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활용 최우수’ 컵라면 용기, 음식물 오염은 평가서 빠졌다

종합브리핑 | 김은정  기자 |입력

팔도 ‘왕뚜껑’·칠갑농산 ‘우리 쌀국수’ 등 재활용 최우수 등급 재질·구조 중심 평가…국물·기름 등 사용 후 오염은 반영 안 해 이용우 의원 “실제 재활용 가능성 반영하도록 평가기준 개선해야”

이용우 국회의원
이용우 국회의원

‘재활용 최우수’ 등급을 받은 일부 컵라면 용기가 실제 사용 후에는 음식물 오염 등으로 재활용이 어려울 수 있다는 지적이 나왔다.

국회 기후에너지환경노동위원회 소속 더불어민주당 이용우 의원이 한국환경공단에서 제출받은 자료에 따르면 팔도 ‘왕뚜껑’과 칠갑농산 ‘우리 쌀국수’는 2021년 포장재 재질·구조 평가에서 ‘재활용 최우수’ 등급을 받았다.

농심 ‘육개장 등 3종’과 팔도 ‘도시락’도 각각 ‘재활용 우수’ 등급을 받은 것으로 확인됐다.

현행 포장재 재활용 용이성 등급평가는 포장재의 재질과 색상, 무게, 부자재 분리 가능성 등을 기준으로 ‘재활용 최우수’부터 ‘재활용 어려움’까지 4개 등급을 부여한다.

컵라면 용기에 사용되는 폴리스티렌페이퍼(PSP)는 백색 단일재질로 제작하고 라벨이나 마개 등을 쉽게 분리할 수 있으면 높은 등급을 받을 수 있다.

하지만 실제 사용 과정에서 발생하는 음식물 오염은 평가 대상이 아니다. 국물과 기름 등이 용기에 남으면서 발생하는 착색이나 잔여 오염, 세척 이후 상태 등은 등급 산정에 반영되지 않는다.

문제는 정부 역시 음식물 오염을 PSP 재활용의 장애요인으로 보고 있다는 점이다. 기후에너지환경부는 지난 5월 음식물 오염과 유색 재질 등의 영향으로 PSP가 상당량 재활용되지 못하고 폐기돼 왔다고 밝힌 바 있다.

정부는 이에 따라 올해 6월부터 PSP 열분해 재활용 시범사업을 전국 5개 권역으로 확대했다. 다만 이는 기존 재활용 공정에서 처리하기 어려운 PSP의 활용 가능성을 높이기 위한 사업으로, 제품 단계에서 부여되는 재활용 용이성 등급과는 평가 목적이 다르다.

이용우 의원은 포장재의 재질과 구조만으로 재활용 가능성을 판단하는 현행 평가체계가 실제 폐기·재활용 과정과 차이가 있을 수 있다고 지적했다.

이 의원은 “순환경제의 핵심은 포장재를 어떤 재질로 만들었는지가 아니라 사용한 뒤 실제로 다시 자원으로 순환할 수 있느냐에 있다”며 “음식물 오염으로 상당량이 폐기되는 용기에 높은 재활용 등급을 부여하는 것이 현실에 부합하는지 살펴봐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식품용 포장재의 정상적인 사용 후 오염 상태와 실제 수거·선별·재활용 가능성을 평가기준에 반영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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