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인천시가 서부간선수로 친수공간 조성 사업을 앞두고 한국농어촌공사와 사용료 문제로 갈등을 빚고 있다. 농어촌공사가 유지용수 공급을 위한 수로 사용료로 연간 5억~10억원을 요구하거나, 수로 부지 매입을 대안으로 제시하면서다. 토지 매입 비용은 약 500억원으로 추산된다.
인천시는 시민 이용 공간을 조성하고 수질오염과 악취를 개선하기 위한 공공사업인 만큼 사용료를 면제해야 한다는 입장이다. 반면 농어촌공사는 관련 법령상 무상 사용 대상이 아니라며 맞서고 있다. 양측의 이견이 좁혀지지 않으면서 친수공간 조성 일정에도 차질이 예상된다.
농한기마다 악취 반복…유지용수 공급도 난관
서부간선수로는 경기 김포시 고촌읍 신곡양배수장에서 한강 물을 끌어와 김포와 인천 부평·계양 일대에 농업용수를 공급하는 약 12㎞ 길이의 인공수로다.
농한기인 10월부터 이듬해 3월까지는 물 공급이 중단돼 수로에 물이 고이고 악취가 발생하는 문제가 반복되고 있다. 인천시와 계양구는 인근 하천의 물을 끌어와 수로에 흘려보내는 시설을 설치하는 등 개선에 나섰다.
문제는 서부간선수로가 법적으로 하천이 아닌 농업생산기반시설인 농수로라는 점이다. 관리 권한이 농어촌공사에 있어 지자체가 수질과 악취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물을 공급하더라도 사용료 문제가 뒤따른다.
친수공간 2단계 사업, 사용료 협의에 발목
서부간선수로 친수공간 조성은 농어촌공사와 인천시, 계양구, 부평구 등이 구간을 나눠 추진해 왔다. 농어촌공사가 2012년 친수생태 공간 조성에 나선 데 이어 계양구는 2023년 경인고속도로~용종교 2.3㎞ 구간을, 부평구는 2025년 삼산동~경인고속도로 0.7㎞ 구간의 노후 시설을 정비했다.
앞으로는 한국토지주택공사(LH)가 계양테크노밸리 편입 구간 1.1㎞를 조성하고, 계양구가 용종교~아라천 구간 중 계양테크노밸리 편입 구간을 제외한 2.9㎞에서 2단계 사업을 추진할 예정이다.
인천시는 해당 구간의 기본계획 용역을 지난 5월 마쳤지만, 농어촌공사와 사용료 문제가 해결되지 않아 실시설계 등 후속 절차에 착수하지 못하고 있다.
법령상 전액 면제 어려워…인천시, 협약 추진
「농어촌정비법」 제23조는 농업생산기반시설을 공공 목적으로 사용할 경우 관련 시행령에 따라 사용료의 전부 또는 일부를 면제할 수 있도록 규정하고 있다. 다만 시행령상 전액 면제는 재난 대응·복구, 군사작전·국가안보, 농업생산기반시설 유지·보수 공사 등으로 제한된다. 공용 또는 비영리 공익사업은 사용료의 50%까지 면제할 수 있다.
농어촌공사는 이 규정을 근거로 친수공간 조성 사업을 사용료 부과 대상으로 보고 있다. 인천시는 2024년 6월 국무조정실 규제혁신추진단에 전액 면제가 가능하도록 시행령 개정을 건의했지만, 기존에 50% 면제 규정이 있다는 이유로 개정 필요성이 인정되지 않았다고 설명했다.
지난해 8월에는 농림축산식품부에도 농수로의 친수공간 활용과 조성 지원을 요청했으나, 농업용수를 공급받는 농지가 남아 있어 수로 전체의 용도를 바꾸기는 어렵다는 답변을 받았다.
인천시 관계자는 “수질오염과 악취 문제를 개선하기 위해 지자체가 나서는 상황에서 유지용수 공급 비용까지 부담하는 것은 적절하지 않다”며 “농어촌공사와 무상 사용 협약 등 사용료 면제를 위한 방안을 협의하고 있다”고 말했다.
농어촌공사 김포지사 관계자는 “관련 법령을 검토한 결과 2단계 구간은 무상 사용 대상이 아니다”며 “농수로 용도 폐지 후 매각하는 방안을 원칙적으로 검토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어 “최종 결정은 본사 차원에서 이뤄지는 만큼 본사와 지역본부, 지사가 관련 논의를 진행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수년째 이어진 악취 문제를 해소하고 시민 친수공간을 조성하려면 관리 주체 간 협의가 필요하지만, 사용료와 부지 매입 비용을 둘러싼 입장 차이가 사업 추진의 변수로 남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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