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19 백신 피해보상 심의 평균 188일…필수예방접종 전환 앞두고 제도 정비 과제

종합브리핑 | 이효영  기자 |입력

정부 안내 기준보다 68일 더 걸려…심의 횟수 늘었지만 회의당 처리 건수는 감소 최근 3년간 코로나19 백신 5,441만회분 폐기…2025년 폐기량은 238만회분 허종식 “피해보상 심의 인력 확충하고 실수요 반영한 백신 공급체계 마련해야”

허종식 국회의원
허종식 국회의원

코로나19 예방접종이 오는 12일부터 국가 필수예방접종으로 전환되는 가운데 백신 이상반응 피해보상 심의에 평균 188일이 걸리는 것으로 나타났다. 국가가 예방접종을 지속적으로 관리하는 체계로 전환되는 만큼 피해보상 절차의 처리 속도와 백신 물량 관리 체계를 함께 손봐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질병관리청 자료를 분석한 국회 보건복지위원회 소속 허종식 더불어민주당 의원에 따르면 코로나19 특별법에 따른 피해보상 신청은 심의가 완료되기까지 평균 188일이 소요됐다.

질병청이 피해보상 절차를 안내하면서 제시한 ‘보상청구일부터 120일 이내’보다 평균 68일 긴 기간이다. 질병청은 특별법에 따라 인과관계가 명확하게 확립되지 않은 질환이나 기저질환이 있는 사례까지 개별적으로 심의하면서 처리에 시간이 걸리고 있다고 설명하고 있다.

심의위원회 개최 횟수를 늘렸지만 처리 속도가 빨라진 것은 아니다. 특별법 시행 전인 2025년 월평균 1회였던 위원회 개최 횟수는 시행 이후 월 2회로 증가했다. 반면 한 차례 회의에서 심의하는 건수는 오히려 줄었다.

질병청은 개별 피해 사례를 충분히 검토하기 위한 불가피한 측면이 있다는 입장이다. 그러나 코로나19 예방접종이 국가 필수예방접종으로 편입되면서 국가의 예방접종 관리 범위가 확대되는 만큼 피해보상 신청자가 결과를 기다리는 기간을 줄이고 처리 절차의 예측 가능성을 높이는 것이 과제로 제시된다.

질병청은 2026~2027절기 코로나19 예방접종을 10월 12일부터 시작한다. 70세 이상과 면역저하자·감염취약시설 입소자 등을 시작으로 대상별 접종이 진행되며, 65~69세는 10월 15일부터 접종에 들어간다.

이상사례 신고 건수도 지난해 다시 증가했다.

코로나19 예방접종 이상사례 신고는 2023년 2,527건에서 2024년 539건으로 줄었다가 2025년 688건으로 27.6% 증가했다. 다만 이상사례 신고는 예방접종 이후 발생한 사례를 신고한 것이며, 신고 자체가 백신과 해당 증상의 인과관계를 의미하는 것은 아니다.

백신 물량 관리에서는 대규모 폐기 문제가 남아 있다.

2023년부터 2025년까지 폐기된 코로나19 백신은 모두 5,441만회분으로 집계됐다. 대부분 2024년까지 이어진 선구매 계약 물량이었으며, 2025년 폐기량은 238만회분으로 감소했다.

국가 필수예방접종으로 운영되는 인플루엔자 백신에서도 절기별 폐기량의 편차가 확인됐다. 2023~2024절기 3,520도즈였던 국가 인플루엔자 백신 폐기량은 2024~2025절기 9만5,115도즈로 증가했다가 2025~2026절기에는 1만7,164도즈로 줄었다.

질병청은 지역별 접종 대상 인구와 이전 절기의 접종 실적, 백신 사용량 등을 고려해 지방자치단체가 조달 계약량을 결정하고 있다고 설명한다.

코로나19 백신 역시 필수예방접종 체계에 편입되면 과거와 같은 대규모 선구매 중심의 물량 관리보다 실제 접종 수요를 반영한 공급 조정이 중요해질 것으로 보인다. 지역별 접종 실적과 대상 인구, 유행 상황을 토대로 필요한 물량을 산정하고 남는 백신을 다른 지역에서 활용할 수 있는 체계가 마련돼야 한다는 것이다.

허종식 의원은 “코로나19가 국가 필수예방접종이 되는 만큼 이상반응 발생 시 국가가 책임지고 신속하게 보상하는 시스템이 전제돼야 한다”며 “신청부터 심의까지 반년 넘게 188일이 걸리는 상황으로는 국민의 신뢰를 얻기 어렵다”고 지적했다.

이어 “특별법상 심의 처리기한을 법률에 명시하고 전담 심의 인력을 대폭 확충해야 한다”며 “백신 물량 산정 역시 과거 사용량 답습에서 벗어나 유행 상황과 실수요를 정밀하게 반영하고, 지자체 간 잔여 백신을 신속히 재배분하는 공급망을 구축해 예산 낭비와 품절 사태를 동시에 막아야 한다”고 말했다.

한편 질병관리청은 최근 국회 본회의를 통과한 예방접종관리법 제정안을 통해 예방접종 정책의 법적 기반을 별도로 마련했다고 밝혔다. 해당 법에는 예방접종 후 안전관리와 피해보상에 대한 국민의 권리 보호를 강화하는 내용도 포함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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