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 맨홀 사망사고 1년3개월 만에 18명 송치…불법 재하도급·입찰정보 유출 드러나

종합브리핑 | 김은정  기자 |입력

인천환경공단 전·현직 직원 4명·업체 관계자 6명·자격증 대여자 8명 불구속 송치 맨홀 밀폐공간 작업에 감독관 미배치…금지된 하도급에 재하도급까지 이어져 전 이사장 입찰정보 사전 유출 확인…노동청, 현 이사장 중대재해처벌법 혐의 수사

인천 맨홀사고 현장
인천 맨홀사고 현장

작업자 2명이 숨진 인천 계양구 맨홀 사고가 발생한 지 1년3개월 만에 인천환경공단 전·현직 직원과 용역업체 관계자 등 18명이 공소청에 넘겨졌다. 경찰 수사에서는 사고 당시 현장 안전관리 부실뿐 아니라 발주처가 금지한 하도급이 재하도급으로 이어진 정황과 공단 전 이사장의 입찰정보 사전 유출 사실도 확인됐다.

인천경찰청 광역범죄수사대는 업무상과실치사와 입찰방해 등의 혐의로 인천환경공단 전·현직 직원 4명, 관련 업체 관계자 6명, 자격증 대여자 8명 등 18명을 불구속 송치했다고 7일 밝혔다. 법인 2곳도 함께 송치됐다.

사고는 지난해 7월 6일 인천 계양구 병방동의 맨홀에서 오수관로 현황을 조사하던 중 발생했다. 재하청업체 대표와 일용직 근로자 등 2명이 숨졌다.

경찰은 인천환경공단 직원 3명과 용역업체 관계자 3명이 밀폐공간인 맨홀 작업에 필요한 현장 관리·감독을 제대로 하지 않은 것으로 판단했다. 특히 현장에 감독관을 배치해야 하는 상황에서 관리자가 배치되지 않은 점을 사고 책임의 하나로 보고 업무상과실치사 혐의를 적용했다.

수사 과정에서 사고의 작업 구조도 문제로 드러났다.

인천환경공단은 해당 용역의 과업지시서에 하도급을 금지했지만, 실제 용역은 원도급업체에서 다른 업체로 넘어간 뒤 다시 사망한 작업자가 운영하던 업체까지 재하도급된 것으로 조사됐다. 경찰은 이 같은 중층적인 하도급 구조가 현장 안전관리의 책임을 불분명하게 만든 것으로 보고 관련 업체 관계자들을 수사했다.

입찰 과정에서도 별도의 문제가 확인됐다.

경찰은 인천환경공단 전 이사장이 용역업체 대표에게 해당 용역의 입찰정보를 사전에 유출한 사실을 확인하고 입찰방해 혐의를 적용했다. 해당 용역업체가 이번 사고와 관련된 사업 외에도 인천환경공단 등의 다른 용역을 낙찰받은 뒤 무등록 업체에 불법 재하도급한 정황도 수사 결과에 포함됐다.

자격 문제도 수사 대상에 포함됐다. 경찰은 자격 없이 측량 작업을 한 용역업체와 하도급업체 2곳을 송치하고, 무등록 업체에 통장 등을 빌려준 대여자들도 함께 송치했다. 관련 자격증 취소를 고용노동부에 요청했다.

경찰은 사고 직후 전담수사팀을 꾸리고 인천환경공단 본사와 가좌사업소, 인천·경기·대구 등에 있는 도급업체 사무실을 압수수색했다. 확보한 자료를 토대로 현장 안전관리·감독과 하도급 과정, 입찰 과정 등을 확인했다.

수사는 아직 끝나지 않았다.

중부지방고용노동청은 별도로 중대재해처벌법 위반 혐의와 관련해 인천환경공단 현 이사장을 불구속 입건했으며, 조만간 공소청에 송치할 예정이다. 법인인 인천환경공단도 양벌규정에 따라 함께 송치될 예정이며, 산업안전보건법 위반 혐의에 대한 수사도 이어지고 있다.

경찰 관계자는 발주처와 경영책임자의 위험관리 책임을 엄격하게 묻고, 현장 안전관리 부실로 이어지는 재하도급 구조를 계속 추적하겠다는 입장이다.

이번 수사의 핵심은 사고 당시의 현장 안전조치뿐 아니라 발주부터 실제 작업까지 책임과 관리가 어떻게 전달됐는지에 맞춰져 있다. 사고 이후 드러난 불법 재하도급과 입찰정보 유출은 단순한 현장 관리 문제를 넘어 용역 계약과 작업 수행 과정 전반에 대한 관리 체계가 적정했는지를 함께 살펴볼 사안으로 남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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