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유지라 단속 못한다”는 부평구 설명…식품위생 행정권한까지 배제되나

종합브리핑 | 김은정  기자 |입력

공식 행사장 인근 사유지서 별도 먹거리장터 운영…가격·위생 문제 제기 축제 전 상인단체·축제위와 ‘합리적 가격·위생·안전’ 협약 영업신고·실제 영업장소·행정기관 점검 여부 등 놓고 설명 필요

부평풍물대축제 기간 중 운영된 사유지 노점
부평풍물대축제 기간 중 운영된 사유지 노점

제30회 부평풍물대축제 기간 행사구역 인근 사유지에서 운영된 먹거리장터를 둘러싼 논란이 행정기관의 관리 범위 문제로 번지고 있다.

현장에서는 음식 조리와 판매가 이뤄졌고 가격과 위생, 안전관리 등에 대한 문제 제기가 나왔다. 이 과정에서 부평구가 해당 장소가 사유지라는 이유로 단속 권한이 없다는 취지로 설명한 것으로 전해지면서, 행사장 관리 권한과 식품위생 행정권한의 범위를 둘러싼 논란으로 이어졌다.

쟁점은 먹거리장터가 사유지에 설치됐다는 사실 자체가 아니다. 해당 장소에서 어떤 형태의 영업이 이뤄졌는지, 영업신고가 필요한 업종이었다면 신고가 이뤄졌는지, 신고된 영업장소와 실제 판매 장소가 일치했는지, 현장 시설과 위생관리 상태가 관련 기준을 충족했는지가 핵심이다.

식품위생 행정과 행사장 관리 권한은 구분해야

식품위생법 제22조는 식품의약품안전처장과 시·도지사, 시장·군수·구청장이 식품으로 인한 위해를 방지하고 위생관리와 영업질서를 유지하기 위해 필요한 경우 영업소 등에 출입해 식품이나 영업시설을 검사하고 필요한 식품을 수거하거나 관련 장부·서류를 열람할 수 있도록 규정하고 있다.

이에 따라 음식 판매가 이뤄진 장소가 사유지라는 사실만으로 식품위생 관련 행정의 적용 대상에서 제외된다고 단정하기는 어렵다.

다만 식품위생법상 조사·점검 권한과 축제 행사구역을 관리하는 권한은 별개의 문제다. 축제 담당부서가 행사장 밖 사유지를 직접 관리할 권한이 있었는지와 식품위생 담당부서가 해당 영업소에 대해 법에 따른 조사·점검을 할 수 있었는지는 구분해서 봐야 한다.

따라서 부평구가 당시 ‘단속 권한이 없다’고 설명했다면, 그 설명이 행사장 관리 권한의 한계를 의미한 것인지 식품위생법에 따른 조사·점검 권한까지 없다는 의미였는지가 쟁점으로 남는다.

부평풍물대축제 기간 중 운영된 사유지 노점
부평풍물대축제 기간 중 운영된 사유지 노점

먹거리장터 영업신고·영업장소부터 확인해야

현장에서 음식을 조리해 판매했다면 해당 영업이 식품위생법상 어떤 업종에 해당하는지도 중요하다.

식품위생법 시행령은 휴게음식점영업과 일반음식점영업 등을 관할 시장·군수·구청장에게 신고해야 하는 영업으로 규정하고 있다.

이번 먹거리장터의 경우 영업자별 신고 여부와 함께 신고된 영업장소가 실제 판매 장소와 일치했는지, 신고된 업종과 현장 영업 형태가 같았는지, 신고된 영업기간과 축제기간이 어떻게 겹치는지 등이 주요 쟁점이다.

현재 공개된 자료만으로 해당 장터를 ‘무신고 영업’이라고 단정할 근거는 없다. 반대로 영업신고가 이뤄졌다는 이유만으로 현장 운영이 모두 적법했다고 볼 수도 없다. 신고 내용과 실제 영업 형태, 시설 운영 상태는 각각 별도로 판단할 사안이기 때문이다.

식품접객업에는 시설기준도 적용된다. 따라서 임시로 설치된 조리시설이나 판매시설이 어떤 형태였는지, 해당 시설이 신고된 영업 형태와 부합했는지도 행정관리의 범위를 판단하는 요소가 된다.

부평풍물대축제 행사장 인근 푸트트럭 화재
부평풍물대축제 행사장 인근 푸트트럭 화재

가격·위생·화재 안전도 각각 따져봐야

먹거리장터에서는 음식 가격과 위생관리 문제도 제기됐다.

가격의 경우 단순히 ‘비싸다’는 평가만으로 법 위반 여부가 결정되는 것은 아니다. 실제 판매가격과 게시된 가격이 달랐는지, 가격이 소비자에게 적절하게 고지됐는지 등에 따라 소비자 관련 문제의 성격이 달라질 수 있다.

위생관리 역시 현장 조리·판매가 이뤄졌다는 사실만으로 위법을 단정할 수 없다. 식재료의 보관과 조리환경, 조리기구와 용기의 관리 상태 등 실제 영업 과정에서 어떤 관리가 이뤄졌는지가 판단의 근거가 된다.

