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인천해사법원 본청사 입지 선정을 앞두고 인천지역 6개 자치구가 각기 다른 지역 여건을 내세우며 유치 경쟁에 나섰다. 법원행정처가 오는 5일 후보지 현장 실사를 예고하면서 입지 조건을 둘러싼 자치구 간 움직임도 구체화하고 있다.
인천시 등에 따르면 인천해사법원은 2028년 3월 제물포구 옛 중구의회 청사에서 임시 개원한 뒤 2032년 본청사에서 정식으로 문을 열 예정이다. 법원행정처는 지난 6월 인천지역 6개 자치단체가 제출한 후보지 17곳을 검토해 옛 중구의회 청사를 임시청사로 선정했다.
이번 본청사 유치전에는 제물포구와 영종구, 미추홀구, 연수구, 서해구, 검단구가 참여하고 있다. 각 자치구는 항만·공항 접근성, 국제업무기관 집적, 기존 법조 기반, 개발 가능 부지 등 서로 다른 강점을 내세우고 있다.
지역별로 내세운 유치 논리 달라
제물포구는 임시청사 선정에 이어 본청사까지 유치하겠다는 입장이다. 원도심 균형발전과 인천항 연계성을 강조하며 인천항 내항 1·8부두 재개발 사업지를 본청사 후보지로 공식 건의한 것으로 파악됐다.
영종구는 인천국제공항을 통한 국제 접근성을 유치 논리로 제시하고 있다. 전 세계 해사 사건 당사자와 국제 해운 관계자들이 이용하는 전문 법원인 만큼 공항과 가까운 입지가 강점이라는 설명이다. 영종구는 오는 15일까지 주민 서명운동을 진행한 뒤 서명부를 법원행정처에 전달할 예정이다.
미추홀구는 인천지방법원을 중심으로 형성된 법조타운과 향후 인천고등법원 개원 계획을 연계해 해사법원 유치 필요성을 제기하고 있다. 연수구는 유엔국제상거래법위원회(UNCITRAL) 아시아·태평양지역센터와 해양경찰청 등 해사·국제 업무 관련 기관이 모여 있다는 점을 내세운다.
서해구는 접근성과 입지 경쟁력, 부지 확보 방안, 행정 지원 계획 등을 유치 근거로 제시할 계획이다. 구재용 서해구청장과 이용우 국회의원은 오는 2일 관련 내용을 발표하는 기자회견을 열 예정이다. 검단구도 본청사 유치전에 합류했으며, 향후 조성될 법원·검찰 북부지원과의 연계성을 강점으로 제시하고 있다.
법원행정처, 부지 조성·교통·배치 조건 살핀다
법원행정처가 제시한 본청사 입지 조건은 부지 조성이 완료됐거나 2029년까지 완료될 예정인 곳, 토지이용계획상 공공청사 건립이 가능한 곳, 교통망을 갖추고 남향 배치가 가능한 곳 등으로 알려졌다.
인천시 관계자는 오는 5일 실사에서 전체 후보지 가운데 해사법원 건립 조건에 부합하는 부지를 중심으로 현장 확인이 이뤄질 예정이라고 설명했다. 법원행정처는 실사 이후 연말께 본청사 최종 후보지를 선정할 것으로 전망된다.
본청사 유치 경쟁이 본격화하면서 지역별 발전 효과뿐 아니라 국제 전문법원의 기능을 뒷받침할 수 있는 입지 여건을 객관적으로 따져야 한다는 과제도 제기된다. 법조계 한 관계자는 해사법원 이용자의 국제공항·항만·광역교통망 접근성, 법률서비스 기반, 청사 건립 여건 등을 종합적으로 검토해야 한다고 말했다. 임시청사 선정 결과가 본청사 입지 결정에 영향을 미치지 않도록 별도의 평가 기준을 적용할 필요가 있다는 의견도 덧붙였다.
국제 해사·상사 분쟁 전문 사법기관…중부권 관할
해사국제상사법원은 해상 운송과 선박 충돌, 해상보험 등 해사 분쟁과 국제상거래 분쟁을 전문적으로 다루는 사법기관이다. 지난 2월 관련 설치 법안이 국회를 통과하면서 인천과 부산에 각각 법원이 들어서게 됐다.
인천해사법원은 서울·경기·강원·충청 등 중부권을 관할하고, 부산해사법원은 영남·호남·제주 등을 맡는다. 국내 해사 사건은 연간 500~700여 건으로 추산되며, 해외로 유출되는 소송 비용은 약 5,000억 원 규모로 추정된다.
인천해사법원이 설치되면 국내 선사의 64.2%, 국제물류업체의 약 80%가 집중된 수도권 수요를 바탕으로 중국 등 인접국과의 해양·국제상사 분쟁에 전문적인 사법 서비스를 제공할 것으로 기대된다. 인천시 관계자는 인천해사법원이 법관 9명을 포함해 직원 등 총 45명이 근무하는 규모로 알고 있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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