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천억원 세종 공동캠퍼스, 대학 간 학점교류는 아직 없다

종합브리핑 | 이지현  기자 |입력

3,193억원 투입해 대학·연구시설 공유…정규 공동교과목·학점교류는 개교 후 전무 2027년 1학기 과목 공유 추진하지만 참여 대학·과목·수강신청 체계 미정 정일영 의원 “시설 공유 넘어 설립 취지에 맞는 교육과정 운영 필요”

정일영 국회의
정일영 국회의

3천억원이 넘는 사업비가 투입된 세종 공동캠퍼스가 개교 이후 대학 간 정규 교육과정을 공유하지 못한 것으로 나타났다. 여러 대학이 한 공간에서 시설을 함께 사용하는 형태는 갖췄지만, 다른 대학의 강의를 수강하고 학점으로 인정받는 핵심 기능은 아직 가동되지 않고 있다.

국회 국토교통위원회 소속 정일영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행정중심복합도시건설청으로부터 제출받은 자료에 따르면 세종 공동캠퍼스에서는 개교 이후 현재까지 입주 대학 간 공동 개설 정규 교과목이나 학점교류 과목이 운영되지 않았다.

세종시 집현동에 조성된 세종 공동캠퍼스는 여러 대학이 강의실과 연구실, 도서관, 기숙사 등 교육·연구시설을 공유하는 방식으로 만들어졌다. 대학별 캠퍼스를 따로 조성하는 대신 공동시설을 활용해 교육과 연구의 교류를 확대하고 융복합 교육과 산학협력을 활성화한다는 취지다.

하지만 현재까지 이 같은 취지가 정규 교육과정에서는 구현되지 않은 셈이다.

사업비 규모는 3,193억원에 이른다. 임대형 캠퍼스와 공동시설 조성에 2,819억원, 행복기숙사 건립에 374억원이 투입됐다.

운영비도 별도로 편성됐다. 세종공동캠퍼스운영법인 예산은 2024년 27억7,200만원에서 2025년 48억8,100만원, 2026년 59억1,100만원으로 증가했다. 3년간 편성된 예산만 135억6,400만원이다.

문제는 시설을 공유하는 것과 교육과정을 공유하는 데 필요한 운영체계가 다르다는 데 있다.

학생이 다른 입주 대학의 정규 강의를 듣고 자신의 소속 대학에서 학점으로 인정받으려면 대학별 학사일정과 수강신청 방식, 교과목 기준, 학점 인정 절차 등을 맞춰야 한다. 강의 공간을 함께 사용하는 것만으로는 대학 간 학점교류가 자동으로 이뤄지지 않는다.

행복청은 공동캠퍼스 조성 과정에서 충남대·공주대·한밭대 등이 참여하는 공동교육과정 등 ‘공유대학 모델’을 제시해 왔다. 2024년 개교 당시에도 대학 간 교육·연구 자원 공유와 융합교육을 주요 기능으로 제시했다.

현재 운영되는 대학 간 교류 역시 정규 학점 과정과는 거리가 있다. 비학점 인문학 과정과 세미나, 창업캠프 등 비교과 프로그램은 운영되고 있지만 학생들이 입주 대학의 정규 수업을 교차 수강하는 체계는 마련되지 않았다.

공동캠퍼스 운영위원회는 2027년 1학기부터 입주 대학 간 개설과목을 공유한다는 계획을 세웠다. 다만 행복청이 제출한 자료상 구체적인 과목과 참여 대학, 담당 교수, 수강정원, 학점 인정 여부 등은 아직 확정되지 않은 상태다.

공동 수강신청 체계도 별도로 구축되지 않았다. 결국 내년 1학기 시행을 목표로 하고 있지만, 실제 학생들이 어떤 과목을 어떤 절차로 신청하고 학점을 어떻게 인정받을지에 대한 세부 운영안은 아직 마련되지 않은 것이다.

정 의원은 공동캠퍼스가 단순한 대학 시설 집적에 머물러서는 안 된다는 입장이다.

정 의원은 “세종 공동캠퍼스는 여러 대학이 한 공간을 사용하는 것을 넘어 교육과 연구 자원을 공유하고 대학 간 교류를 활성화하기 위해 조성된 사업”이라며 “상당한 예산이 투입된 만큼 공동캠퍼스의 설립 취지에 맞는 교육 프로그램이 실제 운영될 수 있도록 점검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이어 “공동교육이 지연되고 있는 원인이 무엇인지, 행복청과 운영법인이 대학 간 협력을 위해 어떤 역할을 해왔는지 살펴보고 향후 공동강의와 학점교류가 실질적으로 이뤄질 수 있도록 구체적인 추진계획을 점검하겠다”고 밝혔다.

결국 세종 공동캠퍼스의 다음 단계는 ‘공간 공유’를 넘어 ‘교육과정 공유’를 실제 학사제도로 정착시키는 데 달려 있다. 2027년 1학기 계획이 실제 공동강의와 학점교류로 이어지기 위해서는 참여 대학과 교과목 확정뿐 아니라 대학별 학사제도를 연결할 수 있는 수강신청·학점인정 기준까지 함께 마련해야 하는 상황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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