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지방선거에서 정당 간의 담합과 양당 독점 체제로 인해 투표조차 거치지 않고 무혈입성하는 ‘지방의원 무투표 당선’ 제도를 전면 개혁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왔다. 정당이 사실상 당선자를 낙점하는 현행 정당공천제를 재검토하고, 단체장 선거와 지방의원 선거를 분리해 풀뿌리 정치인의 역량을 제대로 검증해야 한다는 지적이다.
인천광역시의회 건설교통위원회 이단비 의원(국민의힘·부평구3)은 최근 열린 ‘제310회 제1차 정례회’ 제2차 본회의 5분 자유발언을 통해 지난 6월 3일 치러진 전국지방선거에서 고착화된 지방의원 무투표 당선 실태를 폭로하며 선거제도의 대대적인 수술을 촉구했다.
이 의원은 이번 지방선거 당시 부평구 기초의원 총 6개 선거구 중 무려 5개 선거구, 그리고 광역의원(시의원) 2개 선거구 등에서 줄투표 없이 무투표 당선자가 대거 쏟아진 참담한 현실을 정면으로 짚었다. 거대 양당이 선거구별로 의석을 나눠 먹기 하듯 후보를 조율하면서, 유권자가 투표소에 가기도 전에 당선자가 결정돼 주권자의 선택권이 원천 박탈당했다는 취지다.
이 의원은 “선거운동 기간 지역 구민들 사이에서 ‘어떻게 제1야당이 후보조차 내지 못할 수가 있느냐’, ‘공천된 후보들의 자질과 도덕성을 주민이 검증할 기회가 아예 없었다’는 매서운 비판과 탄식이 쏟아졌다”고 현장의 목소리를 전했다.
그는 이어 “국민의힘 부평구청장 후보를 냈던 공당의 일원으로서 지역에서 제1야당의 역할을 충분히 해내지 못하고 견제 구도를 만들지 못한 점에 무거운 책임감을 느낀다”고 고개를 숙이면서도, “투표 없이 당선자가 결정되는 선거는 결코 온전한 민주주의라 부를 수 없다. 이는 후보 개인의 문제가 아니라 낡은 제도의 모순에서 비롯된 것”이라고 확언했다.
특히 이 의원은 현행 지방선거가 지방자치단체장(시장·구청장) 선거와 지방의원 선거를 동시에 치르는 일괄 실시 구조라는 점을 치명적인 한계로 지목했다. 유권자의 시선과 관심이 대선 전초전 격인 중앙 정당 간의 거대 대결 구도에만 쏠리다 보니, 정작 지역 살림을 맡을 지방의원 후보 개인의 자질과 정책은 묻히고 검증 체계가 마비되는 악순환이 되풀이되고 있다는 분석이다.
이에 따라 이 의원은 지방의회의 정당성과 대표성을 회복하기 위한 두 가지 파격적인 개혁안을 공식 제안했다. ▶중앙 정치의 하수인으로 전락한 지방의원 정당공천제에 대한 전면적인 재검토 ▶지방의원 선거와 단체장 선거의 시기를 분리해 실시하는 방안 등이다.
이단비 의원은 “견제와 감시를 받지 않는 권력은 필연적으로 오만해질 수밖에 없다”며 “이제는 정당의 수뇌부가 후보를 꽂아 넣는 선거가 아니라, 주민들이 직접 후보들의 면면을 비교하고 꼼꼼히 검증해 심판하는 진정한 지방 자치로 나아가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어 “중앙 정치의 눈치를 보지 않고 지방의회의 독립성을 높이기 위한 제도 개혁 논의에 인천시의회가 가장 먼저 깃발을 들어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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