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 교통정책, ‘철도망 확충’ 넘어 ‘이동정보 정밀화’로…신호·버스·주차 한눈에

종합브리핑 | 김은정  기자 |입력

실시간 신호정보 제공 교차로 835곳에서 1,635곳으로 확대…전국 지자체 최다 규모 버스 위치정보 수집 주기 3초로 단축…정류장 안내기 연말까지 209대 추가 설치 공영·민영 주차정보 통합 추진…GTX-B·도시철도망 확충과 생활교통 개선 병행

인천광역시청 전경
인천광역시청 전경

인천시의 교통정책이 철도와 도로 등 대규모 인프라 확충과 함께 시민의 일상적인 이동 과정에서 발생하는 불편을 줄이는 방향으로 넓어지고 있다. 교차로 신호정보와 버스 위치, 주차장 정보를 디지털 방식으로 제공해 이동 과정의 불확실성을 낮추고 교통서비스의 접근성을 높이겠다는 구상이다.

인천시는 오는 11월 실시간 교통신호정보 제공 교차로를 1,635곳으로 확대하고, 초정밀 버스 위치정보와 정류장 안내시설, 공영·민영 주차정보 연계를 단계적으로 강화한다고 밝혔다. GTX-B와 도시철도망 구축 등 중장기 교통 인프라 사업도 병행한다.

이번 정책의 특징은 새로운 교통시설을 건설하는 데 그치지 않고 기존 교통체계에서 생성되는 정보를 시민이 실제로 활용할 수 있도록 연결하는 데 있다. 신호 대기부터 버스 탑승, 목적지 주차까지 이동의 각 단계에서 정보 제공 범위를 넓히는 방식이다.

교차로 10곳 중 4곳에서 실시간 신호 확인…안전 효과는 추가 검증

인천시는 오는 11월 주요 도로 교차로 800곳의 신호정보를 추가 개방할 예정이다. 기존 835곳에서 1,635곳으로 확대되면 인천지역 전체 신호교차로 4,069곳 가운데 정보 제공 비율은 20.5%에서 40.2%로 높아진다. 시는 전국 지방자치단체 가운데 가장 많은 교차로에 실시간 신호정보를 제공하는 규모라고 설명했다.

운전자는 티맵·카카오내비·네이버지도와 현대·기아 차량 내비게이션 등을 통해 전방 신호등의 현재 색상과 남은 시간을 확인할 수 있다. 우회전할 때 마주하는 횡단보도의 보행신호 정보도 제공돼 운전자가 신호 상황을 미리 파악하는 데 도움이 될 것으로 시는 기대하고 있다.

다만 정보 제공 교차로 확대가 곧바로 교통사고 감소를 의미하는 것은 아니다. 실제 안전 효과는 운전행태 변화와 사고 발생 추이 등을 함께 살펴 판단해야 한다.

한국도로교통공단이 지난해 11월 강릉시 6개 교차로에서 수집한 약 175만건의 차량 주행자료를 분석한 결과, 실시간 신호정보를 제공받은 차량은 미제공 차량보다 과속·급감속·신호위반 발생 비율이 낮았다. 과속 비율은 20.40%로 미제공 차량의 29.85%보다 9.45%포인트 낮았고, 급감속은 58.48%에서 44.98%로, 신호위반은 10.23%에서 4.54%로 각각 낮게 나타났다.

이 결과는 신호정보가 운전자의 판단을 돕는 수단이 될 가능성을 보여주지만, 강릉시 일부 교차로의 분석 결과를 인천 전역에 그대로 적용하기는 어렵다. 자료에서 일부 위험운전 지표는 증가 양상도 확인된 만큼, 서비스 확대 이후에도 지속적인 효과 검증이 필요하다.

인천연구원은 올해 6월부터 11월까지 ‘실시간 교통신호 정보개방의 안정성 영향 및 발전방안 연구’를 진행하고 있다. 인천시는 인천경찰청과 함께 신호제어기 고도화를 추진하는 한편, 오는 12월까지 시험운영과 정보 정확도 검증을 거쳐 서비스 안정성을 확보할 계획이다. 연구 결과는 2026년 말에서 2027년 초 사이 보고서로 발간될 예정이다.

버스 도착시간 넘어 실제 위치까지…정류장 안내시설도 확충

버스정보 서비스는 도착 예정시간을 알려주는 수준에서 실제 차량의 이동 위치를 지도에서 확인하는 방식으로 발전하고 있다.

인천시는 지난해 실시간 버스 위치정보 수집 주기를 기존 60초에서 3초로 단축하고, 카카오맵과 연계한 초정밀 버스 위치정보 서비스를 추진했다. 2025년 9월 30일 서비스를 시작했으며, 현재 인천지역 모든 노선의 차량을 대상으로 정보를 제공하고 있다.

현재 고정밀 위성항법장치(GPS)가 도입된 버스는 2,671대다. 시는 10월 말까지 75대를 추가 도입해 위치정보의 정확도를 높일 예정이다.

