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수구, 5억원 이상 관급공사 입찰 전 건설업체 현장 검증…페이퍼컴퍼니 차단

종합브리핑 | 이지현  기자 |입력

입찰 1순위 업체 대상 서류·현장·관계기관 3단계 조사 사무실·기술인력·자본금 등 등록기준 확인…위반 시 낙찰 배제 가능 내년 1월 시행…계약 유예 후 차순위 업체 조사

연수구청 전경
연수구청 전경

연수구가 내년 1월부터 기초금액 5억원 이상 관급공사 입찰에 참여한 건설업체를 대상으로 현장 실태조사를 시행한다. 입찰 1순위 업체의 건설업 등록기준 충족 여부를 계약 체결 전에 확인해 서류상으로만 등록된 업체의 수주를 차단하고 불법 하도급과 부실시공 위험을 줄이겠다는 취지다.

연수구는 23일 인천 기초자치단체 가운데 처음으로 건설업체의 실제 운영 여부를 확인하는 ‘페이퍼컴퍼니 실태조사’를 도입한다고 밝혔다.

조사 대상은 구가 발주하는 기초금액 5억원 이상 공사에 입찰한 전문·종합건설업체다. 구는 개찰 후 1순위 업체를 대상으로 적격심사에 앞서 건설산업기본법상 등록기준을 충족했는지 확인할 계획이다.

조사는 서류 검토, 현장 확인, 관계기관 자료 교차검증 등 3단계로 진행된다. 재무제표와 기술자격증 사본, 4대 사회보험 사업장 가입자 명부, 임대차계약서 등을 통해 자본금과 기술인력, 시설 확보 여부를 먼저 확인한다.

이어 담당자가 업체 소재지를 직접 방문해 독립된 사무공간과 간판 설치 여부, 사무실의 실제 사용 상태, 기술인력의 근무 여부, 등록 장비 보유 현황 등을 점검한다. 마지막으로 건설산업정보센터(KISCON)와 4대 보험 관련 기관, 종합·전문건설협회 등의 자료를 활용해 기술자의 이중 취업 여부와 상시 근무 여부를 교차 확인한다.

이번 조치는 입찰 이후 계약·시공 단계에서 문제가 드러나는 것을 줄이기 위해 계약 전 검증 절차를 강화하는 데 초점이 맞춰져 있다. 기존 적격심사가 공사 수행 능력 심사에 비중을 두고, 등록기준 충족 여부를 현장에서 별도로 확인하는 절차는 없었다는 게 연수구의 설명이다.

서류상 등록 요건을 갖췄더라도 실제 사무실을 운영하지 않거나 기술인력을 확보하지 않은 업체라면 현장 조사와 관계기관 자료 대조 과정에서 문제가 확인될 수 있다. 다만 제도의 실효성은 조사 대상 업체의 등록기준 위반을 얼마나 정확히 가려내는지, 확인 결과를 계약 절차와 행정처분에 어떻게 연계하는지에 달려 있다.

등록기준 위반이 확인된 업체는 낙찰자 선정 과정에서 적격 배제될 수 있으며, 시정명령·영업정지·과징금 등 행정처분 대상이 된다. 연수구는 행정처분이 확정될 때까지 계약 절차를 유예하고, 처분 확정 후에는 2순위 업체를 대상으로 동일한 실태조사를 진행할 계획이다. 위반 업체가 다른 지방자치단체에 소재한 경우에는 해당 지방자치단체에 행정처분을 의뢰한다.

제도 시행에 앞서 입찰공고문에 실태조사 안내문과 제출 서류 목록을 첨부하고, 낙찰 예정 업체로부터 조사 동의서를 받을 예정이다. 종합·전문건설협회 등 관련 기관에도 시행 내용을 안내해 입찰 참여 업체의 혼선을 줄이기로 했다.

연수구는 내년 1월 제도를 시행한 뒤 조사 결과와 운영 상황을 분석하고, 필요하면 적용 대상 공사를 확대하는 방안도 검토할 계획이다. 현재는 기초금액 5억원 이상 공사에 한정되는 만큼, 향후 대상 확대 여부가 지역 건설업체의 입찰 참여 환경에도 영향을 미칠 수 있다.

이재호 연수구청장은 “시공 능력 없는 페이퍼컴퍼니가 수주 후 불법 하도급으로 이익만 추구하는 행태를 입찰 단계에서 가려내 부실시공을 예방하겠다”며 “정상적으로 운영하는 우수 지역업체가 공정하게 수주할 수 있는 건설시장을 만들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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