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입 수시 원서접수 ‘먹통’…소수 민간업체 의존한 시스템 구조 도마

종합브리핑 | 이효영  기자 |입력

마감 10분 전 유웨이 서버 장애…대교협, 접수 마감 1시간 연장 피해 수험생 약 1,200명 추정…16일까지 구제 신청 대교협·유웨이 공식 사과…교육부 “원인·대응체계 전반 살피겠다”

사과하는 이기정 한국대학교육협의회 회장
사과하는 이기정 한국대학교육협의회 회장

2027학년도 대학 수시모집 원서접수 마감 직전 발생한 전산 장애를 계기로 대학입시 원서접수 시스템의 운영 구조가 도마에 올랐다.

한국대학교육협의회(대교협)와 원서접수 대행업체 유웨이어플라이는 14일 기자회견과 입장문을 통해 전산 장애에 대해 수험생과 학부모에게 공식 사과했다.

사고는 지난 11일 오후 5시50분께 발생했다. 오후 6시 원서접수 마감을 불과 10분 앞둔 시점에 유웨이어플라이 서버에 오류가 발생하면서 일부 수험생이 원서 제출과 결제를 정상적으로 마치지 못했다.

대교협은 피해를 줄이기 위해 당시 오후 6시 마감 예정이던 대학의 접수 시간을 오후 7시까지 1시간 연장했다. 다만 오후 6시 이후 마감 예정이었던 대학은 연장 대상에서 제외됐다.

교육부는 전산 장애로 피해를 입은 수험생을 대상으로 오는 16일까지 구제 신청을 받기로 했다. 피해 규모는 약 1,200명으로 추정되며, 14일 낮 12시 기준 302명이 구제를 신청한 것으로 집계됐다.

대교협은 접수된 신청과 시스템 로그를 확인해 피해 여부를 개별적으로 판단하고 있다. 특정 학과나 전형에 피해가 집중된 상황은 아닌 것으로 파악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번 장애는 시스템 업데이트 이후 발생한 서버 불안정 상태에서 접속자가 급증하면서 발생한 것으로 유웨이 측은 설명했다. 보안 관련 업데이트 이후 데이터베이스 연결 서버가 불안정해진 상황에서 전년 같은 기간보다 30% 이상 증가한 트래픽이 몰렸다는 것이다. 유웨이 측은 해킹 등 외부 요인에 따른 장애 가능성은 없다고 밝혔다.

문제는 사고 전날에도 접속 장애가 발생했다는 점이다.

대교협에 따르면 10일 오후 11시40분께 유웨이어플라이에서 장애가 발생했고, 대교협은 유웨이에 긴급 조치와 원활한 마감이 이뤄지도록 요청했다. 유웨이 측도 복구 조치를 진행했지만 다음 날 같은 원인으로 장애가 재발했고, 보완할 시간이 충분하지 않았다고 설명했다.

접수 마감시간을 연장하고 피해 수험생을 구제하는 과정에서도 형평성 문제가 제기됐다. 기존 마감시간 전에 접수를 마친 수험생과 시스템 장애 이후 연장된 시간에 원서를 제출한 수험생 사이의 조건이 달라질 수 있기 때문이다.

이기정 대교협 회장은 “어떤 수험생도 부당한 불이익을 받지 않도록 하겠다”며 “객관적인 사실관계와 확인 가능한 자료를 바탕으로 대학들과 협의해 합리적이고 공정한 구제절차를 마련하겠다”고 밝혔다.

성윤석 유웨이어플라이 대표도 “이번 사태를 매우 엄중히 받아들이고 있다”며 원인 규명과 비상 대응체계 개선을 약속했다.

이번 사태는 대학입시 원서접수 시스템 자체의 운영 방식에도 문제를 제기했다.

현재 대입 원서접수는 유웨이어플라이와 진학어플라이 등 민간 대행업체가 대학과 개별 계약을 맺고 운영하는 구조다. 유웨이어플라이와 계약한 4년제 대학은 102곳, 진학어플라이와 계약한 대학은 96곳이며 두 업체와 중복 계약한 대학도 8곳에 이른다.

교육부는 원서접수 시스템이 대학과 민간 대행업체 간 계약으로 운영되는 만큼 정부가 직접 관리·감독하기 어려운 구조라고 설명했다.

교육부는 이번 장애를 계기로 원서접수 시스템의 전산 오류 원인과 장애 대응체계를 전반적으로 살펴보겠다는 입장이다. 다만 정부나 공공기관이 직접 원서접수 시스템을 구축하는 방안에 대해서는 현재로서는 결정할 단계가 아니라며 신중한 태도를 보였다.

대교협 역시 원서접수 시스템 운영과 장애 대응체계를 점검하고 제도적·구조적 개선이 필요할 경우 교육부와 협의해 개선 방안을 마련하겠다고 밝혔다.

원서접수 대행업체를 둘러싼 관리 문제도 이미 제기된 바 있다. 공정거래위원회는 지난해 5월 유웨이어플라이와 진학어플라이가 대학과의 원서접수 대행 계약을 유지·확보하는 과정에서 물품 등을 제공한 행위에 대해 시정명령을 내렸다.

이번 장애까지 발생하면서 대학입시 원서접수 시스템의 안정성과 관리·감독 체계를 다시 점검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특히 수시모집에 이어 정시모집에서도 동일한 시스템을 이용하는 만큼 단순한 일회성 장애로 끝낼 것이 아니라 원서접수 시스템의 안정성 검증, 장애 발생 시 대응 기준, 피해 수험생 구제 절차와 책임 소재까지 함께 손질해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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