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 실버존, 지정 확대 넘어 위험구간 맞춤형 시설 보강해야

종합브리핑 | 이효영  기자 |입력

인천연구원, 최근 10년 고령자 보행사고 3,903건 분석…사고 55.1% 3개 구 집중 단속카메라 없는 구간 84.9%…전통시장·대형병원 주변 4곳 신규 지정 제안 사고 위험 모니터링부터 시설·예산 통합관리까지 정책 전환 촉구

인천연구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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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천시의 노인보호구역인 실버존이 빠르게 늘었지만, 지정만으로는 고령자 보행사고를 줄이는 데 한계가 있어 위험구간에 필요한 안전시설을 함께 설치하는 방식으로 정책을 전환해야 한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인천연구원은 사고가 집중되는 장소와 시간대, 사고 유형을 반영해 실버존 지정과 시설 보강, 관리·평가를 통합해야 한다고 제안했다.

실버존 늘었지만 안전시설은 부족

인천연구원은 2026년 기획연구과제로 수행한 ‘초고령사회 보행 안전을 위한 인천시 실버존 진단 및 개선 방안’ 결과보고서를 발표했다.

보고서에 따르면 인천시 실버존은 2019년 75개소에서 2025년 284개소, 345개 구간으로 확대됐다. 그러나 단속카메라가 설치되지 않은 구간은 84.9%, 무단횡단 방지 펜스가 없는 구간은 80.3%로 조사돼 지정 확대에 비해 실질적인 안전시설은 충분하지 않은 것으로 나타났다. 고령자 왕래가 많은 전통시장 45곳 가운데 15곳도 실버존 지정 사각지대로 남아 있다.

2024년 인천시 보행사고 사망자 39명 중 31명이 고령자였다는 점도 고령자 보행 안전 대책의 필요성을 보여준다.

사고는 특정 지역·횡단 상황·야간에 집중

연구진은 2015~2024년 인천시 고령자 보행사고 3,903건을 분석했다. 사고의 55.1%가 미추홀구·부평구·남동구에 집중됐으며, 횡단 중 사고는 고령자 사망자의 62.7%를 차지했다. 야간 사망률은 주간의 약 2배로 나타나 사고 위험이 특정 공간과 상황, 시간대에 집중되는 양상을 보였다.

실버존 지정 전후 각각 3년간 124개 구간의 사고 변화를 분석한 결과, 지정 자체가 사고를 유의하게 줄였다는 통계적 효과는 확인되지 않았다.

연구는 이를 실버존 지정이 효과가 없다는 의미로 해석하기보다, 지정 이후 실효성 있는 교통안전시설을 설치하고 관리하는 것이 중요하다는 점을 보여주는 결과라고 설명했다. 무인 교통단속장비와 무단횡단 방지 펜스 등 안전시설의 효과는 국내 실증 사례에서 일관되게 확인됐다고 덧붙였다.

전통시장·대형병원 주변 4개 구간 신규 제안

고령자 보행사고 발생 지역과 기존 실버존 구간을 중첩 분석한 결과, 전통시장과 대형병원 인근 4개 구간이 신규 지정 후보로 제시됐다.

전통시장 주변은 부평종합시장 인근 대정로와 계산전통시장 인근 계산천동로다. 대형병원 주변은 인천성모병원 인근 경인로 동소정사거리와 인천보훈병원 인근 인주대로 용현사거리다. 연구진은 각 구간의 사고 특성에 맞춰 필요한 안전시설을 설치하는 방안도 함께 제안했다.

지정·시설·예산을 구간 단위로 통합 관리

인천연구원은 실버존 정책을 지정 중심에서 위험구간별 시설 중심으로 전환하기 위한 세 가지 방향을 제시했다. 우선 전통시장과 대형병원을 실버존 지정 후보로 관리하고 사고 위험을 상시 모니터링해야 한다고 제안했다.

신규 실버존을 지정할 때는 사고 유형과 특성에 맞는 시설을 함께 설치하고, 시설별 표준 매칭 기준을 이미 지정된 구간의 안전시설 보강에도 활용해야 한다고 밝혔다. 또한 지정과 규제, 시설 설치, 예산을 구간 단위로 일괄 협의하고, 실무협의체와 통합관리시스템을 연계해 하나의 체계로 운영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이태헌 인천연구원 연구위원은 “실버존의 성과는 지정 자체가 아니라 지정 이후의 시설·관리·평가에서 좌우된다”며 “이번 연구가 ‘위험한 곳에 필요한 시설 중심’으로의 패러다임 전환에 출발점이 되기를 기대한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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