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인천 송도국제도시에 자리 잡은 재외동포청이 2027년 상반기 세종 이전을 추진한다. 인천시가 재외동포청의 지역 잔류를 전제로 독립청사 확보 방안을 논의해 온 가운데 정부가 이전 계획을 공식화하면서 지역사회와의 갈등이 다시 불거질 전망이다.
행정안전부는 13일 정부서울청사에서 수도권 소재 중앙행정기관 등 44개 기관, 공무원 정원 기준 9929명을 2027년부터 2031년까지 단계적으로 세종으로 이전하는 내용의 ‘2차 중앙행정기관 이전 세부 계획’을 발표했다.
이전 대상 가운데 재외동포청은 공무원 157명 규모로, 별도 청사 신축 없이 세종의 민간 임차공간을 활용해 내년 상반기 이전을 추진하는 6개 기관에 포함됐다. 정부는 수도권에 분산된 행정 기능을 세종으로 집중해 행정 효율성을 높이고 수도권 과밀 완화와 국가균형발전을 추진한다는 방침이다.
이번 계획은 청사 확보 방식과 기관별 업무 특성에 따라 두 갈래로 진행된다. 별도 청사가 필요하지 않은 27개 기관, 2995명은 2027년 중 세종의 민간 임차공간으로 이전한다. 재외동포청과 방송미디어통신위원회, 개인정보보호위원회, 원자력안전위원회, 국가인권위원회, 국가교육위원회 등 6개 기관은 상반기 이전을 우선 추진한다.
수사·보안·관제 등 업무 특성상 독립청사와 특수시설이 필요한 17개 기관, 6934명은 청사를 신축해 2031년까지 순차적으로 이전한다. 감사원과 경찰청, 공소청, 중대범죄수사청 등도 대상에 포함됐다. 다만 법무부와 성평등가족부를 비롯해 현행 행정중심복합도시법상 이전 제외기관으로 규정된 일부 기관은 관련 법 개정 시기에 맞춰 이전 시점을 정할 예정이다.
재외동포청 이전은 인천의 지역 현안과 직접 맞닿아 있다. 2023년 6월 송도국제도시에 개청한 재외동포청은 인천국제공항과의 접근성, 인천의 이민 역사 등을 고려해 유치가 추진됐다. 인천시는 재외동포청을 중심으로 인천을 재외동포 교류와 비즈니스의 거점으로 육성하겠다는 구상을 제시해 왔다.
그러나 재외동포청이 청사 임대차 계약 만료와 이용 편의 등을 이유로 이전을 검토하면서 갈등이 시작됐다. 인천시는 재외동포청의 인천 잔류를 촉구하며 민·관·정 공동 대응을 제안했고, 이후 지역 내 공공청사 등을 활용한 독립청사 확보 방안도 논의했다.
박찬대 인천시장은 지난달 28일 ‘2026 세계 한인 주간’ 기자간담회에서 인천을 700만 재외동포의 비즈니스 거점 도시로 육성하기 위한 독립청사 마련 계획을 밝힌 바 있다. 재외동포청도 인천시 소유 공공기관 건물 입주 등을 검토하며 인천 내 청사 이전 방안을 논의해 온 것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정부가 세종 이전 대상에 재외동포청을 포함하면서 인천시의 청사 확보 구상에도 변화가 불가피해졌다. 재외동포청 관계자는 정부 발표와 관련해 세종 이전을 사전에 협의하지 않았다는 취지로 설명하며, 구체적인 이전 내용을 파악한 뒤 인천시와 함께 정부와 협의하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지역사회에서도 반발이 나왔다. 김송원 인천경제정의실천시민연합 사무처장은 재외동포청 유치 과정에서 지역사회가 기울인 노력과 인천시의 독립청사 논의가 충분히 고려되지 않았다고 비판했다. 그는 인천시장이 시민사회와 공동 대응에 나서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전 비용도 과제로 남는다. 정부는 2027년 민간 임차청사 조성·운영비와 공무원 이주지원비 등에 약 897억원이 필요할 것으로 추산했다. 독립청사 건립 등에는 약 3조1000억원이 들 것으로 예상했으며, 내년도 기본설계비 약 286억원을 반영해 건립 절차에 착수할 계획이다.
행안부는 관계기관 협의와 공청회 등 법정 절차를 거쳐 중앙행정기관 이전계획을 변경·고시하고, 기관 이전 과정에서 민원과 인허가 등 행정서비스에 공백이 발생하지 않도록 대책을 마련할 방침이다.
재외동포청의 세종 이전이 추진되면서 인천시는 정부 계획에 대한 대응과 함께 재외동포 정책 거점으로서의 지역 역할을 어떻게 유지할지 검토해야 하는 상황에 놓였다. 이전 시기와 세부 절차가 확정되는 과정에서 인천시와 지역사회가 정부와 어떤 협의를 이어갈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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