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훈기 의원 “불법촬영물 삭제 요청했는데 피해자 신상 노출…피해 규모도 못 잡아”

종합브리핑 | 이효영  기자 |입력

방미통위는 피해자료 미보유…방미심위 22건·13명, 성평등가족부 10여 건, 구글 37건 ‘완전 삭제’ 확인 이틀 뒤 3건 추가 삭제…열람·다운로드·재유포 여부도 확인 안 돼 이 의원 “기관별 집계 기준 통일하고 구글 개인정보 보호조치 조사해야”

이훈기 국회의원
이훈기 국회의원

불법촬영물 삭제를 요청하는 과정에서 피해자 신상정보가 외부 사이트에 노출된 가운데 관계기관마다 파악한 피해 규모가 달라 전체 피해 상황조차 확인되지 않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더불어민주당 이훈기 국회의원(인천 남동을)이 2026년 국정감사를 앞두고 방송미디어통신위원회(방미통위), 방송미디어통신심의위원회(방미심위), 성평등가족부, 구글에서 제출받은 자료를 분석한 결과다.

사건의 발단은 구글의 삭제 요청 정보 외부 제공 과정에서 발생했다. 구글은 인터넷 게시물 삭제 요청 정보를 2002년부터 외부 연구 데이터베이스인 L사에 제공해 왔다.

성평등가족부는 불법촬영물 유포를 막기 위해 구글에 삭제를 요청해 왔지만, 지난 8월 12일 삭제 요청 정보의 외부 제공 과정에서 이용자 동의 절차가 사라진 사실을 확인했다. 이후 L사 사이트에 삭제 요청 과정에서 제출된 정보가 노출됐고, 피해자를 특정할 수 있는 성명·별칭·직업·학교 등의 정보도 공개된 것으로 파악됐다.

성평등가족부는 같은 달 25일 구글에 해당 게시물의 삭제를 요청했다.

문제는 이후 피해 규모를 파악하는 과정에서 드러났다. 기관마다 집계 기준과 수치가 달랐다.

방미통위는 피해 규모와 노출 항목에 관한 자료를 보유하고 있지 않다고 답했다. 방미심위는 게시물 22건과 피해자 13명을 파악했고, 성평등가족부는 10여 건을 집계했다. 구글은 37건으로 집계했다.

기관별 집계 단위도 달랐다. 게시물과 피해자, 신고 건수 등이 각각 기준으로 사용되면서 전체 피해 규모를 확인할 수 있는 통합 자료가 없는 상태다.

2차 피해 여부도 확인되지 않았다. 노출된 정보가 실제로 얼마나 열람됐는지, 다운로드나 복제가 이뤄졌는지, 다른 사이트에 재유포됐는지에 대한 자료가 관계기관에 없었다.

기관 간 정보 전달에도 차이가 있었다. 성평등가족부는 8월 12일 문제 상황을 파악해 구글을 통한 삭제 요청 업무를 중단했고 방미통위에도 관련 내용을 전달했다. 방미심위에는 8월 26일 상황이 전달됐다.

방미심위는 이후 피해 정보가 노출된 URL 18건에 대한 긴급 심의에 들어갔다. 이 가운데 16건은 접속 차단하고 6건은 선제적으로 삭제했다.

삭제가 제대로 이뤄졌는지를 확인하는 과정에서도 추가 사례가 나왔다.

방미통위는 9월 4일 구글을 통해 문제 게시물이 모두 삭제된 사실을 확인했다고 밝혔지만, 이틀 뒤인 6일 구글이 추가 신고를 접수해 3건을 추가 삭제했다.

당초 삭제가 완료됐다고 확인한 이후 추가 게시물이 확인되면서 삭제 여부를 어떤 범위와 방식으로 확인했는지에 대한 점검도 필요해졌다.

이훈기 의원은 피해자가 삭제를 요청하기 위해 제출한 정보가 다시 노출된 점을 문제로 지적하면서 구글의 개인정보 보호조치와 대응 과정에 대한 조사를 요구했다.

이 의원은 “불법촬영물로 고통받는 피해자가 절박한 마음으로 제출한 신상정보와 피해 내용이 다시 공개된 것은 피해구제 절차가 2차 가해의 통로로 뒤바뀐 심각한 사태”라며 “불법촬영물 유통방지 의무가 있는 구글의 개인정보 보호조치와 대응 과정에 위법 사항이 없었는지 철저히 조사해야 한다”고 말했다.

기관 간 대응체계도 개선 대상으로 제시했다. 이 의원은 지난 6월 디지털 성범죄 예방·수사·차단·피해자 지원을 위한 범정부 디지털성범죄 대응 협의체가 출범했지만, 이번 사안에서 기관 간 정보 공유와 피해 규모 집계가 제대로 이뤄지지 않았다고 지적했다.

이어 “기관별 피해 집계 기준을 통일하고 신고 접수부터 삭제, 재유포 확인까지 공동 대응 절차를 정비해 범정부 대응체계가 실질적으로 작동하도록 해야 한다”고 말했다.

구글은 외부 기관에 전달할 정보를 사람이 직접 검증하는 과정에서 오류가 발생해 일부 정보가 의도치 않게 공유됐다는 취지로 해명했다. 성평등가족부는 구글에 정확한 피해 규모와 사고 발생 경위를 요청한 상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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