환자 4명 숨진 인천 원병원, 복지부·인천시·미추홀구 합동점검

종합브리핑 | 박찬엽  기자 |입력

허종식 의원 국감 지적에 복지부 후속조치…다음주 현장점검 시설·인력 기준부터 격리·강박 관련 법령 준수 여부 확인 복지부, 전국 정신의료기관 인권보호 기준·평가체계도 손질

원병원 정신건강의학과
원병원 정신건강의학과

올해 상반기 입원환자 4명이 숨진 인천 미추홀구 원병원에 대해 보건복지부와 인천시, 미추홀구보건소가 다음주 합동 현장점검에 나선다.

더불어민주당 허종식 국회의원(인천 동구미추홀구갑)은 8일 보건복지부가 제출한 ‘인천시 원병원 관련 후속조치 계획’을 공개하며 이같이 밝혔다. 이번 조치는 허 의원이 지난 7일 국회 보건복지위원회 국정감사에서 정은경 보건복지부 장관에게 원병원의 환자 인권 문제와 관리·감독 체계의 한계를 질의한 데 따른 것이다.

원병원은 143개 병상에 108명이 입원해 있는 정신의료기관이다. 허 의원실에 따르면 병원 창문에는 쇠창살이 설치돼 있고, 외부인은 건물 아래 통로를 통해 출입하는 구조다. 지난해 겨울에는 입원환자가 창밖으로 ‘살려달라’는 쪽지를 보내 구조를 요청한 일도 있었다.

올해 1월부터 6월까지는 입원환자 4명이 심정지나 호흡정지 상태로 발견된 뒤 숨졌다. 이와 관련해 국가인권위원회가 직권조사에 나섰으며 현재 수사가 진행 중이다.

허 의원은 국감에서 현행 관리·감독 체계가 기초자치단체 보건소의 행정처분에 의존하면서 한계가 나타나고 있다고 지적했다.

허 의원은 “미추홀구보건소가 점검에 나섰지만 정신의료 분야 전문 인력이 없어 시정명령 이상의 조치를 하기 어려웠다”며 “기초 보건소 혼자 감당하기에는 구조적으로 한계가 있다”고 말했다.

정신의료기관 평가체계의 공백도 문제로 제시했다. 허 의원은 건강보험심사평가원의 정신건강 입원영역 적정성 평가에서 의료급여 중심 병원이 자료 부족 등을 이유로 제대로 평가받지 못하는 사례가 있다며 평가 사각지대 보완을 요구했다.

정은경 장관도 보건소의 행정처분만으로는 한계가 있다는 취지로 답변했다. 정 장관은 정신질환자 등이 스스로 권리를 주장하기 어려워 인권 사각지대에 놓일 가능성을 언급하며 정신의료기관 실태를 파악하고 정책을 검토하겠다고 밝혔다.

복지부의 후속조치는 원병원에 대한 현장점검에 그치지 않는다.

복지부는 국가인권위원회 권고를 반영해 격리·강박 등과 관련한 환자 인권보호 기준을 전국 정신의료기관에 안내하고, 이를 ‘정신건강사업 안내’ 지침에 반영할 계획이다.

또 시·도를 거쳐 관할 보건소가 정신의료기관의 시설·인력 기준과 격리·강박 관련 법령 및 지침 준수 여부를 지속적으로 점검하도록 할 방침이다.

평가체계도 손질한다. 심평원 요양급여 적정성 평가에서 자료를 제출하지 않거나 입원환자 수가 적어 평가 대상에서 제외되는 기관에 대한 보완방안을 검토하고, 정신건강복지법에 따른 정신의료기관 평가에는 환자안전관리 지표를 보완하기로 했다.

시설 환경에 대한 개선 방안도 마련한다. 복지부는 연구용역과 현장 의견수렴을 거쳐 정신의료기관의 시설·환경을 인권 친화적으로 개선하는 방안을 검토할 예정이다.

허 의원은 “구조를 요청하는 쪽지가 있었고, 올해에만 네 분이 숨지는 안타까운 일이 이어졌는데도 현행 제도로는 시정명령 이상의 조치가 어려웠다”며 “복지부가 합동점검과 제도 개선에 나선 것은 의미 있는 첫걸음”이라고 말했다.

이어 “스스로 목소리를 내기 어려운 환자들이 인권 사각지대에 놓이지 않게 전국 정신의료기관의 입원 실태를 면밀히 점검해야 한다”며 “합동점검 결과와 제도 개선이 실제로 이행되는지 끝까지 살피겠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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