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정순의 정치현미경] 허종식은 성과로 답하고, 심재돈은 실력으로 증명하라

기획·특집 | 박정순  기자 |입력

허종식, 경인선 지하화·동인천역 개발 성과 입증해야 심재돈, 비판 넘어 실현 가능한 원도심 발전 대안 제시해야 공약 이행 실적과 사업 일정 공개… 주민 신뢰는 결과로 결정

[박정순의 정치현미경] 허종식은 성과로 답하고, 심재돈은 실력으로 증명하라
[박정순의 정치현미경] 허종식은 성과로 답하고, 심재돈은 실력으로 증명하라

경인선 지하화부터 동인천역 개발까지, 주민은 정치인의 약속이 아닌 결과를 원한다

인천 제물포구와 미추홀구 원도심의 시계는 왜 이토록 더디게 움직이는가.

경인선 지하화, 동인천역 개발, 승기천 복원, 원도심 재생. 이 지역의 미래를 좌우할 핵심 사업들은 선거 때마다 정치인들의 단골 공약으로 등장한다. 하지만 주민들에게 중요한 것은 사업의 이름이 아니다. 언제 시작하고, 언제 완성하며, 내 삶이 언제 달라지는가 하는 구체적인 답이다.

이 질문 앞에서 더불어민주당 허종식 국회의원과 국민의힘 심재돈 당협위원장 모두 책임 있는 답변을 내놓아야 한다. 한 사람은 현역 의원으로서 의정활동의 성과를 증명해야 하고, 다른 한 사람은 지역 발전을 약속하는 정치인으로서 구체적인 실행 능력을 보여줘야 한다.

정치인의 경력은 성과를 대신할 수 없고, 공약은 이행 계획 없이 완성되지 않는다.

첫째, 경인선 지하화와 동인천역 개발, 언제까지 약속만 반복할 것인가

경인선 지하화는 원도심의 주거환경과 교통, 지역경제를 바꿀 수 있는 중대한 사업이다. 허종식 의원은 철도 지하화 관련 특별법안을 대표 발의하며 사업 추진의 제도적 기반 마련에 나섰다. 이는 분명 평가할 대목이다. 그러나 법안 발의와 실제 사업 착수는 엄연히 다른 문제다.

경인선 지하화는 막대한 사업비와 재원 조달, 노선별 사업성 검토, 상부 부지 활용 계획 등 복잡한 과제를 안고 있다. 따라서 허 의원은 특별법을 발의했다는 사실을 성과의 종착점으로 삼아서는 안 된다. 인천 구간이 국가 계획에서 어떤 위치를 차지하고 있는지, 사업 추진을 위해 어떤 협의를 진행했는지, 재원 마련과 후속 일정은 어떻게 되는지 주민에게 구체적으로 설명해야 한다.

심재돈 위원장도 예외가 아니다. 그는 2024년 총선 당시 경인선 지하화와 제물포캠퍼스 인천대 부지 복합개발 등 지역 현안 해결을 내세웠다. 그렇다면 지금 필요한 것은 당시의 약속을 다시 되풀이하는 일이 아니라 그 약속을 현실로 만들기 위한 구체적인 대안이다.

동인천역 민자역사 개발도 마찬가지다. 오랫동안 지역의 골칫거리로 남아 있는 민자역사 문제는 단순한 건물 철거만으로 끝날 일이 아니다. 철거 이후 어떤 시설을 유치하고, 어떤 방식으로 상권을 살리며, 주민에게 어떤 편익을 제공할 것인지가 핵심이다.

허 의원은 사업 추진을 위한 협의와 실질적인 진전 상황을 공개해야 한다. 심 위원장은 사업을 앞당길 수 있는 정책 제안과 관계 기관 협의, 실현 가능한 대안을 제시해야 한다.

두 사람이 모두 지역 발전을 이야기해 왔다면 이제는 서로의 공약을 공격하는 데 그칠 것이 아니라 각자의 역할과 권한 안에서 무엇을 했는지 주민 앞에 내놓아야 한다.

둘째, 허종식 의원에게 묻는다… 재선의 무게에 걸맞은 성과가 있는가

현역 국회의원에게는 공약을 내놓는 것 이상의 책임이 있다. 입법과 예산, 정부 부처와의 협의, 지방정부와의 조정 등 활용할 수 있는 수단을 통해 지역 현안을 진전시켜야 한다.

허종식 의원은 원도심 발전과 수도권정비계획법 개정 필요성, 경인선 지하화, 동인천역 개발 등을 강조해 왔다. 그렇다면 주민들은 이제 선언보다 결과를 보고 싶어 한다.

첫째, 지역 발전을 가로막는 규제를 개선하기 위해 어떤 입법 활동을 했고, 실제로 어떤 변화가 있었는가.

둘째, 경인선 지하화와 동인천역 개발을 위해 관계 기관과 어떤 협의를 진행했으며, 현재 해결되지 않은 장애물은 무엇인가.

셋째, 지역 주민의 생활과 직결된 교통·주거·상권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어떤 예산과 정책적 성과를 확보했는가.

이 질문들에 대해 구체적인 자료와 일정으로 답할 때 비로소 의정활동의 성과를 평가할 수 있다.