축제기간 행사장 주변에서 운영된 닭꼬치 푸드트럭에서는 화재도 발생한 것으로 알려졌다. 화재 발생 자체가 영업자의 위법이나 관리상 과실을 의미하는 것은 아니다.

다만 축제기간 다수의 방문객이 몰리는 장소에서 조리·판매시설이 운영됐던 만큼 가스와 전기설비, 조리기구, 소화시설 등의 안전관리 체계가 어떻게 운영됐는지는 식품위생 문제와 별도로 다뤄질 사안이다.

상인연합회·축제 관계자 실제 관여 범위도 확인 대상

먹거리장터 주변에는 부평구 상인연합회 명의의 현수막이 게시된 것으로 파악됐다.

현수막 게시만으로 상인연합회가 장터 운영 주체였다고 단정할 수는 없다. 다만 상인연합회가 영업자 모집이나 선정, 자리 배정, 장소 사용계약 등 장터 운영 과정에 어느 정도 관여했는지는 협약의 실제 이행 여부와 연결되는 부분이다.

특히 장소 사용료나 수수료가 있었는지, 영업자들이 어떤 경로로 참여했는지, 장터 운영을 맡은 별도의 주체가 있었는지에 따라 운영 구조가 달라질 수 있다.

부평구 상인연합회와 부평구소상공인연합회, 부평풍물대축제위원회는 축제에 앞서 지역상권 활성화를 위한 업무협약을 체결했다. 협약에는 지역 상인들의 참여와 함께 합리적인 가격, 위생·안전관리 등을 통해 지역상권과 축제가 상생할 수 있는 환경을 조성한다는 취지가 담겼다.

따라서 상인단체나 축제 관계자가 실제 장터 운영에 참여했다면, 협약에 담긴 기준이 별도 먹거리장터 운영 과정에서도 적용됐는지가 자연스럽게 연결된다.

부평풍물대축제 활성화를 위한 업무협약에 김환연 부평구의회의장, 남성훈 부평구의원 등이 참석한 모습
부평풍물대축제 활성화를 위한 업무협약에 김환연 부평구의회의장, 남성훈 부평구의원 등이 참석한 모습

협약에 참여한 구의회도 사후 관리 실태 확인할 필요

업무협약에는 김환연 부평구의회 의장과 남성훈 부평구의원이 참석한 것으로 알려졌다.

다만 협약식 참석만으로 두 의원이나 부평구의회가 먹거리장터 운영에 관여했다고 볼 근거는 현재 제시된 자료에서 확인되지 않는다. 특정 의원에게 장터 운영이나 위법행위에 대한 책임을 연결하는 것도 현재 확인된 사실의 범위를 넘어선다.

다만 지방의회는 행정사무감사와 업무보고 등을 통해 집행부가 체결한 협약의 이행 과정과 축제 운영 실태를 들여다볼 수 있다. 이번 사안에서도 협약 체결 이후 실제 운영 과정에서 각 기관과 단체가 어떤 역할을 맡았는지, 민원이 발생했을 때 부평구가 어떻게 대응했는지는 행정 차원의 쟁점이 될 수 있다.

부평구가 확인해야 할 것은 ‘사유지’ 그 이후다

이번 논란에서 부평구의 설명이 필요한 부분은 해당 장소가 사유지였다는 사실에 그치지 않는다.

먹거리장터에서 실제로 영업한 업체들의 영업신고 여부와 신고된 장소·기간, 현장 조리·판매시설의 운영 형태, 축제기간 식품위생 관련 점검 여부, 민원 접수 이후 부평구의 현장 대응 등이 구체적으로 드러나야 행정기관의 관리 범위를 판단할 수 있다.

특히 부평구가 당시 ‘사유지라 단속할 수 없다’는 취지로 설명했다면 어떤 업무와 권한을 기준으로 한 설명이었는지가 중요하다. 행사 담당부서가 행사장 밖 사유지에 직접 개입할 권한이 없었다는 의미와 식품위생 담당부서가 관련 법령에 따른 조사·점검을 할 수 없었다는 의미는 같지 않기 때문이다.

이번 사안은 축제장 안에서 발생한 문제와 행사장 인근 사유지에서 별도로 이뤄진 영업행위를 구분해 볼 필요가 있다. 동시에 사유지라는 이유만으로 식품위생 관련 행정권한까지 일률적으로 배제되는 것은 아니라는 점도 함께 살펴봐야 한다.

결국 현재 단계에서 특정 영업자나 단체의 위법을 단정하기보다는 먹거리장터의 운영 주체와 영업신고 관계, 실제 영업장소와 시설 상태, 상인단체와 축제 관계자의 관여 범위, 부평구의 점검 및 민원 대응 과정이 사실관계의 중심에 놓인다.

제30회 부평풍물대축제를 둘러싼 이번 논란은 ‘사유지냐 아니냐’에서 끝날 문제가 아니다. 축제와 지역상권의 상생을 위해 마련한 협약이 실제 현장에서 어떻게 작동했는지, 그리고 그 과정에서 행정기관의 법적 권한과 관리 책임이 어디까지 행사됐는지가 향후 논란의 핵심이 될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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