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한국군이 북한보다 군사적으로 열세라는 인식에서 벗어나 독자적인 정보 판단과 작전 지휘 능력을 강화해야 한다는 주장이 국회 국정감사에서 제기됐다. 전시작전통제권(전작권) 전환이 주한미군 철수나 한미동맹 약화를 의미하는 것은 아닌 만큼, 한국군의 실제 전력과 작전 수행 능력을 토대로 전작권 전환을 추진해야 한다는 취지다.
송영길 의원은 지난 19일 국회 국방위원회 국정감사에서 김규하 육군참모총장을 상대로 한국군의 정보자산 확보 수준과 남북 재래식 군사력 격차, 북한군의 전쟁 수행 능력 등을 질의했다.
송 의원은 핵무기를 제외한 재래식 전력에서도 한국군이 북한군보다 열세라는 인식에 의문을 제기했다. 병력과 전차 등 무기 수량만으로 군사력을 비교하기보다 실제 전쟁을 지속할 수 있는 연료와 탄약, 정비·보급 체계, 대규모 기동훈련 능력 등을 함께 평가해야 한다는 주장이다.
그는 유엔 안전보장이사회의 대북제재에 따른 북한의 연간 정제유 공급 한도가 50만 배럴인 반면 한국의 하루 석유 소비량은 약 260만 배럴이라는 점을 비교하며 북한군의 장기간 기동작전 수행 능력을 따져 물었다. 연료 부족이 기갑부대 등을 동원한 대규모 훈련과 작전 지속 능력에 제약을 줄 수 있다는 것이다.
김 총장은 재래식 전력에서는 한국군이 전반적으로 우세하다고 평가했다. 북한군이 한국군과 같은 규모의 연습·훈련체계를 갖추지는 못했으며, 통상적으로 파악되는 훈련 규모도 연대급 수준이라는 취지로 설명했다.
송 의원은 한국의 경제력과 국방비가 북한을 앞서고 있음에도 전작권 전환 논의에서 한국군의 역량이 부족하다는 인식이 반복되고 있다고 지적했다. 전력의 양적 규모뿐 아니라 실제 작전 수행과 지속 능력을 종합적으로 평가해야 한다는 점을 강조했다.
독자적인 정보 판단 능력도 핵심 쟁점
한국군이 독자적으로 정보를 수집하고 분석해 군사적 판단을 내릴 수 있는 역량도 주요 의제로 다뤄졌다.
송 의원은 미국의 통킹만 사건과 이라크 침공, 이란 공격 과정에서 제기된 정보 판단 문제를 거론하며 미국의 정보에 일방적으로 의존해서는 안 된다고 주장했다. 국가의 안보와 직결되는 전쟁 개시 여부와 적의 군사적 움직임을 한국군 스스로 판단할 수 있어야 한다는 것이다.
그는 군 정찰위성과 공중조기경보통제기, 고고도 무인기 등 한국군이 확보하고 있는 정보자산을 언급하며 독자적인 정보 수집·분석 역량을 발전시켜야 한다고 강조했다. 한미동맹을 유지하더라도 양국의 국가이익이 언제나 일치하는 것은 아닌 만큼, 한국군 자체의 판단 능력이 필요하다는 논리다.
김 총장은 한국군의 정보전력을 지속적으로 확충하고 있다며, 한미 연합방위체계에서 각국의 부족한 능력을 상호 보완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답했다.
2022년 12월 북한 무인기 5대의 영공 침범 사건도 거론됐다. 송 의원은 당시 탐지와 정보 전파, 대응 과정에서 드러난 문제를 지적하며 유사한 침투에 대한 대응 능력을 물었다.
김 총장은 당시보다 방공레이더의 탐지·분석 능력과 주요 지역의 대드론 통합체계가 강화됐으며, 레이저 무기체계 등 새로운 대응 수단도 갖추고 있다고 설명했다.
전작권 전환 이후에도 한미연합방위 유지
전작권 전환이 한미동맹 약화나 주한미군 철수로 이어질 수 있다는 우려에 대해서도 질의가 이어졌다.
송 의원은 전작권 전환은 연합군 지휘체계에서 한국군의 역할을 확대하는 문제이지, 한미동맹을 해체하거나 주한미군 철수를 의미하는 것은 아니라고 강조했다. 전환 이후에도 양국의 정보 공유와 군사협력, 연합방위체계가 유지된다는 점을 분명히 해야 한다는 것이다.
김 총장은 2018년 10월 31일 한미 국방당국이 마련한 연합방위 관련 지침을 언급하며 전작권 전환 이후에도 연합방위체제를 유지하기 위한 장치가 마련돼 있다고 설명했다. 전작권 전환은 장기간 추진해 온 과제라며, 전환이 주한미군 철수나 한미연합사 해체로 이어질 것이라는 우려를 해소할 필요가 있다는 입장도 밝혔다.
이번 질의는 전작권 전환을 둘러싼 논의를 한미동맹의 존속 여부에만 한정하지 않고, 한국군의 독자적인 정보 판단 능력과 재래식 전력, 작전 지속 능력을 함께 평가해야 한다는 문제를 제기했다. 전환의 실질적인 조건과 시기를 판단하려면 독자적인 작전 수행 역량과 한미 간 연합방위 능력을 구체적으로 검증하는 과정이 중요하다는 점도 과제로 남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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