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주민을 대표하는 기초의원이 의회 워크숍 현장에서 소속 의회 사무국장을 무차별 폭행해 경찰에 고소당하는 초유의 사태가 발생했다. 특히 폭행을 가한 구의원은 헬스트레이너 출신의 건장한 체격인 반면, 피해자는 방어 능력이 없는 후천적 중증 지체장애인으로 밝혀져 지역 사회의 공분이 걷잡을 수 없이 확산하고 있다.
8일 사법당국과 시사저널 취재를 종합하면, 인천 계양구의회 사무국장 A씨(59)는 지난 7일 국민의힘 소속 여재만(42) 계양구의원을 상해 혐의로 인천 계양경찰서에 고소했다.
고소장에 따르면 사단은 지난 2일 오후 9시쯤 인천 강화군에서 진행된 ‘계양구의회 합동 세미나’ 숙소에서 벌어졌다. 여 의원은 A씨가 자신에게 ‘반말을 했다’는 이유로 주먹과 발을 이용해 A씨를 폭행한 혐의를 받는다.
당시 안경을 쓰고 있던 A씨는 얼굴 부위를 집중 가격당해 안구 타박상, 안면부 찰과상, 부종, 뇌진탕 등으로 전치 2주의 진단을 받았다. 극심한 신체적 고통 외에도 두통과 구토감, 불면증, 대인기피 등 정신적 트라우마를 호소하며 신경정신과 치료를 병행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A씨는 경찰 조사에서 “여 의원은 180㎝가 넘는 체격에 과거 헬스트레이너와 헬스클럽 관장을 지낸 인물”이라며 “무자비한 타격에 정신을 잃었고, 깨어난 후에는 살의를 느낄 만큼 극심한 공포에 시달렸다”고 진술했다.
더욱이 본지 취재 결과 피해자 A씨는 유아 시절 소아마비 후유증으로 평생 불편을 안고 살아온 ‘하지 지체 중증장애인’인 것으로 확인됐다. 건장한 체격의 1984년생 청년 의원이 신체적 방어 능력이 전무한 1967년생 중증장애인 공직자에게 무차별적 폭력을 행사한 꼴이다.
사태가 알려지자 공직사회와 시민단체는 즉각 폭발했다. 전국공무원노동조합 계양구지부는 성명을 통해 “주민을 대표하는 공인이 우월적 지위를 앞세워 폭력을 행사한 것은 결코 정당화될 수 없다”고 규탄했다. 인천계양평화복지연대 역시 “민주주의 제도의 신뢰를 무너뜨린 반민주적 중대 범죄”라며 여 의원의 자진 사퇴를 강력히 요구하고 나섰다.
정치권의 압박도 거세지고 있다. 더불어민주당 소속 계양구의원들은 7일 성명을 내고 “구의회의 명예와 신뢰를 심각하게 훼손해 씻기 어려운 오명을 안겼다”며 여 의원의 즉각적인 윤리위원회 회부와 국민의힘 차원의 공식 사과를 촉구했다.
논란이 걷잡을 수 없이 커지자 계양구의회 문미혜 의장은 7일 임시회 본회의에서 “불미스러운 사태에 무거운 책임을 통감한다”며 “의회 윤리특별위원회에 이번 사안을 회부해 엄중히 책임을 묻겠다”고 공식 입장을 밝혔다. 의회 안팎에서는 사안의 엽기성과 중대성을 감안할 때 최고 수위 징계인 ‘제명’ 처분이 불가피할 것이라는 관측이 지배적이다.
한편, 여 의원은 지난 3일 A씨에게 문자메시지를 보내 “행동이 정당화될 수 없으며 깊이 반성한다”고 고개를 숙였으나, A씨 측은 “사과와 법적 책임은 별개”라며 단호한 입장을 고수했다. 경찰은 조만간 여 의원을 피의자 신분으로 소환해 사건 경위를 엄정하게 조사할 방침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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