물론 모든 지역 사업을 국회의원 한 사람의 공으로 돌릴 수도 없고, 모든 지연을 그 한 사람의 책임으로 돌릴 수도 없다. 중앙정부와 인천시, 지방자치단체, 사업 시행자 모두의 역할이 있기 때문이다. 그러나 바로 그렇기 때문에 현역 의원은 자신의 권한으로 무엇을 추진했고, 어느 단계에서 누구와 협의하고 있으며, 무엇이 막혀 있는지 더욱 투명하게 밝혀야 한다.

정치인은 사업이 잘되면 자신의 공으로 내세우면서 지연되면 다른 기관의 책임이라고 말해서는 안 된다. 주민이 원하는 것은 성과를 독점하는 정치인이 아니라 문제를 끝까지 해결하는 정치인이다.

허 의원이 재선 의원의 무게를 강조하고 싶다면, 그에 걸맞은 실적과 후속 계획으로 답해야 한다.

셋째, 심재돈 위원장에게 묻는다… 비판을 넘어 대안을 실현할 능력이 있는가

심재돈 위원장에게도 분명한 질문이 있다.

검사 출신이라는 이력과 정치적 문제 제기 능력이 지역 발전의 성과를 보장해 주지는 않는다. 주민들이 평가하는 기준은 출신 직업이나 정치적 구호가 아니라 지역 문제를 얼마나 정확하게 이해하고, 실현 가능한 해법을 얼마나 구체적으로 제시하는가에 있다.

심 위원장은 총선 당시 인천공항과 원도심을 연결하는 교통 기반시설, 동인천역과 인천역 역세권 개발, 제물포캠퍼스 부지 활용 등을 제안했다. 이러한 구상은 지역경제 활성화라는 측면에서 검토할 가치가 있다. 하지만 제안이 있다는 것과 정책이 실행된다는 것은 별개의 일이다.

인천공항 환승객을 원도심으로 유치하겠다면 어떤 관광 콘텐츠를 개발할 것인가. 교통 연결에 필요한 비용과 사업 주체는 누구인가. 동인천역과 인천역 주변 상권에는 어떤 경제적 효과가 발생하며, 기존 상인과 주민은 어떻게 혜택을 받을 것인가.

이런 질문에 답할 수 있어야 한다.

또한 지역 활동을 평가받으려면 주민 간담회나 현장 방문 횟수만으로는 부족하다. 주민의 민원이 실제로 해결됐는지, 제안한 정책이 관계 기관의 검토와 사업 계획에 반영됐는지, 추진이 어려운 사안에 대해서는 어떤 대안을 제시했는지 공개해야 한다.

심 위원장이 현역 의원을 비판하는 데 그친다면 자신의 정치적 존재 이유를 충분히 입증하기 어렵다. 상대의 부족한 점을 지적하는 것은 정치의 일부일 뿐이다. 그보다 더 중요한 것은 자신이 더 나은 해법을 제시하고 실행할 수 있다는 사실을 보여주는 것이다.

지역 발전을 원한다면 정치적 비판보다 정책의 구체성이 앞서야 한다. 심 위원장에게 필요한 것은 또 하나의 선언이 아니라 주민이 검증할 수 있는 실행 계획이다.

이제는 두 사람 모두 성적표를 공개하라

허종식 의원과 심재돈 위원장에게 요구하는 것은 무리한 일이 아니다.

경인선 지하화의 추진 단계와 향후 일정, 동인천역 개발의 진행 상황과 남은 과제, 승기천 복원의 계획과 장애 요인, 원도심 재생을 위한 예산과 정책 제안을 공개하라는 것이다. 여기에 각자의 공약 이행 실적과 미진한 부분, 앞으로의 구체적인 일정까지 더한다면 주민들은 누구의 말이 더 현실적이고 책임 있는지 판단할 수 있을 것이다.

두 사람 모두 지역 발전을 말할 권리는 있다. 그러나 그 말이 주민의 신뢰를 얻으려면 검증을 견뎌야 한다.

허 의원은 현역 의원이라는 지위에 걸맞은 성과를 입증해야 한다. 심 위원장은 대안과 실행 능력을 입증해야 한다. 어느 한쪽의 실패가 다른 한쪽의 성공을 의미하지도 않는다. 한 정치인이 부족하다고 해서 경쟁 정치인이 자동으로 유능해지는 것은 아니기 때문이다.

원도심 주민들은 정당의 색깔보다 생활의 변화를 원한다. 낡은 주거환경이 개선되고, 교통이 편리해지고, 침체된 상권에 사람이 모이며, 오랫동안 미뤄진 사업이 한 단계씩 앞으로 나아가는 모습을 원한다.

정치인은 선거 때마다 미래를 약속한다. 그러나 주민은 그 미래가 언제 현실이 되는지 묻고 있다.

허종식은 재선의 성과로 답하라. 심재돈은 실행 가능한 대안으로 증명하라. 두 사람 모두 주민 앞에 공약 이행 성적표를 내놓아라.

제물포구와 미추홀구 주민들이 더 이상 듣고 싶지 않은 것은 새로운 약속이 아니라, 오래된 약속을 다시 포장하는 정치다. 이제는 말이 아니라 결과로 평가 받을 때다.

박정순 전 서울경제신문 기자
박정순 전 서울경제신문 기자

글 : 박정순
- 정당인
- 언론인(서울경제신문, 인천일보, 경인방송)
- 전) 미단시티개발(주) SPC 마케팅본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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