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응급의료기금의 주요 재원인 교통법규 위반 과태료·범칙금 연계 정부출연금의 법적 유효기간이 2027년 말 종료될 예정인 가운데, 현행 출연비율을 유지하면 2027년부터 기금 부족액이 1,000억원을 넘어설 것이라는 전망이 나왔다.
특히 출연비율을 20%에서 30%, 50%로 높이는 방안도 중장기적인 재정 부족을 막기에는 한계가 있는 것으로 분석되면서 일반회계 전입 확대 등 재원 다변화가 필요하다는 지적이 국회에서 제기됐다.
더불어민주당 허종식 의원이 보건복지부에서 제출받은 자료에 따르면 2027년 응급의료기금 세입은 3,522억원으로 전망됐다. 이 가운데 도로교통법상 과태료·범칙금과 연계된 정부출연금은 2,871억원으로 전체 세입의 81.5%를 차지한다.
현행 「응급의료에 관한 법률」은 정부가 도로교통법에 따른 일부 과태료와 범칙금 예상수입액의 20%를 응급의료기금 정부출연금으로 세출예산에 계상하도록 규정하고 있다. 해당 규정의 유효기간은 2027년 12월 31일까지다.
문제는 이 출연금에 대한 의존도가 높은 상황에서 관련 규정이 연장되거나 상시화되지 않을 경우 기금 재정에 영향을 줄 수 있다는 점이다.
허 의원이 제출받은 자료에 따르면 보건복지부는 2024년 이후 해당 규정의 일몰 연장·폐지 또는 재원 상시화와 관련해 기획재정부, 경찰청, 소방청, 국토교통부, 법제처 등 관계 부처와 별도 협의를 진행하지 않은 것으로 파악됐다.
장기적으로는 교통법규 위반 과태료·범칙금 자체가 감소할 가능성도 제기됐다.
한국교통연구원 등의 분석에서는 자율주행차 보급률이 2040년 40%까지 확대될 경우 교통사고와 법규 위반 감소 등의 영향으로 과태료 등 예상수입이 기준연도보다 약 783억원 감소할 것으로 추정됐다.
반면 응급의료 분야의 재정 수요는 증가할 것으로 전망됐다.
자료에 따르면 응급의료체계 운영지원 규모는 2026년 4,682억원에서 2030년 5,370억원으로 증가해 연평균 3.5% 늘어날 것으로 예상됐다. 중증·응급 심뇌혈관질환 대응체계 지원은 연평균 27.3%, 중앙응급의료센터 운영지원은 연평균 25.0% 증가할 것으로 제시됐다.
세입 감소 가능성과 지출 증가 전망이 동시에 나타나면서 기금의 재정 구조에 대한 대응 필요성이 커지고 있다.
재정 시뮬레이션에서는 현행 20% 출연비율을 유지할 경우 연간 부족액이 2027년 1,095억원에서 2030년 3,296억원, 2035년 6,625억원까지 증가하는 것으로 분석됐다.
출연비율을 높이는 방안도 재정 부족 시점을 늦추는 데 그치는 것으로 나타났다.
출연비율을 30%로 높일 경우 2028년부터 적자로 전환되고, 50%까지 높여도 2032년 270억원의 적자가 발생하는 것으로 분석됐다.
이에 따라 과태료·범칙금 연계 출연금의 비율을 높이는 것과 함께 일반회계 전입 확대, 복권기금·건강보험 연계 등 다른 재원을 확보하는 방안을 함께 검토해야 한다는 주장이 나왔다.
허종식 의원은 2027년 이전 과태료·범칙금 연계 출연 제도의 상시화 방안을 마련하는 동시에 일반회계 확충과 국가 책임형 응급의료 재정대책을 마련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재정 부족 상황에서도 중증외상과 소아응급, 119 이송 등 생명과 직접 연결되는 분야를 우선 보호하는 원칙도 필요하다고 제안했다.
허 의원은 “응급의료는 시장 원리에 맡겨둘 수 없는 대표적인 공공재로, 재원 마련 역시 국가가 책임지는 것이 마땅하다”며 “출연비율 인상만으로는 수년 뒤 다시 적자로 전환되는 만큼, 정부는 일몰 연장 논의에 그치지 말고 일반회계 확충과 국가책임형 응급의료 재정대책을 즉시 마련해야 한다”고 말했다.
한편 응급의료기금은 「응급의료에 관한 법률」에 근거해 설치·운영되며, 현행 법률은 도로교통법 위반 과태료 및 범칙금 수입 일부를 2027년까지 기금에 지원하도록 규정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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