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시각장애인의 문자 생활을 가능하게 한 한글점자 ‘훈맹정음’이 반포 100주년을 맞아 인천에서 그 역사적 의미를 되새겼다. 인천시는 강화 출신 송암 박두성 선생의 업적을 기리는 기념행사를 열고, 관련 기록의 정확성을 높이는 한편 유산 조사와 보존·활용 사업을 이어가기로 했다.
인천광역시는 3일 인천문화예술회관 소공연장에서 ‘훈맹정음 반포 100주년 기념식’이 열렸다고 밝혔다. 인천시각장애인연합회가 주최하고 송암점자도서관이 주관한 행사에는 시각장애인과 시민 등 약 500명이 참석했다.
점자 변천사부터 체험까지…시민과 100년 의미 공유
‘100년의 약속, 미래를 여는 여섯 개의 점’을 주제로 열린 기념식은 인공지능을 활용한 특별 오프닝으로 시작했다. 이어 한글점자 변천사 낭독과 점자문화 발전 유공자 표창, 반포 100주년 선포문 낭독이 진행됐으며 인천시립합창단 축하공연과 기념우표 증정도 마련됐다.
행사장에는 점자 편지 쓰기와 특수도서 전시 공간이 운영됐다. 참석자들은 점자를 직접 써보고 시각장애인을 위한 도서를 살펴보며 점자가 교육과 정보 접근, 의사소통에 활용되는 문자라는 점을 체험했다.
훈맹정음은 강화 출신 박두성 선생이 시각장애인의 교육과 문맹 퇴치를 위해 창안한 6점식 한글점자로, 1926년 11월 4일 반포됐다. 한글을 읽고 쓸 수 있는 문자 체계를 마련해 시각장애인의 학습과 정보 접근 기반을 넓혔다는 평가를 받는다.
박두성 기념 표지석 정비…생가·거주지 사실관계도 확인
인천시는 올해 100주년을 계기로 박두성 선생의 생애와 한글점자의 가치를 알리는 사업을 진행해 왔다. 시립박물관 소식지 ‘박물관 풍경’에는 ‘손끝으로 읽는 빛’을 주제로 기획특집을 실었고, 역사 답사 프로그램 ‘타박타박 인천’에서는 ‘송암 박두성의 발자취를 따라서’ 코스를 운영했다.
관련 기록의 정확성을 높이기 위한 정비도 추진 중이다. 인천시는 율목어린이공원에 설치된 박두성 선생 기념 표지석의 출생연도를 기존 1898년에서 1888년으로 바로잡았다. 강화군 교동면의 생가 터와 선생이 거주했던 자택 위치 등도 사실관계를 확인하고 있다.
시는 2027년 박두성 선생 관련 자료를 수집·정리한 자료집을 구축하고 학술회의를 여는 방안을 추진한다. 관련 유산을 활용한 도보탐방 프로그램도 마련해 시민들이 한글점자의 역사와 선생의 발자취를 현장에서 접할 수 있도록 할 계획이다.
박찬대 인천시장은 “훈맹정음 반포는 앞을 보지 못하는 이들에게 우리 글을 열어준 소중한 역사로, 반포 100주년을 맞은 오늘은 그 역사와 가치를 되새기고 문화적 의미를 함께 나누는 뜻깊은 자리”라며 “앞으로도 송암 선생의 업적을 기리고, 시민과 함께 한글점자의 가치와 유산을 이어갈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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