차량 주행거리가 거꾸로 갔다…지난해 3만4974대, 관리체계는 미흡

종합브리핑 | 이효영  기자 |입력

자동차검사 기록상 주행거리 감소 차량 3년 연속 증가 지난해 감소 차량의 54%는 5만㎞ 이상 줄어 공단 “감소 원인 파악 어려워”…지자체·수사기관 별도 통보 안 해

모경종 국회의원
모경종 국회의원

자동차 정기·종합검사에서 직전 검사 때보다 주행거리가 줄어든 차량이 지난해 3만4974대에 달한 것으로 나타났다. 주행거리 조작이 법으로 금지돼 있지만, 주행거리 감소 자체가 별도로 관리·통보되지 않아 확인 체계가 미흡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국회 국토교통위원회 소속 모경종 더불어민주당 국회의원(인천 서구병)이 8일 한국교통안전공단에서 제출받은 자료에 따르면 주행거리 감소 차량은 2023년 2만9227대에서 2024년 3만1534대, 2025년 3만4974대로 증가했다. 2년 사이 약 20% 늘어난 수치다.

올해도 증가세가 이어지고 있다. 8월까지 자동차검사에서 주행거리가 직전 기록보다 줄어든 차량은 2만4141대로 집계됐다.

지난해 감소 차량 가운데 절반 이상은 주행거리가 크게 줄어든 것으로 나타났다. 3만4974대 중 1만9048대(54%)에서 5만㎞ 이상 주행거리가 감소했다.

자가용 승용차만 놓고 보면 주행거리 감소 차량은 1만2368대였다. 이 가운데 5690대는 5만㎞ 이상 줄어든 것으로 집계됐다.

현행 자동차관리법은 자동차 주행거리를 변경하는 행위를 금지하고 있다. 이를 위반하면 3년 이하 징역 또는 3000만원 이하 벌금에 처해질 수 있다. 다만 계기판 고장이나 파손 등 불가피한 사유에 따른 변경은 예외로 인정된다.

문제는 검사 과정에서 주행거리 감소가 확인되더라도 그 원인을 공단이 별도로 확인하거나 관계기관에 통보하는 체계가 마련돼 있지 않다는 점이다.

한국교통안전공단은 의원실에 주행거리 감소가 계기판 교체 때문인지, 과거 검사 과정에서 입력된 기록의 오류인지, 계기판 표시 한계를 넘어선 것인지 등을 검사 기록만으로 판단하기 어렵다는 취지로 설명했다.

이에 따라 지난해 3만4974대 가운데 실제로 정당한 사유가 확인된 차량이 몇 대인지도 공단이 별도로 파악하기 어려운 상황이다.

주행거리 변경이 모두 확인 불가능한 것은 아니다. 사고나 자연재해 등이 아닌 계기판 고장으로 주행거리계를 변경하는 경우에는 교통안전공단의 확인 절차를 거쳐야 한다. 이에 따라 계기판 고장 확인서와 자동차검사 기록을 연계하면 정상적인 절차를 거친 차량과 추가 확인이 필요한 차량을 구분할 수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중고차 거래 과정에서도 소비자가 주행거리 변동을 직접 확인해야 하는 구조다.

자동차 성능·상태점검기록부에는 점검 당시 계기판에 표시된 주행거리와 계기 작동 상태가 기록된다. 국토교통부의 ‘자동차365’를 통해 과거 자동차검사 당시 주행거리도 확인할 수 있지만, 구매자가 과거 기록을 직접 찾아 현재 주행거리와 대조해야 한다.

모경종 의원은 “작년 한 해에만 정기검사 기록상 주행거리가 거꾸로 간 차가 3만5000대 가까이 나오는데, 국가가 정기검사 때마다 기록한 것을 정작 아무도 관리하지 않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어 “조작이라면 범죄를 보고도 넘긴 것이고, 입력 오류라면 국민이 믿는 공공 기록이 틀린 것”이라며 “어느 쪽이든 지금처럼 둘 수는 없다”고 말했다.

모 의원은 “중고차를 사는 국민이 국가가 남긴 기록만큼은 믿고 볼 수 있어야 한다”며 주행거리 검사 기록을 보다 체계적으로 관리할 수 있는 방안을 마련하겠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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