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철도사고 조사가 끝난 뒤 행정처분심의위원회가 열리기까지 최대 476일이 걸린 것으로 나타났다.
사고 조사가 마무리된 이후에도 행정처분 심의가 수개월에서 1년 넘게 지연되는 사례가 확인되면서, 안건 상정과 위원회 개최 시기를 정하는 객관적인 기준이 필요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국회 국토교통위원회 소속 정일영 의원(더불어민주당·인천 연수을)이 국토교통부에서 제출받은 ‘최근 5년간 철도안전 행정처분 및 심의위원회 운영 현황’을 분석한 결과, 철도사고 조사 완료일부터 행정처분심의위원회 개최까지 걸린 기간은 최소 11일에서 최대 476일로 나타났다.
작업자 사망사고에서도 장기간의 공백이 확인됐다.
2024년 8월 작업자 2명이 숨진 경부선 구로역 사고는 같은 해 10월 조사가 끝났지만 행정처분심의위원회는 343일이 지난 2025년 9월에야 열렸다. 최종 행정처분은 사고 발생 545일 뒤인 2026년 2월 이뤄졌다.
2025년 2월 발생한 동해선 근덕역 작업자 사망사고는 조사 완료 후 심의까지 476일이 걸렸다. 같은 해 8월 작업자 2명이 숨진 경부선 청도~남성현 사고도 313일이 소요됐다.
2024년 발생한 경부고속선 KTX-산천 탈선사고 역시 조사 완료 후 363일이 지나서야 심의가 진행됐다.
반면 2022년 수서고속선 통복터널 전차선 단전사고는 조사 완료 11일 만에 행정처분심의위원회가 열렸다. 사고별 특성과 조사 내용에 차이가 있다는 점을 감안하더라도 조사 완료 이후 심의까지 걸리는 기간에 상당한 편차가 나타난 셈이다.
위원회 운영 자체도 일정하지 않았다.
국토부 자료에 따르면 행정처분심의위원회는 2022년 한 차례도 열리지 않았다. 2023년과 2024년에는 각각 두 차례 개최됐으며, 2025년과 2026년에는 각각 한 차례 열렸다.
현행 ‘철도안전 행정처분 업무처리 절차에 관한 규정’에는 사고 조사가 끝난 안건을 언제까지 행정처분심의위원회에 상정해야 하는지, 위원회를 얼마나 자주 개최해야 하는지에 대한 구체적인 기준이 없다. 규정은 위원회의 구성과 심의사항, 소집 및 의결 절차 등을 정하고 있지만 정기적인 개최 주기는 별도로 규정하지 않고 있다.
항공 분야와는 차이가 있다. 항공분야 행정처분 업무처리 절차에서는 행정처분심의위원회를 분기별 개최하는 것을 원칙으로 하고, 안건 수와 사안의 중요도에 따라 개최 시기를 조정할 수 있도록 하고 있다.
정일영 의원은 사고 조사가 끝난 이후 심의까지 걸리는 기간이 사고마다 크게 다른 점을 들어 행정처분의 적시성과 일관성을 점검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정 의원은 “사고 조사가 모두 끝났는데 어떤 사고는 11일 만에 심의하고, 어떤 사고는 476일이 지나서야 심의하는 것은 행정처분의 일관성과 적시성 측면에서 점검이 필요하다”며 “특히 작업자가 목숨을 잃은 사고조차 수백 일이 지나서야 심의된 사례가 있는 만큼 현행 제도에 미비점은 없는지 살펴봐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같은 국토교통부의 항공분야는 분기별 개최를 원칙으로 두고 있는 만큼 철도분야 역시 사고의 중대성과 조사 완료 시점 등을 고려한 객관적인 안건 상정 및 심의 기준을 마련해야 한다”며 “행정처분이 불필요하게 장기화되지 않도록 체계적인 관리방안을 마련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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