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보공단 직원들, 가족·지인 개인정보 62차례 무단 조회…외부 반출도

종합브리핑 | 이지현  기자 |입력

징계사유설명서서 업무와 무관한 개인정보 조회·유출 사례 잇따라 확인 주민번호·보수월액부터 건강검진 관련 민감정보까지 접근 허종식 의원 “정보 접근권한 개인의 것처럼 사용해선 안 돼”

허종식 국회의원
허종식 국회의원

국민건강보험공단과 건강보험심사평가원 직원들이 업무와 무관하게 가족과 지인의 개인정보를 반복 조회하거나 개인정보가 담긴 파일을 외부로 반출한 사례가 잇따라 확인됐다.

허종식 의원이 두 기관에서 제출받은 징계사유설명서에 따르면, 건보공단에서는 직원들이 가족과 전 여자친구, 지인 등의 개인정보를 업무 목적과 관계없이 조회한 사례가 확인됐다.

건보공단 5급 직원 A씨는 2020년 12월부터 2023년 11월까지 가족과 전 여자친구, 아파트 매매계약 상대방 등의 개인정보를 62차례 조회했다. A씨는 호기심으로 조회했다고 진술했으며, 공단은 2024년 5월 정직 3개월 처분을 내렸다.

4급 과장 B씨는 2023년 12월부터 2025년 6월까지 공단 직원들의 성명과 주민등록번호, 보수월액 등을 업무와 무관하게 조회했다. 배우자의 취업 준비를 위해 정보를 확인하고 여동생의 요청으로 여동생 동료의 개인정보를 열람해 전달한 사실도 확인됐다. B씨는 지난해 11월 해임됐다.

또 다른 4급 과장 C씨는 가족과 친인척 6명의 개인정보를 16차례 조회해 견책 처분을 받았다. 5급 직원 D씨는 특정인의 개인정보를 수십 차례 조회하면서 변경된 주소까지 확인해 정직 3개월 처분을 받았다.

개인정보가 담긴 파일을 업무시스템 밖으로 옮긴 사례도 있었다.

건보공단 3급 팀장 E씨는 건강검진 미수검자 독려 업무 과정에서 개인정보와 민감정보가 포함된 파일을 접근권한이 없는 직원의 PC에 내려받아 복호화한 뒤 개인 이메일로 전송하도록 했다. 이후 자택에서 해당 자료를 업무에 사용했다. 공단은 파일의 정확성을 확인하지 않은 책임 등을 물어 올해 5월 감봉 2개월 처분을 내렸다.

5급 대리 F씨는 등기우편료를 줄이기 위해 발송 대상자 명단을 우체국 이메일로 보내면서 주민등록번호 76건, 외국인등록번호 5건, 휴대전화번호 150건, 일반전화번호 20건이 포함된 파일을 함께 전송했다. 개인정보 검출 경고도 제대로 확인하지 않은 것으로 조사돼 지난해 10월 견책 처분을 받았다.

건강보험심사평가원에서도 개인정보 유출 사건이 확인됐다.

직원 G씨가 동료의 개인정보를 유출해 대부업체에서 돈을 빌렸다는 신고가 지난해 4월 심평원 청렴신고센터에 접수됐다. G씨는 이후 무단결근했고 경찰 수사 과정에서 사기 혐의로 구속송치됐다. 심평원은 같은 해 5월 직위해제했다.

이번 사례는 개인정보 접근권한이 부여된 직원의 조회 행위 자체뿐 아니라, 조회가 업무 목적에 따른 것인지 확인하는 내부통제가 중요하다는 점을 보여준다. 개인정보가 내부 시스템에서 외부로 이동하는 과정에서도 별도의 관리가 필요하다.

허종식 의원은 “국민의 건강·진료정보를 비롯해 민감성이 높은 개인정보를 다루는 기관에서 호기심이나 사적인 부탁, 개인 편의를 위해 정보를 들여다보고 외부로 반출하는 일이 반복되고 있다”며 “공적 업무를 위해 부여된 정보 접근권한을 개인의 것처럼 사용해서는 안 된다”고 지적했다.

이어 “개인정보 접근·조회·반출 권한 관리와 내부통제 체계를 전면 점검해야 한다”며 “업무 목적을 벗어난 정보 이용을 철저히 차단해 국민이 맡긴 정보를 보호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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