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실제로 일하지 않으면서 가족이나 지인의 사업장에 직원으로 허위 등록해 건강보험료를 줄인 가입자가 인천에서 최근 3년간 423명 적발됐다. 이들에게 소급 부과된 보험료는 36억8383만원으로, 1인당 평균 추징액은 전국 평균보다 약 20% 많았다.
허종식 더불어민주당 의원(인천 동구미추홀구갑)이 국민건강보험공단에서 받은 ‘인천지역 직장가입자 자격 허위취득 현황’에 따르면 2023년부터 2025년까지 인천에서 적발된 허위취득자는 423명이다. 이들에게 부과된 건강보험료는 총 36억8383만원으로, 1인당 약 871만원이다.
같은 기간 전국에서는 허위취득자 9202명이 적발됐으며, 소급 부과액은 약 666억원으로 집계됐다. 1인당 평균 부과액은 약 724만원이다.
직장가입자는 보수를 기준으로 보험료를 산정하고 사업주와 근로자가 절반씩 부담하는 반면, 지역가입자는 소득뿐 아니라 주택·토지 등 재산도 보험료 산정에 반영된다. 이 때문에 지역가입자가 보험료 부담을 줄이려고 실제 근무하지 않는 사업장에 직원으로 등록하는 사례가 발생하고 있다.
가족 사업장 위장취업 136명…추징액 16억원
유형별로는 가족 사업장에 서류상 직원으로 등록한 사례가 136명으로 가장 큰 비중을 차지했다. 이들에게 부과된 보험료는 16억1936만원으로 인천 전체 추징액의 약 44%다.
부동산 임대사업체 여러 곳을 보유한 A씨는 지역보험료 부담을 줄이기 위해 아들이 대표로 있는 사업장에 근로자로 허위 등록했다가 적발돼 2693만원을 추징당했다.
본인부담상한제 대상자 점검에서도 19명이 적발돼 3억3853만원이 부과됐다. 이 가운데는 사업장으로 보기 어려울 정도로 실체가 없는 곳에 직원으로 등록한 사례도 있었다.
고소득 퇴직자 11명과 근로소득 미신고자 12명 등 23명에게도 총 1억6290만원이 부과됐다. 고액 자산가인 퇴직자 Y씨는 매제의 사업장에 영업직 근로자로 등록했지만 출퇴근 기록이 없는 비상근으로 확인돼 1240만원을 소급 부과받았다.
전직 대학교수 C씨는 월 보수 40만원의 비상근 고문으로 등록했지만 현지조사에서 출근일을 제시하지 못해 500만원을 추징당했다. 1인 법인 대표 H씨도 정기적인 급여 지급 내역 없이 월 보수 40만원으로 신고해 직장가입자 자격을 유지하다 1228만원을 소급 부과받았다.
가족을 돌보는 요양보호사로 직장가입자에 등록한 사례는 27명으로, 부과액은 6033만원이었다. 수급자인 남편을 돌보면서 월 60시간 이상 근무하지 않은 사례 등이 포함됐다.
근무시간이 정해져 있지 않은 장기요양 등급판정자나 월 보수 30만원 미만 등록자 등 기타 사유로 적발된 인원은 218명, 부과액은 15억271만원으로 집계됐다.
적발 인원 줄었지만 추징액은 증가
연도별 적발 인원은 2023년 110명에서 2024년 171명으로 늘었다가 2025년 142명으로 17% 감소했다. 반면 보험료 부과액은 2023년 11억5570만원, 2024년 11억5819만원에서 지난해 13억6994만원으로 증가했다. 전년 대비 증가율은 약 18%다.
1인당 평균 추징액도 2024년 677만원에서 지난해 965만원으로 약 42% 늘었다. 허 의원실은 2024년에는 추징액이 상대적으로 적은 가족인 요양보호사 27명이 한꺼번에 적발된 점이 평균 부과액에 영향을 미쳤다고 설명했다.
사업장 소재지를 기준으로 한 군·구별 적발 현황에서는 부평구가 95명, 8억2549만원으로 가장 많았다. 이어 남동구 83명(7억4342만원), 중구 59명(5억7903만원), 계양구 43명(2억4159만원), 미추홀구 37명(3억8432만원), 서구 36명(3억1685만원), 연수구 33명(3억2599만원), 동구 30명(2억9507만원) 순이었다.
남동구는 적발 인원이 2023년 4명에서 2024년 41명, 2025년 38명으로 늘었다. 지난해 부과액은 4억3001만원으로 인천 전체의 31.4%를 차지했다. 계양구의 부과액도 2023년 2301만원에서 지난해 1억6404만원으로 증가했다.
소급 부과된 보험료 가운데 약 7200만원은 지난 10월 1일 기준 미납 상태인 것으로 나타났다.
개정 건보법 11월 시행…허위 신고 가산금 40%
위장취업을 통한 건강보험료 회피를 막기 위한 국민건강보험법 개정안은 지난 4월 국회를 통과했으며, 오는 11월 시행될 예정이다.
개정법은 직장가입자가 될 수 없는 사람을 직장가입자로 거짓 신고한 사용자에게 부과하는 가산금을 기존 10%에서 40%로 높였다. 허위 신고 사용자를 제보하는 신고포상금 제도도 도입했다.
부정한 방법으로 보험료를 회피한 경우 부과제척기간을 일반적인 3년보다 긴 최대 6년으로 적용해 소급 징수할 수 있도록 했다.
허 의원은 “성실하게 보험료를 납부하는 대다수 가입자에게 부담을 떠넘기는 위장취업 꼼수는 건강보험 재정 건전성을 위협하는 중대한 위법 행위”라고 말했다.
이어 “인천지역에서 1인당 추징액이 전국 평균보다 높고 남동구·계양구 등 특정 지역과 가족 사업장을 중심으로 부과액이 크게 늘고 있다”며 “건보공단은 고액 자산가와 1인 법인, 가족 사업장에 대한 기획점검을 대폭 강화하고, 허위 취득을 방조·공모한 사업주에 대한 법적 제재도 실효성 있게 높여야 한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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