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송도구 신설’ 시의회서 제동…여야보다 선명했던 ‘송도 vs 원도심’ 시각차

의정브리핑 | 이지현  기자 |입력

송도구 신설 특위 구성안 의회운영위서 보류…30분간 찬반 공방 “행안위에서 다룰 수 있어” vs “분구 타당성부터 검토해야” 원도심 의원들 “인천이 갈래갈래 찢어지는 느낌”…송도 의원들은 특위 필요성 강조

조민경 인천시의원
조민경 인천시의원

인천 송도국제도시를 별도 자치구로 분리하는 방안을 논의할 인천시의회 특별위원회 구성이 첫 관문에서 멈췄다. 특위의 필요성과 분구 기준을 놓고 의원들의 의견이 엇갈렸는데, 이날 논쟁에서는 여야보다 지역구에 따른 시각차가 두드러졌다.

인천시의회 의회운영위원회는 지난 11일 제313회 임시회 전체회의에서 조민경 의원(더불어민주당·연수구4)이 대표 발의한 ‘송도구 신설 특별위원회 구성 결의안’ 심사를 보류했다.

결의안은 위원장을 포함해 7명 이내로 특위를 구성하고 1년간 송도구 신설의 타당성을 검토하는 내용이다. 송도 지역 기초자료 조사와 주민 의견 수렴, 인천시·행정안전부·국회 등 관계기관 협의와 건의 활동 등을 진행하도록 했다.

조 의원은 송도의 인구 증가와 행정수요 확대에 맞춰 현재의 행정체계가 적절한지부터 따져볼 필요가 있다는 입장이다. 특위가 분구를 결정하는 기구가 아니라 실제 분구가 타당한지, 필요한 행정절차와 재정 문제, 원도심 주민들의 의견 등을 종합적으로 검토하는 역할을 해야 한다는 것이다.

하지만 심사 과정에서는 별도의 특위가 필요한지를 두고부터 의견이 갈렸다.

정보현 의원(더불어민주당·연수구3)은 행정체제 개편을 담당하는 행정안전위원회와 특위의 업무가 중복될 가능성을 지적했다. 행정체제 개편 관련 사안을 상임위원회에서 다룰 수 있는데 별도의 특별위원회를 구성할 필요성이 충분히 설명되지 않았다는 취지다.

임애숙 의원(더불어민주당·남동구2)도 상임위원회 간 사전 협의 필요성을 제기하면서 신중론에 힘을 보탰다.

분구의 인구 기준도 쟁점이었다.

현재 연수구 인구는 약 41만명이고 송도국제도시 인구는 23만명 안팎이다. 송도가 별도 자치구로 분리되면 기존 연수구에는 18만명가량이 남게 된다.

임 의원은 광역시 자치구 분구에서 통상 인구 50만명 수준이 하나의 기준으로 활용되는 만큼 송도 분구의 타당성과 분구 이후 원도심에 미칠 영향을 함께 살펴야 한다는 입장을 밝혔다.

조 의원은 이에 대해 지금 당장 송도구 신설을 확정하자는 것이 아니라 분구가 가능한지부터 검토하자는 것이 특위 구성의 취지라고 반박했다. 인구가 더 늘어난 뒤 논의를 시작하면 실제 행정체제 개편까지 다시 장기간이 소요될 수 있다는 것이다.

원도심 의원들의 우려는 인구 기준에만 그치지 않았다.

강순화 의원(더불어민주당·부평구1)은 최근 검단구와 영종구가 신설된 데 이어 송도까지 분구 논의에 들어가는 것에 신중한 접근이 필요하다는 입장을 나타냈다.

강 의원은 “인천시장 공약이라는 이유로 특위를 만들고 검단구·영종구가 신설됐으니 송도도 해야 한다는 식으로 접근하는 건 신중할 필요가 있다”며 “이런 식으로 지역을 하나씩 떼어 접근하면 인천이 찢어지는 느낌을 줄 수 있다”고 말했다.

반면 송도 지역구 의원들은 특위가 오히려 분구 과정에서 발생할 수 있는 문제를 사전에 검토하는 장치가 될 수 있다고 주장했다.

국민의힘 소속 이강구 의원(연수구5)은 “해당 특위는 송도구 분구를 결정하는 기구가 아니라 충분한 검토를 거쳐 방향을 잡기 위한 기구로 보인다”며 특위 구성 필요성에 힘을 실었다. 다만 분구 이후 기존 연수구 원도심의 균형발전 문제도 함께 논의해야 한다고 제언했다.

이날 회의에서 특히 눈에 띈 대목은 같은 당 안에서도 지역구에 따라 입장이 갈렸다는 점이다.

송도1·3동을 지역구로 둔 조민경 의원은 특위 구성을 추진했지만, 같은 민주당 소속인 정보현·임애숙·강순화 의원은 각각 특위와 상임위의 역할 중복, 인구 기준, 원도심 영향 등을 이유로 신중론을 제기했다. 반면 국민의힘 소속이면서 송도2·5동을 지역구로 둔 이강구 의원은 특위 구성에 긍정적인 입장을 보였다.

송도구 신설 자체가 새로운 논의는 아니다.

정일영 국회의원(더불어민주당·인천 연수을)은 2024년 6월 ‘인천시 송도구 설치 등에 관한 법률안’과 지방자치법 개정안을 대표 발의했다. 송도동을 연수구에서 분리해 별도의 자치구를 설치하는 내용으로, 현재 국회에 계류돼 있다.

박찬대 인천시장도 지난 지방선거에서 송도구 신설을 공약으로 내걸었다. 인천시 역시 송도 분구와 관련한 행정체제 개편 가능성을 검토하고 있다.

다만 분구까지는 넘어야 할 과제가 적지 않다.

행정안전부는 국회 법안 검토 과정에서 연수구가 행정구역 관련 실무 기준에서 제시하는 분구 검토 인구 수준에 미치지 못한다는 점과 송도 분리 이후 원도심에 미칠 영향을 함께 검토해야 한다는 입장을 제시한 바 있다.

또 지난 7월 출범한 검단구와 영종구의 사례에서 나타난 재정·조직·공공시설 운영 문제도 송도 분구를 논의할 때 참고해야 할 대목이다.

송도는 인천경제자유구역이라는 특수성도 갖고 있다. 분구가 현실화될 경우 기존 연수구와 신설 송도구, 인천경제자유구역청 사이의 업무 분담과 재정 관계를 어떻게 정리할지도 별도의 과제가 된다.

이날 의회운영위는 약 30분간 질의와 답변을 이어갔지만 의견이 좁혀지지 않자 정회에 들어갔다. 이후 회의를 속개한 뒤 노태손 위원장이 “충분한 검토와 협의를 거쳐 처리하는 것이 바람직하다”는 취지로 보류를 제안했고, 이견 없이 받아들여졌다.

이번 결정은 부결이 아닌 보류다. 조민경 의원은 다음 회기에서 특위 구성을 다시 추진하겠다는 입장이다.

결국 다음 심사의 핵심은 송도구 신설 찬반 자체보다 특위가 기존 행정안전위원회와 어떤 역할을 나눌 것인지, 그리고 분구 이후 연수구 원도심의 인구·재정·행정서비스 문제를 어떻게 함께 다룰 것인지가 될 전망이다.

송도구 신설을 둘러싼 정치적 논의는 이미 시작됐다. 이제 시의회에는 분구 필요성을 주장하는 것만큼이나 송도와 원도심이 함께 감당할 수 있는 행정·재정 구조를 구체적으로 검증해야 하는 과제가 놓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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