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조향사 안솔의 컨설팅은 완벽한 향을 일방적으로 제시하는 것이 아니다. 시향과 질문, 대화를 반복하며 상대방이 진정으로 표현하고자 하는 내면의 소리를 함께 찾아가는 여정에 가깝다.
단종된 향 속에서 찾아낸 위로의 순간
안솔 조향사에게 가장 기억에 남는 순간 중 하나는 사고로 세상을 떠난 언니의 향을 찾고 싶어 했던 한 고객과의 만남이다. 단종되어 다시 구할 수 없었던 그 향을 재현하기 위해, 두 사람은 언니의 분위기, 기억 속 잔향, 함께했던 장면들을 하나씩 짚어가며 오랜 시간 향료를 조합했다.
“결국 과거의 향을 완벽하게 재현하지는 못했습니다. 하지만 그 고객님은 언니와의 기억을 더듬고 이야기를 나누는 그 과정 자체에서 깊은 위로를 받았다고 말씀해 주셨습니다. 향이 주는 위로는 완성된 결과물에만 있는 것이 아니라, 기억 속 순간을 마주하는 계기를 만들어주는 데 있다는 것을 배웠습니다.”

안전성과 개인의 반응을 고려한 ‘진짜 건강한 향’
시장에 디퓨저와 룸스프레이 등 향 관련 제품이 범람하는 요즘, 그는 ‘나를 위한 건강한 향’의 기준을 천연과 합성이라는 이분법 대신 ‘안전성과 개인의 체질’에서 찾는다.
“천연 향료 역시 체질에 따라 알레르기를 유발할 수 있습니다. 성분과 안전성을 확인하고, 자신이 머무는 공간과 환기 상태, 반응을 고려해 적절한 강도로 사용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향을 맡으며 천천히 호흡하는 그 짧은 여유가 바로 자신을 돌보는 웰니스 루틴이 됩니다.”
그는 후각 마비와 피로를 방지하기 위해 억지로 시향을 이어가기보다 커피를 마시거나 체취를 맡으며 휴식을 취하고, 막히는 순간에는 생각을 리셋하는 자신만의 훈련과 휴식의 균형을 유지하고 있다.
“오늘은 여기까지”… 지친 현대인을 위한 향기 처방
안솔 조향사는 향후 자신이 좋아하는 향과 음악, 취향이 담긴 공간을 열어 사람들이 무리 없이 편안하게 머물다 갈 수 있는 웰니스 브랜드 공간을 꿈꾸고 있다.
치열한 하루를 버텨낸 독자들에게 그가 제안하는 밤의 처방전은 ‘무화과 향’이다.
“꽃이 열매 안쪽에서 숨어 피어나는 무화과처럼, 밤만큼은 자신을 굳이 증명하거나 보여주지 않아도 되는 시간이어야 합니다. 무화과 잎의 푸릇함과 우디함을 담은 향과 함께 ‘오늘은 여기까지’라는 신호를 스스로에게 주셨으면 합니다. 해결하지 못한 일은 내일의 나에게 맡기고 편안히 쉬시길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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