점검 등이 공법상 의무를 이행하기 위한 조치라는 이유였다.

노조는 이에 불복해 중노위에 재심을 신청했고, 노동시간과 근무일·휴일, 노동안전, 작업방식, 인력·차량 기준 등 5개 의제를 제시했다.

중노위는 이 가운데 노동시간과 근무일·휴일, 작업방식만 보더라도 부평구가 실질적이고 구체적으로 지배·결정할 수 있는 지위에 있다고 판단했다. 이에 따라 부평구가 노조의 교섭 요구 사실을 공고해야 한다고 결정했다.

중노위의 판단은 부평구가 생활폐기물 노동자들의 모든 근로조건에 대해 사용자라는 의미는 아니다. 결정서에도 부평구가 단체교섭 의무를 부담하더라도 노조가 요구한 내용을 그대로 수용해야 하는 것은 아니라는 취지가 담겼다.

중노위는 또 인천지노위가 부평구를 단체교섭 당사자로 볼 수 없다는 이유로 공고 의무가 없다고 판단한 것은 노동조합법상 교섭창구 단일화 법리를 잘못 적용한 것으로 봤다.

이에 따라 부평구는 결정서를 송달받은 날부터 7일 동안 노조의 교섭 요구 사실을 전체 노동조합과 노동자가 알 수 있도록 사업장에 공고해야 한다.

다만 부평구가 재심결정에 불복할 경우 결정서를 송달받은 날부터 15일 이내 행정소송을 제기할 수 있다.

공공연대노조는 중노위 결정으로 부평구와 직접 교섭할 수 있는 절차적 기반이 마련됐다는 입장이다.

노조 관계자는 “부평구와 직접 교섭할 수 있는 길이 열렸다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며 “더 나은 청소 행정을 만들기 위해 성실하게 구와 교섭하겠다”고 밝혔다.

민주노총 전국민주일반노조 서울본부 소속 기민석 노무사는 중노위가 부평구의 사용자성을 인정한 만큼 교섭에 성실하게 임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부평구는 아직 행정소송 여부를 결정하지 않았다. 부평구 자원순환과 관계자는 “결정서 내용을 검토한 뒤 수용 여부나 소송 여부 등 입장을 정하겠다”고 밝혔다.

이번 결정은 지방자치단체가 민간위탁 노동자의 근로조건에 어느 정도 관여하는지를 놓고 사용자성을 판단한 사례라는 점에서 향후 다른 공공부문 민간위탁 사업장에도 영향을 줄 가능성이 있다. 다만 중노위가 이번 사건에서 인정한 범위는 부평구가 실질적·구체적으로 지배·결정할 수 있다고 본 일부 교섭 의제에 한정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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