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 장애인단체, 미추홀구 복지정책 재검토 촉구…구청장 면담 놓고 대치

종합브리핑 | 박찬엽  기자 |입력

평생교육센터 재추진·24시간 활동지원 확대 등 10개 요구안 제시 구 “일정 조율해 최대한 빨리 면담 날짜 잡겠다”…단체는 확답 요구하며 농성

미추홀구 장애인 권리확보를 위한 구청장 면담 촉구 기자회견
미추홀구 장애인 권리확보를 위한 구청장 면담 촉구 기자회견

미추홀구 장애인 복지정책을 둘러싸고 구와 장애인단체 간 갈등이 표면화됐다. 장애인단체들은 발달장애인 평생교육센터 설치 재추진과 24시간 활동지원서비스 확대 등을 요구하며 구청장 면담을 촉구했다. 구는 당일 면담이 어렵다며 일정을 조율해 연락하겠다는 입장을 밝혔지만, 단체들은 면담 날짜가 확정될 때까지 농성을 이어가기로 했다.

420장애인차별철폐 인천공동투쟁단과 인천장애인차별철폐연대는 지난 12일 오후 미추홀구청 앞에서 ‘미추홀구 장애인 권리 보장을 위한 구청장 면담 촉구 기자회견’을 열고 장애인 권리 보장을 위한 10개 요구안을 발표했다.

단체들은 장애인 복지예산과 서비스가 축소되고 있다며 기존 사업의 재검토와 실질적인 지원 대책 마련을 촉구했다. 반면 구청 측의 구체적인 정책별 입장과 예산 편성 사유는 이번 기자회견 이후 공개된 설명에서 확인되지 않았다.

장종인 인천장애인차별철폐연대 사무국장은 구에 면담 요청 공문을 두 차례 보냈지만 회신을 받지 못했다고 주장했다.

주재영 인천장애인차별철폐연대 상임대표는 “지금 필요한 것은 형식적 답변이 아니라 책임 있는 면담과 실질적 대책”이라며 “우리가 요구하는 것은 특별한 혜택이 아니라 누구나 누려야 할 권리”라고 말했다.

평생교육센터 설치 계획 두고 입장 차

핵심 쟁점은 발달장애인 평생교육센터 설치 계획이다.

지광민 미추홀장애인자립생활센터장은 이영훈 전 구청장 시절 추진되던 평생교육센터 설치 계획이 김정식 구청장 취임 이후 재검토를 거쳐 백지화됐다고 주장했다. 해당 부지에 청년창업 클러스터를 조성하는 계획이 추진되고 있다는 설명도 덧붙였다.

지 센터장은 “청년 정책도 중요하지만, 그 때문에 장애인 교육권을 뒤로 미뤄도 되느냐”며 평생교육센터 설치 계획을 다시 추진해야 한다고 요구했다.

단체들은 자립생활센터 지원 확대도 촉구했다. 지 센터장은 관련 지원 사업이 2016년 이후 2곳에서 1곳으로 줄었다며 지원 기관을 다시 2곳으로 늘리고, 24시간 활동지원서비스 신규 지원도 재개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다만 평생교육센터 설치 계획 변경의 구체적인 배경과 자립생활센터 지원 규모 조정 사유에 관한 구청 측 설명은 원문에 담기지 않았다. 사업 변경의 필요성과 재정 여건 등을 둘러싼 구체적인 판단은 구의 추가 설명을 통해 확인할 필요가 있다.

활동지원·주간활동서비스 등 지원 확대 요구

장애인단체들은 활동지원서비스와 주간활동서비스 등 일상생활과 직결된 복지사업도 문제 삼았다.

김윤경 전국장애인부모연대 인천지부 회장은 주간활동서비스 신규 이용자 진입이 제한되고 있으며, 미추홀구에 최중증 장애인 통합돌봄센터가 없다고 주장했다. 그는 지난 7월 면담을 요청했지만 10월까지 답변을 받지 못했다며 구의 대응을 비판했다.

장종인 사무국장은 24시간 활동지원서비스의 경우 인천시가 2018년 권오진 씨 사망 이후 시범사업을 시작해 지원 규모를 확대해 왔지만, 미추홀구는 예산 부족을 이유로 2년째 신규 지원을 하지 않고 있다고 밝혔다.

단체들은 최중증 장애인의 안전과 생명 보호를 위해 신규 지원을 재개해야 한다는 입장이다. 다만 해당 사업의 연도별 지원 규모와 예산 편성 현황, 신규 지원 중단 사유에 대한 구체적인 자료는 이번 기자회견 내용만으로 확인하기 어렵다.

급식비·동료상담가 처우 개선도 요구

장애인 평생교육시설 이용자의 급식비와 장애인 동료상담가의 처우 문제도 도마에 올랐다.

박순남 바래미야학 사무국장은 평생교육시설 이용자 상당수가 기초생활수급자와 차상위계층이지만 급식비를 전액 부담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인천 계양구의 급식비 지원 사례를 들며 미추홀구에도 지원 대책을 마련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김홍규 인천뇌병변장애인인권협회 사무국장은 동료상담가 채용 때 경력과 관계없이 예산 범위에 맞춰 호봉을 적용하도록 한 지침을 비판했다. 그는 경력을 인정하면서도 이에 따른 재정 지원은 충분히 이뤄지지 않는다고 주장하며 관계기관 간담회와 재정 지원 대책을 요구했다.

이들 요구에 대한 구체적인 지원 가능 여부와 재정적 검토 결과 역시 추가 확인이 필요한 상황이다.

구 “최대한 빨리 면담 일정 확정”…단체는 농성 돌입

미추홀구는 기자회견 직후 구청장 면담을 요구한 단체에 당일 면담은 어렵다는 입장을 전달했다.

구 관계자는 “구청장이 오늘 외부 일정이 많아 면담이 어렵다”며 “일정을 조율하던 중이었고, 최대한 빨리 날짜를 잡아 연락하겠다”고 밝혔다.

구는 면담 일정을 조율하겠다는 입장이지만, 단체들은 구체적인 날짜를 확정해야 한다고 맞섰다. 결국 단체 관계자들은 구청장실 앞 복도로 이동해 농성을 시작했다.

이번 갈등은 평생교육센터 설치와 활동지원서비스, 급식비 지원 등 장애인 복지사업의 필요성과 재정 운용을 둘러싼 문제를 함께 드러냈다. 향후 구청장 면담에서 사업별 추진 경위와 예산 편성 사유, 서비스 확대 가능성에 대한 구체적인 설명이 나올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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