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천구 ‘침수 방지’ 속도전 무색… 2030년 돼야 반지하 절반 설치

의정브리핑 | 이효영  기자 |입력

치수과 ‘2025년 추진실적 보고’… 7,300여 세대 중 2,350세대 설치 그쳐 의회 “연간 설치 목표 지나치게 낮아… 주민 안전 2040년에나 보장되나” 질타

금천구청 전경
금천구청 전경

서울 금천구가 기습 폭우로부터 주민을 보호하기 위해 추진 중인 ‘침수 방지 시설 설치 사업’이 지지부진한 것으로 나타났다. 현재의 추진 속도로는 2030년에 이르러서야 전체 대상 가구의 절반 정도만 혜택을 볼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오면서 구의회의 거센 질타가 이어졌다.

금천구의회는 지난 9일 열린 제259회 임시회 제1차 복지건설위원회에서 ‘2025년도 침수방지시설 설치 추진실적 및 성과 보고’를 가졌다. 이번 보고는 구민의 생명과 직결된 사업의 진행 상황을 점검하기 위해 조례에 명시된 정례 보고 절차다.

이날 임병선 금천구 치수과장의 보고에 따르면, 금천구 내 물막이판 설치 대상인 반지하 주택은 약 7,300여 세대에 달한다. 그러나 현재까지 설치가 완료된 곳은 2,350세대에 불과하다. 구는 오는 2031년까지 연차별 계획을 수립해 사업을 이어가겠다는 방침이지만, 현장에서는 건물주의 동의를 얻는 데 난항을 겪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의회는 구의 안일한 추진 계획을 정조준했다. 엄샛별 위원장(더불어민주당·나선거구)은 “2030년이 되어서야 겨우 설치율 50%를 달성하겠다는 목표가 과연 타당하냐”며 “이 계획대로라면 우리 주민들이 재난으로부터 완전히 안전해지는 시점은 2040년 이후라는 뜻”이라고 꼬집었다.

단순히 ‘설치 개수’에만 매몰된 성과 지표에 대한 비판도 제기됐다. 엄 위원장은 “의회가 이 사업을 별도로 보고받는 이유는 주민 안전을 실질적으로 확보하고 있는지 판단하기 위함”이라며 “단순 설치 수량뿐만 아니라 실제 풍수해 발생 시 접수된 피해 건수와 시설 설치를 통해 해결된 실질적 사례를 데이터로 제시해야 한다”고 주문했다.

예산 지원의 사각지대 문제도 논의됐다. 김용술 의원(더불어민주당·다선거구)은 “물막이판 설치 시 건물주의 동의가 필수적인데, 소유주가 반대하면 세입자는 위험에 노출될 수밖에 없다”며 적극적인 행정적 중재와 홍보를 당부했다.

구는 이에 대해 “서울시의 건축계획 자료에 맞춰 연차별로 시행하다 보니 시일이 걸리고 있다”며 “시설 유지관리 책임 때문에 동의를 꺼리는 소유주들을 설득하고, 의회의 지적 사항을 반영해 실질적인 피드백이 담긴 성과 보고 체계를 갖추겠다”고 답변했다.

지구온난화로 인한 기습 폭우가 일상이 된 가운데, 가장 취약한 곳에 거주하는 주민들의 안전을 담보하기 위한 금천구의 속도감 있는 대책 마련이 절실해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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