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행 조례 무시한 인천시… 여성가족재단 대표 임기 멋대로 줄이고 공모 강행

의정브리핑 | 이효영  기자 |입력

상위 조례(3년) 미확인한 채 정관(2년) 수정 후 대표이사 공모 진행… 2달 넘게 수장 공석 시의회 문화복지위 질타… 김경선 국장 “조례 확인 못 한 행정 착오 및 미숙” 인정 조례상 임기 규정 통째 삭제 입법예고… 의회 통제력 약화 및 ‘보은 인사’ 우려 증폭

최재현 인천시의회 문화복지위원장
최재현 인천시의회 문화복지위원장

인천광역시가 현행 자치법규조차 제대로 확인하지 않은 채 산하 출연기관인 인천여성가족재단 대표이사의 임기 단축을 추진하고, 재단은 상위 조례와 상충하는 공모 조치를 강행해 중대한 행정적 파행을 일으켰다.

현행 ‘인천광역시 여성가족재단 설립 및 운영에 관한 조례’는 대표이사의 임기를 ‘3년’으로 명확히 규정하고 있다. 그러나 재단 측은 지난 7월 27일 대표이사 임기를 2년으로 축소하고, 시장 교체 시 잔여 임기와 무관하게 신임 시장 임기 개시 전날 임기가 종료되도록 정관을 전격 개정했다.

이어 바로 다음 날 2년 임기의 신임 대표이사 공개모집 공고를 냈다. 전임 대표가 지난 6월 30일 퇴임한 후 두 달 이상 수장 공석 사태가 이어지는 상황에서, 조례 개정도 거치지 않은 채 하위 규정인 정관을 먼저 고치고 공모까지 밀어붙인 셈이다.

파장이 커지자 인천시는 뒤늦게 지난 7일 조례의 ‘임기 3년’ 조항을 통째로 삭제하고 대표이사 임기를 재단 정관에 위임하는 내용의 개정안을 입법예고했다.

시는 출자·출연기관장 임기를 2년으로 일원화한 별도 조례를 반영하기 위한 행정 절차라고 해명했지만, 조례상 임기 규정 자체를 없애버리면서 향후 대표이사 임기 변경에 대한 시의회의견 수렴과 견제 장치가 크게 무력화될 수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실제로 개정안대로라면 올해 임명될 신임 대표가 2년 뒤 연임할 경우, 박찬대 시장의 임기 만료 시점까지 재직이 가능해진다. 시장이 임명권과 연임 여부는 물론 기관장의 임기 주기까지 단독으로 통제할 수 있는 구조가 형성되는 셈이다.

이 같은 상위 법규 위반 및 행정 난맥상은 인천시의회 문화복지위원회 심사에서도 도마에 올랐다.

최재현 시의회 문화복지위원장(더불어민주당·남동6)은 질의를 통해 “공고를 낼 당시 조례와 공고문의 임기가 서로 다르게 작성된 이유가 무엇이냐”며 “단순한 실수나 행정 착오로 치부하기에는 법적 정당성을 흔드는 심각한 사안”이라고 강하게 질타했다.

이에 대해 김경선 인천시 여성가족국장은 “출자·출연기관장 임기 관련 조례에 맞춰 정관을 정비하는 과정에서 행정 착오로 정작 여성가족재단 설립 조례를 사전에 검토하지 못했다”며 “업무적으로 대단히 미숙했던 점을 인정한다”고 고개를 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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