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유정복 인천시장이 이재명 정부가 추진하는 ‘5극 3특’ 국가균형발전 정책을 두고 “살 집도 없이 결혼부터 하라는 것과 다를 바 없다”며 강하게 비판했다. 균형발전이라는 정책 취지에는 공감하지만, 충분한 준비 없이 선거를 앞두고 속도전으로 추진될 경우 지방 행정 전반에 심각한 혼란을 초래할 수 있다는 주장이다.
유 시장은 28일 인천시청에서 열린 현안 기자회견에서 “지역균형발전의 필요성 자체를 부정하는 것은 아니다”라면서도 “그러나 5극 3특 구상은 사전 준비와 사회적 논의 과정이 거의 없었다”고 말했다.
정부가 제시한 5극 3특은 수도권 1극 체제를 극복하기 위해 전국을 수도권·동남권·대경권·중부권·호남권 등 5개 초광역권과 제주·전북·강원 등 3개 특별자치도로 재편하겠다는 구상이다. 통합에 참여하는 지방자치단체에는 연간 최대 5조원, 4년간 최대 20조원의 재정 지원과 공공기관 우선 이전 등 인센티브를 제공하겠다고 밝혔다.
유 시장은 이와 관련해 “광주·전남 통합이나 대전·충남 통합 사례를 보더라도 조직과 인력, 사무 배분, 청사 위치 등 기본적인 사항조차 정리되지 않았다”며 “이런 상태에서 특별시를 만들겠다는 것은 무책임하다”고 말했다. 이어 “국가 정책이 아이들 장난처럼 추진돼서는 안 된다”고 강도 높게 비판했다.
그는 특히 “특별시를 먼저 만들어 놓고 나중에 살 곳을 정하자는 발상은 결혼식을 먼저 치르고 어디에서 살지도 정하지 않겠다는 것과 같다”며 “균형발전의 취지를 훼손할 뿐”이라고 덧붙였다.
유 시장은 정부의 공공기관 이전 움직임에 대해서도 우려를 표했다. 그는 “정부가 국무총리 주재 회의를 열어 수도권 소재 16개 핵심 공공기관의 지방 이전을 논의할 것으로 알려졌는데, 여기에 인천에 있는 재외동포청까지 포함됐다는 보도를 접하고 충격을 받았다”고 말했다.
재외동포청은 2023년 6월 출범 당시 유 시장과 인천시민사회의 요구로 인천에 유치된 기관이다. 유 시장은 “전 세계 100여 개 한인 단체의 지지와 100만 명이 넘는 인천시민 서명으로 어렵게 유치한 기관을 불과 3년도 되지 않아 이전 대상으로 거론하는 것은 시민을 기만하는 행위”라고 주장했다.
유 시장은 이에 대응해 인천 소재 공공기관의 이전을 막기 위한 ‘인천 민·관·정 비상대책협의체’ 구성을 제안했다. 그는 “시민과 인천시, 여야 정치권이 함께 인천의 권익을 지켜야 한다”며 “지금은 정파를 떠나 공동 대응이 필요한 시점”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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