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부평구 캠프마켓과 부영공원, 함봉산 일대에서 일제강점기 군수공장과 관련된 것으로 추정되는 지하시설물이 다수 발견된 사실이 뒤늦게 공개됐다.
특히 캠프마켓 D구역에서는 중앙 기둥을 갖춘 원형 돔 형태의 독특한 지하시설물이 확인됐고, 캠프마켓과 부영공원 경계 인근에서는 약 300m 길이의 지하터널과 다층 구조로 이어지는 계단, 육중한 철문 등이 발견됐다.
노종면 더불어민주당 국회의원(인천 부평구갑·국회 문화체육관광위원회)은 8일 국가유산청 국정감사에서 이 같은 조사 결과를 공개했다.
해당 시설물은 인천시가 2022년 5월부터 2024년 5월까지 진행한 ‘캠프마켓 및 주변지역 지하시설물 조사 용역’을 통해 확인됐다. 캠프마켓은 미군기지로 사용되기 전 일본군 조병창이 있었던 곳으로, 발견된 시설물 상당수가 당시 군수공장의 부속시설일 가능성이 제기되고 있다.
캠프마켓 D구역에서 발견된 돔 형태 시설은 조사 당시 내부가 물에 잠겨 있었으며, 양수 작업을 거쳐 내부 구조가 확인됐다. 출입구는 두 곳으로 파악됐지만 이 가운데 한 곳은 흙에 묻힌 상태였다.
조건 동국대 역사교육과 교수는 “터널형과 아치형 등 다양한 형태의 일제시대 지하시설물이 발견됐지만 돔 형태는 유일하다”며 “일본군 조병창이 일제가 한반도를 전쟁의 포화 속으로 끌고 들어간 핵심 시설이었다는 점에서 가치가 높은 문화유산”이라고 평가했다.
지하시설물의 규모와 구조에서도 추가 조사의 필요성이 제기된다. 캠프마켓과 부영공원 경계 부근에서는 약 300m 길이의 지하터널 안쪽에서 더 낮은 지하공간으로 연결되는 계단이 발견돼 단순한 단층 터널이 아닌 다층 구조일 가능성이 확인됐다.
문제는 조사 이후다. 노 의원에 따르면 인천시는 용역을 통해 지하시설물 현황을 파악하고도 조사 결과를 대외적으로 공개하지 않았으며, 국방부와 국가유산청에도 구체적인 조사 결과를 공유하지 않았다. 국가유산청과는 관련 사진 일부를 주고받은 정도였고, 이후 지하시설물의 용도와 역사적 성격을 규명하기 위한 추가 조사도 진행되지 않았다.
정혜경 일제전쟁네트워크 대표는 “돔 형태를 포함해 캠프마켓 인근에서 발견된 지하시설물 전반에 대해 그 용도와 역사성을 확인해야 한다”며 “연구용역 결과가 나온 뒤 2년이 지나도록 추가 조사가 없었던 만큼 지금이라도 신속한 조사에 착수해야 한다”고 말했다.
노 의원은 이날 국정감사에서 지하시설물을 개별 시설이 아닌 주변 유산과 연계한 공간 단위로 보존·활용해야 한다는 구상도 제시했다.
근현대문화유산의 활용 가능성을 묻는 노 의원의 질의에 허민 국가유산청장은 근현대문화유산의 경우 역사·문화적 활용뿐 아니라 박물관과 도서관, 카페 등 상업적 활용도 가능하다는 취지로 답했다.
노 의원은 “부평 캠프마켓 주변 지하시설물의 가치는 개별 유산이 아니라 지구 단위로 산정해야 한다”며 “각각의 지하시설물을 하나의 면으로 묶을 때 문화관광적·상업적 가치가 극대화될 수 있다”고 밝혔다.
이어 “캠프마켓 일대를 근현대문화유산지구로 지정해 활용하고 공원사업과 연계한다면 보존과 활용을 함께 추진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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