심평원 전문심사 인력 3년 새 25% 감소…진료비 124조 심사 부담 커져

종합브리핑 | 김은정  기자 |입력

전일 근무 환산 상근위원 43명…전문심사 건수는 4년간 48.9% 증가 영상의학과 등 3개 과 상근위원 전무…비상근위원 3명 중 1명은 심사 실적 없어 허종식 의원 “보수·근무체계 개선하고 진료과별 인력 공백 해소해야”

허종식 국회의원
허종식 국회의원

연간 124조 원이 넘는 건강보험 진료비를 심사하는 건강보험심사평가원(심평원)의 전문심사 인력이 감소한 반면 심사 업무량은 늘어난 것으로 나타났다. 일부 진료과는 상근 심사위원이 한 명도 없고, 위촉된 비상근위원 상당수도 실제 심사에 참여하지 않아 인력 운영 전반을 점검해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국회 보건복지위원회 소속 더불어민주당 허종식 의원은 16일 심평원에서 제출받은 ‘진료심사평가위원회 심사위원 운영 현황 및 심사 업무량’ 자료를 분석한 결과, 올해 8월 기준 상근 심사위원은 59명으로 집계됐다고 밝혔다.

국민건강보험법상 상근 심사위원은 90명 이내에서 둘 수 있다. 현재 인원은 법정 상한의 65.6% 수준이다. 특히 근무일수를 반영해 전일 근무 기준으로 환산하면 실제 인력은 43.0명으로 줄어든다. 상근위원 59명 가운데 주 5일 근무자는 21명에 그쳤으며, 주 4일 13명, 주 3일 8명, 주 2일 17명이었다.

상근위원 감소세도 이어졌다. 인원은 2023년 79명에서 2024년 70명, 2025년 61명으로 줄었고 올해 8월에는 59명까지 감소했다. 2023년과 비교하면 3년 사이 20명, 25.3% 줄어든 규모다. 전일 근무 기준 환산 인력도 같은 기간 53.2명에서 43.0명으로 10.2명 감소했다.

반면 전문심사 업무량은 증가했다. 심사위원이 직접 처리한 전문심사 건수는 2021년 47만2011건에서 2025년 70만2684건으로 48.9% 늘었다. 전일 근무 기준 상근위원 1인당 연간 전문심사 건수도 같은 기간 3219건에서 5454건으로 69.4% 증가했다.

심사 대상 진료비 역시 2021년 93조5000억 원에서 2025년 124조5000억 원으로 33.1% 늘었다. 심사 대상과 업무량이 확대되는 상황에서 전문 인력이 줄면서 위원 1인당 부담이 커지는 구조다. 다만 업무량 증가가 곧바로 심사 품질 저하를 의미하는 것은 아닌 만큼, 심사 처리 기간과 결과의 적정성 등 관련 지표를 함께 살펴볼 필요가 있다.

진료과별 인력 편중도 문제로 제기됐다. 올해 8월 기준 영상의학과·진단검사의학과·가정의학과에는 상근 심사위원이 한 명도 없었다. 외과 상근위원은 2023년 10명에서 올해 4명으로 60% 줄었고, 심장혈관흉부외과도 같은 기간 4명에서 2명으로 감소했다. 산부인과와 신경과, 비뇨의학과, 이비인후과, 정신건강의학과 등 15개 진료과·분야에는 상근위원이 각각 1명만 배치돼 있었다.

비상근 심사위원의 실제 참여율도 과제로 꼽혔다. 2021~2024년 위촉된 비상근위원 가운데 매년 31~33%는 해당 연도 심사 실적이 없었다. 2024년에는 위촉위원 559명 중 183명이 한 건도 심사하지 않았다. 올해 정신건강의학과의 경우 비상근위원 6명이 위촉됐지만 실제 심사에 참여한 인원은 없었다.

상근위원의 퇴직 규모도 커졌다. 퇴직자는 2023년 11명에서 2024년 19명, 2025년 27명으로 늘었다. 심평원은 상근위원 충원에 어려움을 겪는 이유로 강원 원주 이전에 따른 전문인력 유입의 한계와 지원 규모 감소를 제시했다. 2025년 기준 주 5일 전일 근무 상근위원의 연간 보수는 1억4264만 원이다.

허 의원은 전문심사 인력 부족이 건강보험 재정 관리와 심사 전문성에 영향을 줄 수 있다고 지적했다. 그는 “연간 124조 원의 진료비를 심사하는 국가 핵심 기관에서 실제로 일하는 상근 심사위원이 전일 근무로 환산하면 43명에 불과하고, 일부 진료과는 상근위원이 아예 없으며 필수의료인 외과는 3년 새 10명에서 4명으로 줄었다”고 말했다.

이어 “원주 이전 이후 전문의 유입이 어렵다면 보수체계 개편을 포함한 처우 개선, 원격·유연근무 확대, 진료과별 최소 인력 기준 마련 등 구체적인 대책이 필요하다”며 “명단만 올려놓고 활동하지 않는 비상근위원 위촉 체계도 실제 참여 실적을 기준으로 전면 재정비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전문심사 인력 감소와 업무량 증가가 동시에 나타난 만큼, 상근위원 충원과 진료과별 전문인력 배치, 비상근위원의 실질적인 참여를 함께 개선할 수 있는 대책 마련이 과제로 남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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