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 경제성장률 5% 목표…바이오·AI·청정에너지로 산업구조 재편

종합브리핑 | 이효영  기자 |입력

바이오 생산기지 넘어 신약 R&D 허브로…인천바이오과학기술원 설립 추진 청라 미래차·인천항 물류AX 육성…해상풍력 4.4GW·AI 데이터센터 연계 구상 2028년 글로벌 산업행사·G20 유치 추진…대규모 투자 계획의 실행력이 관건

박찬대 인천시장, 취임 100일 인천산업 비전 보고
박찬대 인천시장, 취임 100일 인천산업 비전 보고

인천시가 민선9기 평균 경제성장률 5%를 목표로 바이오 연구개발(R&D), 인공지능(AI), 청정에너지를 축으로 한 산업구조 재편에 나선다.

기존 바이오 생산 중심 산업을 신약 개발까지 확장하고, 청라의 미래차 산업과 공항·항만 기반 물류에 AI를 접목해 고부가가치 산업을 육성한다는 구상이다. 청정에너지 공급과 AI 데이터센터 구축도 연계해 첨단산업의 기반을 확충하고 양질의 일자리를 늘리겠다는 계획이다.

박찬대 인천시장은 26일 시청 대회의실에서 ‘인천 미래산업 리파워링(Re-powering)’ 비전을 발표했다. 취임 100일을 맞아 제시한 ‘인천 리레이팅(Rerating)’과 ‘인천 도시공간 리메이킹(Remaking)’에 이은 세 번째 비전이다. 노후 설비를 고성능 설비로 교체해 생산성을 높이는 리파워링의 개념을 산업정책에 적용해 인천 경제의 성장 동력을 재구축하겠다는 취지다.

이번 비전의 핵심은 바이오·AI 등 혁신산업 육성과 이를 뒷받침할 에너지·데이터 인프라를 하나의 산업 전략으로 연결하는 데 있다. 시는 산업별 기본계획을 종합한 마스터플랜을 마련하고, 주요 사업을 단계적으로 추진할 방침이다.

바이오 생산에서 신약 개발까지…연구개발 기반 확충

바이오 분야에서는 대규모 생산시설을 중심으로 성장해 온 산업구조를 연구개발까지 확장하는 데 초점을 맞췄다. 인천시는 송도 글로벌캠퍼스에 부지를 마련해 인천바이오과학기술원 설립을 추진하고, 추진위원회 출범과 국회 협의를 통해 관련 법률 제정을 이끌어낼 계획이다.

시 구상에 따르면 바이오과학기술원은 매년 300여 명 규모의 전문인력을 양성하고 신약 연구개발을 수행하는 역할을 맡는다. 생산시설 집적에 강점을 가진 인천 바이오산업에 연구개발과 인재 양성 기능을 더해 산업 생태계의 범위를 넓히겠다는 전략이다.

기존 사업과의 연계도 추진한다. 시는 지난달 송도에서 착공한 2천200억원 규모의 K-바이오랩허브, 인천시·삼성바이오로직스·일라이릴리가 추진하기로 발표한 오픈 이노베이션 프로그램, 조성을 추진 중인 2천억원 규모의 인천 유니콘펀드 등을 바이오산업 육성 기반으로 제시했다.

영종 바이오산업 특화단지의 국가산업단지 승격과 남동산업단지 내 바이오 소재·부품·장비 기업 육성도 추진한다. 생산시설, 연구개발, 창업 지원, 투자 재원을 연결해 신약 개발과 관련 기업의 성장을 뒷받침한다는 구상이다.

다만 바이오과학기술원 설립은 법률 제정과 재원 확보, 전문 연구인력 유치 등이 선행돼야 한다. 연구개발 역량을 실제 신약 개발과 기업 성장으로 연결하려면 대학·연구기관·기업 간 협력 체계를 구체화하는 작업도 필요하다.

청라 미래차·공항·항만 물류에 AI 접목

AI 산업은 커넥티드 모빌리티와 물류 AI 전환(AX)을 두 축으로 육성한다. 커넥티드 모빌리티는 차량과 통신·데이터 기술을 연결해 주행과 이동 서비스를 고도화하는 분야이며, 물류 AX는 AI를 활용해 물류 운영과 공급망 관리의 효율성을 높이는 전략이다.

시는 로봇랜드와 커넥티드카 인증평가센터가 있는 청라를 미래차 산업 거점으로 설정했다. 산업통상자원부 주관 미래차 연구개발 사업을 유치해 최대 9천억원 규모의 국비를 확보하고, 로봇랜드 부지와 추가 산업용지를 활용해 관련 기업을 집적할 계획이다.

중장기적으로는 청라에서 영종·송도·계양을 잇는 ‘AI 커넥티비티 밸리’를 조성한다는 구상이다. 기존 자동차 부품산업의 기술과 생산 기반을 로봇 부품 분야로 확장하는 방안도 함께 추진한다.

