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석규 칼럼] 아이들의 통학로, 서류 속 안전과 현장의 안전은 같은가

오피니언 | 홍석규  기자 |입력

학교 주변 공사 현장에서 생각하는 교육환경의 중요성 교육환경평가의 안전대책, 서류상 기준을 넘어 현장 이행 여부까지 살펴야 학교·학부모·공사 관계자·행정기관의 협력으로 지켜야 할 아이들의 통학 안전

홍석규 부평캐슬앤더샵퍼스트 입주자대표 회장
홍석규 부평캐슬앤더샵퍼스트 입주자대표 회장

아이들이 매일 아침 학교로 향하는 길은 어른들에게는 평범한 일상의 한 장면일 수 있다. 하지만 그 길을 걷는 아이들과 자녀를 학교에 보내는 학부모들에게는 무엇보다 안전해야 할 소중한 공간이다.

학교운영위원장으로 활동하면서 학교의 교육환경과 아이들의 안전에 많은 관심을 갖게 되었다. 특히 학교 주변에서 이루어지는 각종 개발사업과 공사 현장을 바라보며, 우리가 생각하는 안전이 과연 아이들의 눈높이에서도 충분한 안전인지 고민하게 되었다.

이러한 관심은 교육환경평가 학부모 현장 모니터링 활동에 참여하는 계기가 되었다.

교육환경평가는 학교 주변 개발사업이 학생들의 교육환경에 미치는 영향을 사전에 검토하고, 필요한 보호대책을 마련하기 위한 중요한 제도다. 그러나 제도적으로 검토되고 승인된 안전대책이 실제 현장에서도 충분한 안전을 보장하고 있는지는 또 다른 문제일 수 있다.

실제 학교 주변 공사 현장을 살펴보면서 도면이나 서류상으로는 쉽게 지나칠 수 있는 부분도 아이들의 눈높이에서 바라보면 전혀 다른 문제가 될 수 있다는 사실을 느꼈다. 어른들에게는 단순한 차량 진출입로일 수 있지만, 아이들에게는 매일 지나야 하는 통학로이기 때문이다.

서류와 도면에서는 차량과 보행자의 동선이 구분되어 있고, 안전요원 배치와 차량 운행시간 조정 등 여러 대책이 마련되어 있을 수 있다. 하지만 실제 현장에서는 도로의 구조와 차량의 이동 방향, 횡단보도의 위치, 학생들의 이동 특성 등 다양한 요소가 복합적으로 작용한다.

특히 학교 주변 공사 현장을 오가는 대형 차량은 일반 차량과 달리 회전반경이 크고 운전자의 시야에도 제약이 발생할 수 있다. 이러한 차량이 학생들의 통학 동선과 가까운 곳에서 이동한다면 더욱 세심한 검토가 필요하다.

어른들은 주변을 살피고 차량의 움직임을 예측하며 길을 건널 수 있지만, 아이들은 그렇지 못할 수 있다. 친구와 이야기를 나누거나 주변 상황에 순간적으로 주의를 빼앗길 수도 있다. 그렇기에 어린 학생들의 통학환경은 일반적인 보행환경보다 더욱 세심한 안전대책과 예방적 접근이 필요하다고 생각한다.

안전은 단순히 사고가 발생하지 않았다는 사실만으로 증명되는 것이 아니다. 사고가 발생할 수 있는 위험요소를 얼마나 사전에 발견하고 줄여 나가는지가 더욱 중요하다.

공사 현장의 안전대책을 살펴볼 때도 마찬가지다.

등하교 시간대 공사 차량의 운행을 제한하거나 안전요원을 배치하는 것은 필요한 조치다. 그러나 그것만으로 모든 위험이 해소되었다고 판단하기는 어렵다.

학생들의 이동은 정해진 등하교 시간에만 이루어지는 것이 아니다. 방과 후 수업과 돌봄교실, 학원 이동 등 아이들의 생활시간은 다양하다.

따라서 특정 시간대의 차량 운행을 제한하는 대책과 함께 공사 차량의 진출입 동선 자체가 안전하게 계획되어 있는지, 교차로와 횡단보도 주변에서 발생할 수 있는 위험은 없는지 종합적으로 살펴야 한다.

이 과정에서 학교와 학부모의 의견은 매우 중요하다.

학교 주변의 도로와 통학환경을 매일 경험하는 사람들은 실제 현장에서 발생할 수 있는 위험을 누구보다 가까이에서 느낄 수 있기 때문이다.

물론 학교와 학부모의 의견이 언제나 기술적인 검토보다 정확하다고 단정할 수는 없다. 그러나 현장에서 제기되는 우려를 단순한 민원으로 받아들이기보다는 기존 안전대책을 다시 한번 점검하고 보완할 수 있는 중요한 의견으로 바라볼 필요가 있다.

교육환경평가가 제도적인 절차를 충족하는 데 그치지 않고, 실제 현장에서 아이들의 안전을 지키는 역할을 충분히 수행하고 있는지 지속적으로 살펴야 하는 이유다.

학교 주변의 공사는 어느 한 지역만의 문제가 아니다. 도시개발과 재개발이 이루어지는 곳이라면 전국 어디에서든 비슷한 상황이 발생할 수 있다.

그렇기에 공사계획을 수립하는 단계부터 학교와 학부모, 관계기관의 의견을 충분히 듣고, 공사가 진행되는 동안에도 현장의 변화에 맞춰 안전대책을 지속적으로 점검하는 과정이 필요하다.

특히 교육환경평가에서 마련된 안전대책이 실제 현장에서 어떻게 이행되고 있는지 확인하고, 예상하지 못했던 위험요소가 발견된다면 이를 신속하게 보완할 수 있는 체계가 중요하다.

학교운영위원장으로서, 그리고 교육환경평가 학부모 현장 모니터링 활동에 참여한 한 사람으로서 바라는 것은 거창한 것이 아니다.

아이들이 매일 아침 집을 나서 학교에 도착하고, 수업을 마친 뒤 다시 가족의 품으로 안전하게 돌아오는 것. 어쩌면 너무나 당연하게 여겨지는 그 일상이 지켜지는 것이다.

도시개발은 더 나은 미래를 만들기 위한 과정이다. 새로운 건물이 들어서고 도시의 모습이 변화하는 것도 중요하지만, 그 과정에서 아이들의 안전이 충분히 고려되고 있는지 우리는 끊임없이 질문해야 한다.

어른들의 편의를 위해 선택한 작은 결정 하나가 아이들에게는 큰 위험이 될 수도 있다는 사실을 잊지 말아야 한다.

아이들의 안전은 누군가의 노력만으로 완성되지 않는다. 학교와 학부모, 공사 관계자와 행정기관 그리고 지역사회 모두가 함께 관심을 가지고 지켜나가야 할 책임이다.

도시의 미래를 만드는 일도 중요하지만, 그 미래를 살아갈 아이들의 오늘을 안전하게 지키는 일이 먼저다.

글 : 홍석규
- 부평캐슬앤더샵퍼스트 입주자대표 회장
- 산곡북초 학교운영위원장
- 명지대 부동산대학원 도시개발정비전공 석사과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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