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인학대 요양병원에 2년간 69억원 지원…김교흥, 등급 재심사·환수 법안 발의

종합브리핑 | 김은정  기자 |입력

2025년 36억8600만원·2026년 32억3600만원 지급 인천 요양병원, 정서적 학대 판정 뒤에도 1등급 유지해 4억원 받아 학대 정보와 의료기관 평가 연계 추진…노인복지법·건강보험법 개정안 발의

김교흥 국회의원
김교흥 국회의원

노인학대가 발생한 요양병원들이 건강보험심사평가원의 적정성 평가에서 1등급을 유지하며 최근 2년간 약 69억원의 지원금을 받은 것으로 나타났다. 학대 판정 정보가 의료기관 평가에 반영되지 않는 관리체계가 문제로 지적되면서, 학대 발생 병원의 평가등급을 재심사하고 지원금을 환수할 수 있도록 하는 법 개정이 추진된다.

더불어민주당 김교흥 국회의원은 노인학대 정보의 관계기관 간 연계를 강화하고 학대가 발생한 요양병원의 평가등급 재심사와 지원금 환수 근거를 마련하기 위해 「노인복지법」과 「국민건강보험법」 일부개정법률안을 대표발의했다고 밝혔다.

김 의원이 공개한 자료에 따르면, 2022년 노인학대가 발생한 요양병원 26곳은 2025년 36억8600만원의 지원금을 받았다. 이 가운데 23곳은 2026년에도 32억3600만원을 지급받았다. 두 해 지급액을 합치면 69억2200만원이다.

노인학대가 발생했는데도 2022년과 2023년 적정성 평가에서 연속으로 1등급을 유지한 요양병원은 5곳으로 파악됐다. 이들 병원이 2026년 받은 지원금은 총 11억1000만원 규모다.

인천에서도 유사한 사례가 확인됐다. 2022년 4월 인천의 한 요양병원에서는 간병인이 보호자 동의 없이 입원 환자의 머리카락을 삭발한 행위가 정서적 노인학대로 판정됐다. 그러나 해당 병원은 2022년 적정성 평가에서 1등급을 받아 1억1000만원을 지급받았고, 2023년 평가에서도 1등급을 유지해 2억9000만원을 추가로 받았다. 두 차례 지원금은 총 4억원이다.

문제는 노인학대 판정과 요양병원 적정성 평가가 별도로 관리된다는 점이다. 현행 평가에는 노인학대 발생 여부를 반영하는 항목이 없고, 노인보호전문기관이 학대를 판정하더라도 해당 정보가 보건복지부와 심평원 등 관계기관에 공유되는 체계가 마련돼 있지 않은 것으로 나타났다.

심평원은 전국 요양병원을 적정성 평가 결과에 따라 1~5등급으로 분류하고, 상위 등급 의료기관에 지원금을 지급한다. 하지만 학대 이력이 평가에 반영되지 않으면 환자 인권침해가 확인된 병원도 기존 평가등급을 유지해 재정 지원을 받을 수 있다.

평가와 지원금 지급 사이에 시차가 있다는 점도 관리 기준을 구체화해야 할 대목이다. 2022년 진료분에 대한 평가등급은 2024년에 결정되는 방식인 만큼, 학대 판정 정보를 어느 시점에 반영하고 이미 지급한 지원금에 어떤 기준을 적용할지 제도적 근거가 필요하다.

노인학대 판정 건수는 최근 증가 추세다. 보건복지부 자료에 따르면 전국 노인학대 판정 건수는 2022년 6807건에서 2023년 7025건, 2024년 7167건, 2025년 7973건으로 늘었다. 4년간 누적 건수는 2만8972건이다.

요양병원 내 노인학대 판정은 2022년 78건, 2023년 107건, 2024년 61건, 2025년 46건으로 집계됐다. 2023년 이후 감소했지만, 최근까지도 학대 사례가 확인되고 있어 입원 노인의 권익 보호와 의료기관 관리체계 개선이 과제로 남아 있다.

이번 개정안은 노인학대 판정 정보를 국가 차원의 관리체계와 연계하고, 학대가 발생한 요양병원의 평가등급을 재심사해 지원금을 환수할 수 있도록 하는 데 초점을 맞췄다. 학대 발생 여부가 의료기관 평가와 재정 지원에 실질적으로 반영되도록 제도적 근거를 마련하겠다는 취지다.

김교흥 의원은 “노인학대는 어르신들의 존엄한 노후를 위해 반드시 끊어내야 한다”며 “노인학대가 발생한 요양병원이 최우수 등급을 유지하며 지원금까지 받아가 국민적 공분을 사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노인학대 정보의 국가적 관리체계를 강화하고, 노인학대가 발생한 요양병원의 지원금 환수도 필요하다”며 “인권침해 사각지대에 놓인 어르신들의 권리가 보장될 수 있도록 최선의 노력을 다하겠다”고 강조했다.

개정안은 국회 심사와 의결 절차를 거쳐야 한다. 향후 입법 논의에서는 학대 판정 정보의 공유 범위와 평가등급 재심사 기준, 이미 지급된 지원금의 환수 요건 등을 구체화하는 것이 쟁점이 될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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