정류장에 설치되는 버스정보안내기도 늘어난다. 2026년 7월 기준 인천지역 버스정류장 6,423곳 가운데 4,175곳에 안내기가 설치돼 설치율은 약 65%다. 시는 노후 안내기 30대 교체를 완료했으며, 올해 말까지 정보 제공 시설이 부족한 정류장을 중심으로 209대를 추가 설치할 계획이다.

중장기 확충계획도 마련했다. 2027년부터 2030년까지 안내기 200대를 신규 설치하고 400대를 교체할 예정이다. 정류장 신설·이전에 따른 시설 재배치와 음성안내, 정보 표시 기능 개선도 함께 추진한다.

위치정보의 정밀도와 안내시설의 접근성은 서로 다른 과제다. 스마트폰으로 차량 위치를 확인할 수 있더라도 스마트폰 이용이 어렵거나 정류장에서 정보를 확인하려는 시민에게는 현장 안내시설이 필요하다. 인천시의 계획은 디지털 정보의 정확성을 높이는 동시에 정류장에서도 정보를 쉽게 확인할 수 있도록 접점을 늘리는 데 초점이 맞춰져 있다.

주차정보 703개 시설 제공…실시간 빈자리 확인은 일부만 가능

목적지에 도착한 뒤 주차장을 찾아 주변을 배회하는 불편을 줄이기 위한 정보 통합도 진행 중이다.

인천시는 올해 1월부터 인천교통정보센터 누리집에서 공영주차장의 위치와 주차면 수, 운영시간, 이용요금 등을 통합 제공하고 있다. 지난 8월에는 민간 주차정보 사업자와 협력체계를 마련해 민영주차장 정보까지 연계하는 사업에 착수했다.

2026년 9월 말 기준 누리집에서 확인할 수 있는 주차시설 정보는 총 703곳이다. 이 가운데 실시간 주차 가능 정보가 제공되는 시설은 28곳이다.

따라서 현재 서비스만으로 인천 전역의 주차장 빈자리를 실시간으로 확인할 수 있는 것은 아니다. 시설별 운영정보를 통합하는 단계에서 나아가 실제 주차 가능 여부까지 확인할 수 있는 시설을 얼마나 확대하느냐가 향후 서비스의 활용도를 좌우할 것으로 보인다.

시는 수집한 주차정보를 공공데이터로 개방하고 관계기관의 주차정보 시스템과 연계하는 방안도 추진하고 있다. 2027년 6월 공공데이터 개방, 같은 해 12월 국가 주차정보 연계를 목표로 단계적으로 서비스 범위를 넓힐 계획이다.

주차정보 통합은 주차면 자체를 늘리는 사업과는 구별된다. 기존 시설의 위치와 운영정보를 쉽게 확인하고, 실시간 정보가 제공되는 시설에서는 주차 가능 여부까지 파악하도록 해 주차장을 찾는 데 드는 시간과 불편을 줄이는 것이 핵심이다.

GTX-B·도시철도망 확충과 생활교통 디지털화 병행

인천시는 이 같은 생활밀착형 교통서비스 개선과 함께 광역·도시철도망 확충도 추진하고 있다.

GTX-B 본선 건설과 추가 정거장 신설을 추진하고 있으며, 인천 순환3호선·용현서창선·송도트램 등 7개 노선이 반영된 제2차 인천 도시철도망 구축계획의 후속 절차도 진행하고 있다. 대장홍대선 청라 연장과 GTX-D·E 노선의 국가철도망구축계획 반영도 추진 과제다.

철도망 확충이 도시와 수도권을 연결하는 이동 기반을 넓히는 사업이라면, 신호·버스·주차정보 개선은 시민이 매일 이용하는 교통체계의 효율성을 높이는 정책이다. 두 정책은 성격은 다르지만 이동시간과 이용 편의를 개선한다는 점에서 맞물려 있다.

다만 서비스 확대의 성과는 설치 대수나 정보 제공 지점 수만으로 판단하기 어렵다. 정보의 정확성, 실제 이용률, 교통안전 개선 효과, 주차정보의 실시간 연계 범위 등을 지속적으로 확인해야 한다. 정보가 제공되더라도 현장에서 정확하게 작동하지 않거나 시민이 쉽게 접근하지 못한다면 체감 효과는 제한될 수 있기 때문이다.

박성순 인천시 교통정책국장은 도로와 철도 확충뿐 아니라 시민이 매일 이용하는 교통서비스를 안전하고 편리하게 만드는 일도 중요하다며, 실시간 교통정보의 정확성과 접근성을 높이고 시민이 체감할 수 있는 서비스 개선을 지속적으로 추진하겠다고 밝혔다.

인천시 교통정책의 과제는 광역교통망 확대와 디지털 서비스 개선을 각각 추진하는 데 그치지 않고, 실제 이동 과정에서 두 정책이 얼마나 유기적으로 작동하도록 하느냐에 있다. 신호정보의 안전성 검증, 버스 위치정보의 정확도 향상, 실시간 주차정보의 확대가 계획대로 이뤄질 경우 시민의 일상적인 이동 편의도 단계적으로 개선될 수 있을 것으로 전망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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