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시, 남동유수지 83만㎡ 습지보호지역 지정 추진…저어새 번식지 보호

종합브리핑 | 이효영  기자 |입력

승기천 하류 수역·수변부·저어새 번식섬 포함…내륙 첫 습지보호지역 추진 올해 저어새 450쌍 번식 시도…황새·흰꼬리수리 등 희귀 조류도 서식 남동구 “홍수 방재 기능 우려”…인천시 “기존 방재시설 유지할 계획”

저어새
저어새

인천시가 남동유수지 일대에 대한 습지보호지역 지정을 추진한다. 멸종위기 야생생물인 저어새의 핵심 번식지를 보호하면서 승기천 하구의 생태적 가치를 보전하기 위한 조치다.

인천시는 8일 승기천 하류 유수지의 수역과 수변부, 저어새 번식섬 일원 등 약 83만5000㎡를 습지보호지역으로 지정하기 위한 관계기관 협의를 진행하고 있다고 밝혔다.

대상 지역에는 남동유수지 내 인공섬인 이른바 ‘저어새 섬’이 포함된다. 이곳은 매년 저어새가 찾아와 번식하는 곳으로, 올해 7월에는 약 450쌍이 번식을 시도한 것으로 확인됐다.

저어새는 긴 주걱 모양의 검은 부리를 가진 국제적인 희귀 조류로, 멸종위기 야생생물 Ⅰ급이자 천연기념물 제205호로 지정돼 있다. 겨울에는 대만과 홍콩 등지에서 월동한 뒤 매년 3월께 인천으로 돌아와 8월까지 번식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인천시는 저어새가 인천의 대표적인 생태자원이라는 점도 지정 추진 배경으로 들었다. 저어새는 2021년 인천시 깃대종으로 선정됐다.

승기천 하구 일대에는 저어새뿐 아니라 황새와 흰꼬리수리, 큰기러기 등 희귀 조류도 서식하고 있다. 승기천은 미추홀구와 연수구를 거쳐 서해로 흐르며, 남동유수지는 송도갯벌과도 연결돼 있다.

국립생태원 검토에서도 승기천 하구는 저어새의 핵심 번식지로서 보전 가치가 인정돼 습지보호지역 지정 요건을 갖춘 것으로 판단됐다.

인천환경운동연합은 시의 지정 추진에 환영 입장을 밝혔다. 시는 시민단체와 환경 관련 포럼 등을 통한 논의 과정에서 저어새 보전과 습지보호지역 지정에 대한 공감대가 형성됐으며, 지난해부터 지정 절차를 추진해 왔다고 설명했다.

다만 남동구는 남동유수지가 홍수 발생 때 방재 기능을 수행하는 시설이라는 점을 들어 우려를 제기했다.

남동구는 습지보호지역 지정으로 재난 대응에 어려움이 발생할 수 있다며 사전 용역 등을 거쳐야 한다는 의견을 인천시에 전달한 상태다.

인천시는 습지보호지역으로 지정되더라도 현재의 방재시설과 기본적인 기능은 유지할 계획이라는 입장이다.

시 환경안전과 관계자는 “습지보호지역으로 지정되더라도 기본적인 방재시설과 현재 상태를 유지할 계획”이라며 “최근 남동구의 의견을 받은 만큼 내부 협의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현재 지정 절차는 남동구와 연수구 등 관계기관 협의 단계다. 인천시는 관계기관 협의 이후 기후에너지환경부 등 정부 기관과의 협의를 거쳐 지정 추진 여부를 결정할 예정이다.

지정 추진이 결정되면 주민설명회나 공청회 등 후속 절차가 진행된다. 이에 따라 실제 습지보호지역 지정까지는 관계기관 협의와 주민 의견수렴 과정이 남아 있다.

한편 인천환경운동연합은 오는 17일 인천을 떠나 따뜻한 남쪽으로 이동하는 저어새를 배웅하는 ‘2026 저어새 환송잔치’를 개최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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