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 충남 엑소' 안희정, 8년 만에 정치 행사 등장…여성계 “공적 활동 중단하라” 강력 규탄

종합브리핑 | 이지현  기자 |입력

박정현 부여군수 출판기념회 참석…지지자들과 기념 촬영도 여성단체 “성폭력 가해자 비호는 카르텔…피해자 고통 외면” 정의당 “지선 앞둔 유권자 모욕”…민주당 향해 날 선 비판

부여군수 출판기념회에 참석한 안희정 전 충남지사(왼쪽)
부여군수 출판기념회에 참석한 안희정 전 충남지사(왼쪽)

수행비서를 성폭행한 혐의로 징역형을 복역하고 만기 출소한 안희정 전 충남도지사가 최근 정치 행사에 모습을 드러내자 지역 여성단체와 정치권이 강력히 반발하고 나섰다. 8년 만의 공식 석상 등장을 두고 “성폭력 가해자의 공적 복귀 시도”라는 비판이 쏟아지고 있다.

대전여성단체연합은 10일 성명을 내고 “권력형 성폭력 범죄를 저지른 가해자 안 전 지사가 정치 행사에 참석하며 공적 영역에 모습을 드러낸 것에 대해 깊은 분노와 우려를 표한다”며 “안 전 지사는 공적·정치적 활동을 당장 중단하라”고 촉구했다.

안 전 지사는 지난 7일 충남 부여국민체육센터에서 열린 박정현 부여군수의 저서 ‘변방에서 부는 바람’ 출판기념회에 참석했다. 박 군수는 안 전 지사의 도지사 재임 시절 정무부지사를 지낸 측근으로, 오는 6월 지방선거에서 대전·충남 통합특별시장 후보군으로 거론되는 인물이다.

이날 안 전 지사는 별도의 공개 발언은 하지 않았으나, 행사 시작 전 일찍 도착해 2시간 넘게 자리를 지켰다. 주최 측이 “이 자리에 함께 있다는 사실만으로도 충분히 의미 있는 분”이라고 소개하자 자리에서 일어나 청중에게 고개 숙여 인사했으며, 지지자들과 기념사진을 촬영하기도 했다.

악수하는 안희정 전 충남지사
악수하는 안희정 전 충남지사

박 군수는 안 전 지사를 향해 “사실상 저를 정치하게 만든 사람”이라며 “잘못하면 또 비난받을 수 있을 텐데 출판기념회에 온 것을 보니 너무 고맙고 죄송스러워 눈물이 난다”고 감정을 드러냈다. 또한 “나를 키워놨으니 격려 한마디 해주려는 마음으로 온 것이라 생각한다”고 덧붙였다.

이에 대해 여성단체는 정치권이 가해자를 비호하고 있다고 직격했다. 단체는 “행사에 참석한 민주당 의원들이 ‘안 동지, 반갑다’며 가해자를 추켜세운 것은 성폭력 피해자의 고통을 외면한 처사”라며 “이러한 시도는 우리 사회가 쌓아온 성폭력 인식과 책임의 기준을 훼손하는 행위이자 권력이 서로를 비호하는 카르텔에 다름없다”고 지적했다.

정치권에서도 비판의 목소리가 나왔다. 정의당은 “성폭력 범죄자가 지방선거를 앞두고 정치 행사에 등장한 것은 피해자에게 또 한 번의 폭력을 가하는 행위이며 유권자에 대한 명백한 모욕”이라며 “가해자의 정치 행보를 방조하는 민주당과 박 군수를 강력히 규탄한다”고 밝혔다.

안 전 지사는 2017년부터 수행비서를 수차례 성폭행 및 성추행한 혐의로 기소돼 2019년 대법원에서 징역 3년 6개월이 확정됐으며, 2022년 8월 만기 출소했다. 공직선거법에 따라 안 전 지사는 출소 후 10년간 선거에 출마할 수 없는 상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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