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령 30년 ‘서해5도 지도선’, 고철 직전인데… 국비 지원은 ‘0원’

종합브리핑 | 차우진  기자 |입력

옹진군 어업지도선 7척 중 3척 노후 심각… 준공 시점 2031년으로 밀려 연간 수리비만 억대 투입 “국가 사무 성격 강한데 지자체만 독박” 반발

옹진군 어업지도선
옹진군 어업지도선

서해5도 접경 해역에서 우리 어민들의 조업 안전을 책임지는 옹진군 어업지도선들이 선령(船齡) 30년에 육박하며 고철 수준으로 노후화된 것으로 드러났다. 잦은 고장과 막대한 수리비 부담에도 불구하고 정부의 국비 지원은 전무해, 접경지 해상 안보에 구멍이 뚫릴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22일 옹진군에 따르면, 현재 군이 운영 중인 어업지도선 7척 가운데 3척이 건조된 지 30년이 다 된 노후 선박이다. 백령도 해역의 인천216호(1995년 건조)와 인천227호(1996년), 연평도 해역의 인천228호(1996년)가 대표적이다. 통상 관공선 교체 주기가 20~25년인 점을 감안하면 이미 한계를 넘어선 상태다.

노후 선박을 유지하기 위한 혈세 낭비도 심각하다. 군은 어업지도선 운영비로 연간 약 20억~27억 원을 지출하고 있으며, 노후 선박 한 척당 매년 최소 1억 원 이상의 정비비가 투입되고 있다. 실제로 인천228호는 올해 초 선체 및 기관 정비에만 1억 1,000만 원이 넘는 비용을 쏟아부었다. 군 관계자는 “노후도가 심해 수리 범위가 넓고 특수 부품 조달도 어려워 일반 선박보다 유지비가 훨씬 많이 발생한다”고 토로했다.

상황이 이렇지만 대체 건조 작업은 하세월이다. 유일하게 교체가 진행 중인 인천216호는 당초 올해 8월 준공 예정이었으나 행정 절차 지연으로 완공 시점이 2031년으로 7년이나 밀렸다. 나머지 227호와 228호는 구체적인 계획조차 세우지 못하고 있다.

근본적인 원인은 재정 부담이다. 어업지도선 한 척을 건조하는 데는 약 100억 원의 막대한 예산이 소요되지만, 정부는 국비 지원 요청을 번번이 거절하고 있다. 옹진군은 서해5도의 특수성과 북한 도발 위협 속에서 수행하는 어업 지도 업무가 국가 사무 성격이 강하다는 점을 강조하고 있으나, 정부는 지자체 고유 사무라는 이유로 지원에 난색을 보이고 있다.

지역사회에서는 “서해 최전방에서 사투를 벌이는 지도선의 안전이 곧 어민의 안전”이라며 “정부가 접경지 특수성을 고려해 건조 비용 일부를 지원하는 등 전향적인 자세를 보여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옹진군은 우선 시·군비를 매칭해 인천216호 건조를 마무리한 뒤, 정부를 상대로 추가적인 국비 지원 설득에 나설 방침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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