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 정신의료기관서 6개월간 환자 4명 사망…인권위, 병원장 중수청 고발

종합브리핑 | 이효영  기자 |입력

인권위 직권조사서 장기간 잠금 격리·무면허 격리·강박 등 확인 의료진 없는 시간대 심정지·호흡정지 환자 잇따라 발생…주의·보호의무 소홀 판단 미추홀구보건소에 영업정지 등 행정처분 권고…복지부에는 격리·강박 관행 개선 요구

원병원 정신건강의학과
원병원 정신건강의학과

미추홀구의 한 정신의료기관에서 올해 상반기 입원환자 4명이 심정지나 호흡정지 상태로 발견된 뒤 숨진 사실이 국가인권위원회 직권조사에서 확인됐다. 환자를 수개월간 외부 잠금장치가 설치된 병실에 격리하거나 의료진이 없는 야간에 간호조무사와 보호사가 환자를 격리·강박한 정황도 드러났다.

국가인권위원회는 6일 인천 미추홀구 원병원에 대한 직권조사 결과를 발표하고 병원장을 업무상 과실치사, 감금, 무면허 의료행위 지시, 기록보존 의무 위반 등의 혐의로 중대범죄수사청에 고발했다고 밝혔다. 격리·강박 절차를 위반한 간호조무사와 보호사도 함께 고발했다.

인권위는 지난 7월 2일 부실한 식사 제공과 편지 발송 제한 등에 관한 진정을 조사하기 위해 원병원을 불시에 방문했다. 이 과정에서 보호실이 아닌 병실에서 환자를 강박하거나 일부 병실에 외부 잠금장치를 설치한 정황을 확인하면서 직권조사로 전환했다.

조사에서 가장 무거운 문제로 확인된 것은 환자 사망과 응급상황에 대한 대응이었다.

원병원에서는 올해 1월부터 6월까지 입원환자 4명이 심정지 또는 호흡정지 상태로 발견됐고, 모두 당일 또는 사흘 이내에 사망했다.

치매 환자 A씨는 지난 1월 의료진이 병동에 없는 새벽 시간대 심정지 상태로 발견됐으며 외상성 경막하출혈로 숨졌다. 지적장애 환자 B씨는 다른 환자의 음식을 빼앗아 먹는다는 이유로 장기간 잠금장치가 설치된 병실에서 생활하다 지난 2월 심정지 상태로 발견됐고, 이송 과정에서 질식해 사망했다.

조현병 환자 C씨 역시 지난 3월 의료진이 없는 야간에 심정지 상태로 발견된 뒤 위장관 출혈로 숨졌다. 알코올의존증후군 환자 D씨는 지난 6월 컵라면을 먹던 중 호흡곤란 증세를 보여 병원으로 이송됐지만 다발성 장기부전으로 사망했다.

인권위는 응급상황 당시 병동에 의료진이 없었고 환자에 대한 적절한 관찰이 이뤄지지 않은 점 등을 근거로 병원장이 환자에 대한 주의·보호의무를 다하지 않았다고 판단했다.

장기간 격리와 잠금장치 사용도 조사 대상이 됐다.

자폐성 장애가 있는 한 환자는 다른 환자의 커피를 가져간다는 이유로 약 200일 동안 외부에서 잠글 수 있는 병실에 격리됐다. 이 기간 병실 내 임시변기를 사용했고 다른 환자나 의료진과의 교류 및 치료 프로그램 참여에도 제한을 받은 것으로 조사됐다. 해당 격리와 관련한 의사의 지시서나 격리·강박 사유를 뒷받침하는 기록도 확인되지 않았다.

또 다른 지적장애 환자는 325일 동안 외부 잠금장치가 설치된 1인실과 격리·강박실을 오가며 생활한 것으로 조사됐다. 이 환자는 이후 질식으로 사망했다.

인권위는 야간에 의료진이 없는 상태에서 간호조무사와 보호사가 환자에 대한 격리·강박을 시행한 사실도 확인했다. 의료인의 지시와 적법한 절차 없이 이뤄진 행위는 무면허 의료행위에 해당할 수 있다고 판단했다.

입원 절차에서도 문제점이 발견됐다. 의사소통이 어려운 환자 6명이 자의입원 또는 동의입원으로 처리됐고, 이 가운데 5명은 조사 과정에서 본인이 입원에 동의한 적이 없다고 진술한 것으로 나타났다.

인권위는 이밖에 환자의 통신 자유 제한, 격리·강박 과정에서의 환자 동원, 병상 간 이격거리 기준 미충족, 위생·안전관리 소홀 등의 문제도 확인했다고 밝혔다.

원병원은 2026년 7월 22일 기준 143병상, 31개 병실을 운영하고 있었으며 이 가운데 폐쇄병상은 114개, 개방병상은 29개였다. 당시 입원환자는 111명이었다.

인권위는 미추홀구보건소장에게 원병원에 대한 영업정지 등 필요한 행정처분을 권고하고, 보건복지부 장관에게는 정신의료기관에서 이뤄지는 부당한 격리·강박 관행을 개선하기 위한 조치를 권고했다.

이번 사건은 단순한 시설 운영상의 문제를 넘어 환자의 안전과 격리·강박의 적법성, 정신의료기관의 야간 의료인력 운영과 감독체계가 함께 조사 대상에 오른 사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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