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수진의 이지헬스] 스쿼트, 왜 자꾸 ‘의자에 앉는 것처럼’ 하라고 할까?

기획·특집 | 이수진  기자 |입력

이수진 생활스포츠지도자
이수진 생활스포츠지도자

헬스장에서 트레이너들이 가장 입에 올리는 말 중 하나는 바로 “스쿼트는 의자에 앉는 것처럼 해보세요”라는 설명입니다. 가만히 생각해보면 조금 의아합니다. 세상에 의자에 앉지 못하는 사람은 없는데, 굳이 이걸 돈 내고 배워야 할까 싶기도 하죠.

하지만 이 단순한 비유가 수십 년째 살아남은 데에는 명확한 이유가 있습니다. 스쿼트는 단순히 근육을 키우는 운동 동작이기 이전에, 우리가 하루에도 수십 번씩 반복하는 삶의 움직임을 올바르게 재설계하는 연습이기 때문입니다.

우리가 무의식중에 의자에 앉는 순간을 떠올려 보십시오. 무릎을 앞으로 잔뜩 내밀며 불안하게 앉는 사람은 드뭅니다. 엉덩이가 먼저 뒤로 자연스럽게 빠지고, 몸통은 그 중심을 잡기 위해 앞으로 살짝 기울어지며, 발바닥은 지면을 단단히 지탱합니다.

이 짧은 찰나에 가장 치열하게 일하는 근육은 엉덩이와 허벅지, 그리고 그 부하를 견고하게 버텨주는 몸통입니다. 그래서 스쿼트는 단순한 다리 운동이 아니라, 앉고 일어서며 중력을 거스르는 우리 삶의 전체를 연습하는 동작에 가깝습니다.

스쿼트의 진짜 주인공은 허벅지 앞쪽의 대퇴사두근과 엉덩이의 둔근입니다. 이 근육들은 계단을 오르내릴 때나 침대에서 일어나 첫발을 내디딜 때도 쉼 없이 사용됩니다. 문제는 우리가 이 익숙한 동작들을 너무 가벼이 여겨왔다는 점입니다.

엉덩이가 써야 할 힘을 허리가 대신 떠안고, 허벅지가 버텨야 할 하중을 무릎이 몽땅 받아내곤 합니다. 결과적으로 스쿼트를 하고 나서 허벅지가 단단해지는 기분 대신 허리가 뻐근하고 무릎이 시큰거리는 피로감만 남는다면, 그것은 움직임의 주인이 바뀌었기 때문입니다.

스쿼트의 진짜 장점은 근육을 키우기 전, 나의 움직임을 다시 연습하는 ‘재학습’에 있습니다. 엉덩이 관절을 능동적으로 움직이는 법을 익히고, 무릎과 발목이 유연하게 접히는 감각을 깨우며, 발바닥 전체로 땅을 누르는 느낌을 되찾는 과정입니다.

이것은 헬스장에서만 필요한 기술이 아닙니다. 오히려 일상생활에서 훨씬 더 많이 사용하는 생존의 움직임입니다.

그렇기에 처음부터 무거운 무게를 들거나 복잡한 자세에 매몰될 필요는 없습니다. 그저 의자 앞에 서서 천천히 엉덩이를 뒤로 빼며 앉았다가, 발바닥의 힘으로 다시 일어나는 것만 제대로 해내도 그것은 이미 아주 훌륭한 스쿼트 연습입니다.

앞으로 '이지헬스'에서는 이렇게 운동을 풀어가고자 합니다. 스쿼트나 데드리프트 같은 동작을 대할 때 “어떤 근육을 얼마나 키울 수 있는가”라는 질문보다, “이 동작이 나의 일상 어디에 쓰이는지”와 “어디에 힘이 실리는지”를 먼저 고민해 보는 것입니다.

그 원리를 이해하는 순간, 우리의 몸은 훨씬 더 쉽게 반응하기 시작합니다.

무거운 무게보다 가벼운 이해가 먼저인 곳, 그것이 제가 지향하는 이지헬스의 본질입니다.


글 : 이수진 생활스포츠지도자
- 웰리브라운지 퍼스널 트레이너
- 생활스포츠지도자 2급
- 중등학교 정교사 2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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