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서울 금천구가 구세를 성실히 납부한 구민과 기업을 예우하기 위한 ‘유공납세자’ 선정 기준을 파격적으로 완화한다. 대기업이나 자산가 위주가 아닌, 지역 경제의 뿌리인 중소기업과 성실한 소시민들에게도 혜택이 돌아가게 하겠다는 취지다.
금천구의회 행정재경위원회는 5일 열린 제259회 임시회 제1차 회의에서 기획경제국 소관 ‘서울특별시 금천구 유공납세자 지원 조례 일부개정조례안’을 원안 가결했다.
이번 개정안의 핵심은 유공납세자 선정을 위한 납부액 기준 하향이다. 기존 조례상 유공납세자가 되려면 법인은 연간 3,000만 원, 개인은 1,000만 원 이상의 구세를 납부해야 했다. 하지만 이번 개정으로 법인은 500만 원, 개인은 200만 원 이상만 납부해도 유공납세자 후보군에 오를 수 있게 됐다.
오재중 세무관리과장은 “기존의 높은 기준을 적용했을 때 대상 법인은 5곳, 개인은 1명에 불과했다”며 “기준을 완화하면 대상자가 법인 38개, 개인 16명 수준으로 확대되어 보다 실질적인 격려가 가능해진다”고 설명했다.
김재영 기획경제국장 역시 “G밸리(서울디지털산업단지) 특성상 중소기업이 밀집해 있어 고액 재산세를 내는 곳이 많지 않다”며 “구세 기여도가 높은 분들에게 고마움을 표할 요건을 찾다 보니 기준을 낮추게 된 것”이라고 덧붙였다.
심의 과정에서는 제도 실효성과 상징성에 대한 열띤 토론이 벌어졌다. 정순기 의원은 “실제 유공납세자가 되어보니 혜택이 서울시내 공영주차장 주차비 면제 정도인데, 관내에서는 해당도 안 되고 쓸 일이 거의 없다”며 “홍보는 요란하지만 받는 입장에서는 실속이 없는 경우가 많으니 금천구만의 실질적 혜택을 고민하라”고 쓴소리를 던졌다.
조례의 품격이 낮아질 수 있다는 우려도 나왔다. 고성미 위원장은 “납부액 기준을 서울시 전체 최저 수준으로 대폭 낮추면 유공납세자라는 명칭의 상징성과 차별성이 약해질 수 있다”고 지적했다. 이에 대해 구청 측은 “단순히 돈을 많이 낸 사람이 아니라 8년간 체납 없이 성실히 납부한 ‘모범납세자’ 중에서 유공자를 선정하는 것이기에 취지가 훼손되지 않는다”고 강조했다.
이번 조례안 통과로 금천구는 2026년부터 완화된 기준을 적용해 유공납세자를 선정할 계획이다. 유공납세자로 선정되면 1년간 공영주차장 요금 면제, 3년간 세무조사 유예, 시금고 은행 금리 우대 등의 혜택을 받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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