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공 산후조리원 우선 이용 기준 논쟁…인천 출산지원 정책에도 과제

종합브리핑 | 김은정  기자 |입력

이 대통령, 다문화가정 우선순위 재검토 주문…시행령 개정 검토 윤상현 의원 “일반 산모의 구체적 불이익부터 확인해야” 인천 2024년 출생아 1만5,242명…지원 확대 속 이용 형평성 주목

윤상현 국회의원
윤상현 국회의원

공공 산후조리원의 이용 우선순위를 둘러싼 논쟁이 제도 개편 논의로 번지고 있다. 다문화가정 산모를 우선 이용 대상에 포함한 현행 기준이 취약계층 지원이라는 취지에 부합하는지, 일반 산모의 이용 기회를 제한할 정도로 작동하는지 등을 놓고 의견이 엇갈린다. 인천에서도 출산 지원정책이 확대되는 가운데 공공 산후조리 서비스의 배분 기준을 어떻게 설계할지 관심이 모인다.

논쟁은 이재명 대통령이 지난 10월 28일 공공 산후조리원 우선 이용 기준을 다룬 온라인 게시물을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 공유하면서 본격화됐다. 이 대통령은 다문화가정에 대한 차별 방지와 지원은 필요하지만, 일반 가정보다 우선 이용하도록 하는 제도가 합리적인지는 따져볼 필요가 있다는 취지의 의견을 밝혔다. 이용 규모가 크지 않더라도 제도의 공정성은 별도로 검토해야 한다는 점도 강조했다.

청와대는 지방정부의 의견을 듣고 우선 이용 대상과 기준을 정한 모자보건법 시행령 개정 가능성을 검토하겠다고 밝혔다. 다문화가정 지원 자체를 없애는 문제가 아니라 공공 산후조리원의 혜택이 필요한 산모에게 합리적으로 돌아가도록 기준을 살피겠다는 설명이다.

우선 이용 비율만으로 일반 산모의 불이익 판단 어려워

서울형 안심 산후조리원 이용 현황을 보면 전체 산모 361명 가운데 다문화가족 산모는 10명으로 약 2.8%다. 해당 제도에서 다문화가정은 국가유공자 등과 함께 우선 이용 2순위에 포함돼 있다.

다만 이용자 중 다문화가정 비율이 낮다는 사실만으로 우선 이용 기준이 일반 산모에게 어느 정도 영향을 미쳤는지 판단하기는 어렵다. 우선순위가 실제 입소 대기와 배정 과정에서 어떻게 적용됐는지, 일반 산모의 대기 기간이나 이용 포기 사례가 얼마나 발생했는지 등을 함께 살펴야 한다. 제도 이용 비율과 기회 제한의 정도는 구분해 분석할 필요가 있다.

정책의 쟁점은 취약계층 보호와 이용 기회의 형평성을 어떤 기준으로 조정할지에 있다. 산모의 소득·건강 상태·돌봄 여건 등 지원 필요도를 반영할지, 현재의 대상별 순위를 유지하거나 조정할지에 따라 제도 설계가 달라질 수 있다.

윤상현 “정책 논의와 함께 실제 불이익 확인해야”

정치권에서는 대통령이 해당 사안을 직접 거듭 언급하는 것이 적절한지를 놓고도 논쟁이 이어졌다. 윤상현 국민의힘 의원(인천 동구미추홀구을)은 지난 1일 입장문을 내고 제도의 형평성을 따지는 것 자체는 가능하지만, 일반 산모가 실제로 이용 기회를 얼마나 잃었는지부터 확인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윤 의원은 대통령이 사흘째 이 문제를 국정의 주요 의제로 부각할 만큼 시급한 사안인지 물으며, 대통령은 갈등을 키우기보다 조정하고 국민을 통합하는 역할을 해야 한다고 밝혔다. 또 외국인 노동자 관련 대통령 발언을 거론하며 특정 집단에 대한 반감이 국정 운영의 동력이 돼서는 안 된다고 비판했다.

출생아 증가한 인천…지원 확대와 서비스 배분 함께 살펴야

이번 논쟁은 인천의 출산·양육 지원정책과도 맞닿아 있다. 인천시가 발표한 2024년 출생아 수는 1만5,242명으로 전년보다 11.6% 늘었다. 17개 시·도 가운데 증가율이 가장 높았으며, 합계출산율도 2023년 0.69명에서 2024년 0.76명으로 상승했다.

인천시는 출산과 양육 부담을 낮추기 위해 ‘아이(i) 플러스 1억드림’을 비롯한 지원 정책을 추진해 왔다. 출산 관련 현금·수당 지원과 주거·교통 등 생활 지원이 확대되는 만큼, 산모가 출산 직후 이용하는 공공 산후조리 서비스의 접근성과 배분 기준도 함께 점검할 필요가 있다.

다만 출생아 수 증가가 특정 출산지원 정책의 효과만으로 나타났다고 단정하기는 어렵다. 인구 이동과 연령별 인구구조, 고용·주거 여건 등 여러 요인이 출생아 수에 영향을 미칠 수 있기 때문이다. 출산 지원정책의 성과를 평가할 때는 지원 규모뿐 아니라 실제 이용률과 수혜 대상, 지역별 서비스 공급 여건을 함께 살펴야 한다.

공공 산후조리원은 민간 시설을 이용하기 어려운 산모에게 중요한 공적 서비스다. 우선 이용 기준을 손질하더라도 취약한 상황에 놓인 산모의 접근성을 떨어뜨리지 않으면서, 일반 산모에게도 예측 가능한 이용 기회를 보장하는 설계가 관건이다. 정부와 지방정부가 실제 이용 자료와 대기·배정 현황을 공개하고 현장의 의견을 반영해 제도를 조정할 수 있을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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