물류 분야에서는 인천공항과 인천항, 산업단지를 연결하는 기존 물류 인프라에 AI 기술을 접목한다. 시는 CJ대한통운·한진·삼성SDS 등 37개 기관이 참여하는 ‘인천 물류AX 얼라이언스’를 중심으로 현장 수요에 맞는 기술을 개발하고 실증·확산할 계획이다. 연구와 산업 지원을 담당할 물류AX 융합원은 2029년까지 개원하는 것을 목표로 한다.

또한 동서평화물류고속도로와 서해안권 AI 산업 거점을 연계하는 초광역 물류 네트워크를 추진하고, 내년 정부의 국제물류진흥지역 지정을 통해 국비 지원과 규제특례를 확보하겠다는 계획도 제시했다.

이들 사업은 인천의 공항·항만 경쟁력을 AI 기반 물류산업으로 확장한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 다만 연구개발 사업의 국비 확보, 국제물류진흥지역 지정, 산업용지 확보 등은 중앙정부 협의와 별도 절차를 거쳐야 하는 만큼 실제 사업 규모와 추진 일정은 후속 진행 상황에 따라 구체화될 전망이다.

청정에너지와 AI 데이터센터 결합…산업 전력 수요 대응

에너지 정책은 기업과 시민의 비용 부담을 줄이는 동시에 첨단산업에 필요한 전력 공급 기반을 확보하는 방향으로 설계됐다.

인천시는 가정용·상업용·발전용 가스요금의 인상 요인을 선제적으로 차단하고, 초저온 냉열에너지를 첨단산업에 활용하는 방안을 마련할 계획이다. 정부가 검토 중인 지역별 차등 전기요금제보다 높은 수준의 할인도 추진하겠다고 밝혔다.

영흥도에는 태양광·풍력 등 청정에너지와 AI 데이터센터를 결합한 ‘AI·에너지파크’를 조성한다. 시는 2028년 특수목적법인(SPC)을 설립해 사업에 착수하고, 친환경 전력을 활용하는 AI 데이터센터 건립을 추진할 방침이다. 이를 통해 바이오·반도체·스마트물류·미래모빌리티 기업의 AI 전환을 지원한다는 구상이다.

해상풍력 사업도 확대한다. 올해 선정된 1GW 규모 공공주도 해상풍력 사업은 내년 사업자를 선정해 본격 추진하고, 인천신항에는 해상풍력 지원 부두를 조성할 계획이다. 민간 사업까지 포함하면 장기적으로 4.4GW 규모의 풍력에너지 생산 기반을 갖추는 것이 목표다.

태양광 분야에서는 강화군 길정리 마을과 같은 주민 참여형 ‘햇빛마을’을 확대하고, 수소 생산시설과 수소차 보급도 늘릴 계획이다. 주민이 재생에너지 생산에 참여해 소득을 얻는 모델을 확산하고 청정에너지 공급원을 다변화하겠다는 취지다.

에너지 사업은 발전시설을 늘리는 데 그치지 않고 산업 현장의 실제 수요와 연결하는 것이 핵심이다. 발전사업 인허가와 계통 연계, 주민 수용성, 데이터센터의 전력 수요 등을 함께 고려해야 산업단지와 첨단기업이 활용할 수 있는 공급 기반으로 이어질 수 있다.

2028년을 산업 전환의 분기점으로…글로벌 행사 유치 추진

인천시는 2028년을 산업 발전의 변곡점으로 설정했다. 인공지능·바이오·에너지 산업을 중심으로 2028년 G20 정상회의 유치를 추진하고, 이를 세계 기업과 외국 자본 유치 및 인천 기업의 해외 진출 기회로 활용하겠다는 계획이다.

바이오·커넥티드 모빌리티·물류AX 분야의 글로벌 엑스포도 2028년 개최를 추진한다. 세계적인 e스포츠 대회 유치와 문학 e스포츠형 아레나 조성 계획도 함께 제시했다.

다만 정상회의와 국제행사 유치는 인천시의 계획만으로 확정되는 사안이 아니다. 개최지 선정과 관련 기관 협의 등 별도 절차가 필요한 만큼, 유치 추진과 개최 확정을 구분해 살펴볼 필요가 있다.

이번 산업 비전은 바이오 연구개발과 AI를 성장 동력으로 삼고, 청정에너지와 데이터센터를 기반시설로 연결하는 종합 전략이다. 기존 뿌리산업의 AI 전환도 병행해 첨단산업과 전통 제조업의 생산성을 함께 높이겠다는 목표를 담았다.

박찬대 시장은 “인천 산업 리파워링을 반드시 성과로 구현해 내겠다”며 “시민의 소득이 높아지고 좋은 일자리가 늘어나는 인천을 만들겠다”고 밝혔다.

인천시가 제시한 경제성장률 5%와 양질의 일자리 확대 목표는 다수의 대규모 사업이 실제 투자와 생산, 고용으로 연결될 때 달성 가능하다. 향후 관건은 법률 제정과 국비 확보, 기업 유치, 에너지 인프라 구축 등 각 사업의 실행 조건을 얼마나 구체화하고 성과로 연결하느냐에 달려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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